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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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은 무려 30편의 국내외 뮤지컬 작품 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 스스로가 회전문을 도는 뮤덕을 자처하며 누구나 쉽게 뮤지컬의 문턱을 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술하게 된 책입니다.

많이들 그러하셨겠지만 일단 받자마자 서른 편의 뮤지컬 중 직접 봤던 작품을 꼽아 봤습니다. 딱 절반인 15편을 브로드웨이나 라이센스 작품으로 번안된 한국 무대에서 직접 봤었네요.. 나머지 중 10편 정도도 영화화 되거나 영상화 되었기에 이미 경험했던 작품 들입니다.

디어 에반 한센이나 해밀턴처럼 뉴욕에서 직접 볼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 600~1,000달러에 달했던 티켓 가격 땜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했던 작품들도 소개되었습니다.

캣츠, 아이다, 시카고 등 대부분의 소개 작품 들은 해외 작품이고, 소위 대극장 뮤지컬 들이지만 땡큐 베리스트로베리나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국내 창작 소극장 뮤지컬 들도 몇 편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심을 가져왔고 꾸준히 보아 왔던 공연 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보니 쉽고 재미있게 읽히더군요..


책의 구성을 보자면 각 편마다 우선 간단하게 뮤지컬의 전반적인 내용을 (살짝 스포는 있지만)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요 넘버 들의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해 놓았습니다. 이 부분이 특히 좋았던게 관극 당시엔 그냥 이해만 하고 넘어가면서 깊게 살펴보진 않았던 유려한 내용의 가사 들을 다시 한번 복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내용이 와닿는 넘버 가사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마무리로 각 뮤지컬의 모든 넘버 들의 제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제목만 추려내서 유튜브 등에서 듣고 싶은 넘버 들을 골라 들으면 되겠습니다..

서른편이나 되는 뮤지컬 작품 들을 책 한권에 모두 정리해 놓자니 아주 깊은 차원의 인문학적 해석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대신 뮤덕이든 입문자이든간에 쉽게 접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에 정리된 뮤지컬 정도만 모두 챙겨볼 수 있더라도 어디가서 뮤지컬 좀 아는 사람이란 소리를 듣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걸 얻고 느꼈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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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나라 - 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
앤 패디먼 지음, 이한중 옮김 / 반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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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집중해서 읽었던 것이 바로 '리아의 나라'라는 논픽션 기록 문학입니다. 결론적으로 걸작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더군요.


80년 대 실제로 있었던 몽족 난민 소녀 '리아'의 뇌전증 투병기를 그려낸 리아의 일기는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라 몽족과 그들이 이주해 온 미국 사회와의 문화 갈등, 베트남전쟁에 이용당했던 몽족의 슬픈 근대사, 그리고 당시 미국 의료 체계의 불합리성 등을 날카롭게 그려낸 문화인류학적 가치를 지닌 저서입니다.

흔히 묘족으로도 불리우는 몽족은 주로 고산지대에 위치해 살면서 굴하지 않는 기개를 가진 소수 민족입니다. 자신만의 종교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타 종족과 교류를 절대적으로 꺼리기에 당연히 지배 민족과의 마찰을 늘상 있어 왔습니다. 중국에서 밀려난 그들은 라오스 고산 지대에 터전을 잡아 수백년 간 자치를 누리며 살아오던 상황에서 베트남 전쟁을 맞게 됩니다.


30만, 최대 40만으로 추정되는 라오스 몽족 중 미국의 군대로 활용된 숫자는 무려 3만명 이상입니다. 전체 인구의 1/10이 미국 편에 서서 북베트남, 라오스 해방군과 싸웠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에 패전한 미국은 극렬 추종자 수백 명만을 탈출시켜줬을 뿐 나머지 몽족 거의 전체를 공산화된 인도차이나 반도에 방치해 버립니다. 몽족은 극렬한 탄압에 봉착하게 되죠.. 수많은 몽족 부족 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아이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죠.

결국 이들은 태국으로 민족 대부분이 이주를 택하게 되고 난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중 일부는 미국으로의 이주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가져왔던 고유의 민족 문화와 미국의 서구 문화는 극렬한 충돌을 빚게 됩니다.

'석기 시대에서 현대로 건너온 사람들'이란 표현이 당시 미국인들이 몽족을 바라보는 시각 그 자체였습니다.

1982년 부모의 미국 이주 직후 태어나 생후 3개월 차에 과거 흔히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을 심하게 앓게 된 몽족 소녀 리아는 이후 4년 여간 17차례의 입원을 반복하는 등 병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증세는 더욱 심각해져 갑니다. 이 와중에 누구보다 리아를 아꼈던 그녀의 부모는 병원에서 규정한 약물 복용량을 어겼다는 이유로 6개월 간 친권을 박탈 당하기까지 하구요.

애초 리아의 증세를 혼이 잠시 몸을 빠져 나가는 증세로 봤던 몽족 부모와 뇌세포의 특정 부분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발작으로 나타난다고 판단하는 미국 의료진의 마찰은 필연적이었습니다. 부모는 리아의 혼을 되찾기 위해 닭이나 소를 잡아 제물을 바치고자 했다면, 의료진은 약물의 효능만을 강조했습니다.

서로 간의 문화 차이와 결코 다른 사회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각자의 태도는 결국 비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결국 리아는 병원에서 뇌사 진단을 받고 그녀를 그렇게나 괴롭히던 뇌전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언어 소통의 문제만은 아니었고, 이후 이 상황을 회고하는 이들은 문화적 통역사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이구동성 입을 모읍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리아는 책이 발간되는 97년 시점까지 죽지 않고 부모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살아 있었습니다. 비록 정상적인 몸상태는 아니었지만요..



난민이 들어오는 상황이 되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주로 종교라든지 그들의 문화.. 생김새 등의 이유를 들어서죠..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를 여행하면 그 나라 사람들을 미개하다고 무시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게 존재합니다.

우리 역시 얼마전까진 서구 사회로부터 그런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 우리 역시 한때는 난민으로 세계 곳곳으로 이주했어야 했다는 사실을 잊은채 말입니다.

'리아의 나라',,,, 한 권의 책일 뿐이지만 이러한 편견과 선입견을 깨는데 정말 좋은 교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군다나 재밌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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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 - 도서관 소설집 꿈꾸는돌 33
최상희 외 지음 / 돌베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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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는 돌베개 출판사가 7명의 작가 들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도서관이란 나름 익숙한 곳을 소재로 다뤘습니다. 200여 페이지 조금 넘는 책에 참으로 알차게도 예쁜 이야기들을 담아 냈더군요..

이 중 최상희 작가가 쓴 첫번째 이야기의 제목이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소설을 주로 써온 작가 들이지만 일반 소설도 많이 발표했네요. 어쨌든 이렇게 하나의 소재를 배경으로 작가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단편 들을 읽을 수 있다니 멋진 기획인 듯 합니다. 후속작으론 영화관을 소재로 하여 8인의 작가 들의 작품이 곧 출판을 앞두고 있다 합니다..


역시나 7편의 이야기는 각자 개성 있으면서도 재미난 이야기 들을 선보여 줬습니다. 현실적 상황을 풀어간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유령이나 돌아가신 아빠를 도서관에서 만나게 되는 판타지스런 이야기 들도 있었고 인생이란 책을 관리하는 요정 같은 존재를 그려낸 '책내기' 같은 단편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가장 인상적인 단편이더군요.


그렇다고 다른 단편 들이 재미없거나 인상 깊지 않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한편한편 읽어 나가면서 다음 이야기는 또 어떤 재미를 느끼게 해줄지 기대가 되었고 마지막 편을 끝내면서는 아쉬움까지 느꼈을 정도니까요.. 꽤나 즐거웠던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선진국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지역 내 도서관 숫자나 장서 보유의 질이라고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 역시 각 지자체마다 근사한 도서관 하나씩 갖추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이용율은 극히 저조한 편이라고 하네요. 즉, 찾는 이들만 찾아가는 장소가 되버리고 만 것이죠.


분명 우리는 도서관이란 존재를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책은 항상 읽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구요. 그러나 매일매일 바쁜 삶에 치여가면서, 책을 멀리하고 도서관 역시 멀리하게 되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듯 합니다.

책을 덮으면서 불현듯 그간 뜸하게 찾았던 우리 동네 도서관을 한번 더 찾아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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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괜찮은 이야기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황세정 옮김 / 씽크뱅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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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과 같이 이 책은 다양한 일화와 명언을 정리해 인생이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 주는 일종의 자기개발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딱딱하거나 일방적 가르침을 주려는 책이 전혀 아니라 나름의 감동적 일화나 이야기 들을 묶어내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에 실린 하나하나의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도 높았고, 독자의 취향을 잘아는지 재미난 이야기들을 골라 묶어 냈기 때문이죠..


역시나 작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퀴즈왕에 오를 정도로 박학다식함을 자랑하는 분이었네요.. 수십년간 쌓아온 작가의 방대한 상식과 지식이 이 책에 정말 유감 없이 구현되었습니다.

무려 33가지의 일화를 일과 대인관계, 그리고 삶의 방식 등 3가지 테마로 나누어 각각 11편씩을 수록하였는데 일화의 마무리에는 주제와 부합되는 유명인 들이 남긴 명언이나 예술 작품 속의 대사 등을 함께 남겼기에 내용을 확실히 숙지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사실 작가가 일본인이다 보니 상당수의 일화나 첨부된 명언은 주로 일본인 들의 이야기 들입니다.. 일본의 프로야구 선수로부터 영화감독, 코미디언 등의 감동적인 일화 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지만,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위인 들의 일화나 명언도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춰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내용은 한국인 독자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 들의 모음이기 때문입니다.


책 후면에 실린 여러 독자들의 감상은 솔직히 제가 느낀 감상과 거의 다름이 없었습니다.

책 한권을 읽고 자신의 가치관이 쉽게 바뀌거나 인생을 살아가는 신조가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변화의 시작은 사소한 공감으로부터 시작되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 살아왔던 내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그저 잘 버텨내왔던 것만은 아닌지......

이 정도 생각을 하게 할 정도의 책이라면 괜찮은 책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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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주의자 고희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7
김지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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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출판사는 꾸준하게 청소년문학집을 펴내고 있습니다. 이미 90편을 넘어 100편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청소년문학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있다해서 성인 독자들이 배제되는 유아틱한 내용 들은 결코 아닙니다.

이번에 읽게 된 종말주의자 고희망이란 소설 역시 어린 동생의 사고사에 따른 트라우마, 성소수자 문제 등을 정면으로 다룬 책으로서 많은 생각할꺼리를 제공하는 소설입니다.


작가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대를 10대로 규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여야 할 10대지만 생각보다 이 시기를 힘들게 넘기는 이들이 주위에 많습니다..

10세란 어린 나이에 6세의 남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15세 소녀 고희망, 이후 부모님과의 관계도 왠지 모르게 서먹해지고 교우 생활 또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도하나 지수를 제외하곤 폭이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성적은 전교 1등을 달리지만 딱히 부모에게 밝혀 자랑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온라인에 자신의 창작 소설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설의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종말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소설이 매조지될 때마다 모든 등장인물은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녀의 현재 심리가 고스란히 표현되는 것이죠.

가족 중 유일하게 그녀와 친하고 그녀를 이해해 주는 이는 일류대를 나와 일류 직장을 다니는 소위 엄친아, 삼촌 고요한 뿐입니다.. 가족뿐 아니라 주변 모든 이들에게 사랑 받고 인정 받는 삼촌이 자신을 아껴 준다는 사실에서 고희망은 약간이나마 위안을 얻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느 날 삼촌이 남성을 좋아하는 성소수자임을 우연히 알게 됩니다. 이 사실로 인하여 삼촌은 사회생활 등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죠..

그러나 희망이는 그런 삼촌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열심히 응원하기로 결심합니다.


삼촌과 함께 참여한 퀴어 페스티벌에서 이젠 혐오의 종교로 변신한 개신교계의 격렬한 반대를 목격하게 되고 교회에 매달린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와의 관계 또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동성애는 무조건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할머니.. 그리고 그 할머니가 여태껏 자랑스러워 했던 아들...

과연 이들의 꼬인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동생을 잃었다는 트라우마에 사로 잡혀 서로에게 무심했던 희망이 가족은 화해를 이뤄 낼 수 있을런지요...


종말이 있을 것이라 믿는 세상에선 오히려 희망도 강해지는 법입니다. 먼저 간 동생 소망이를 빨리 보기 위해서라도 종말이 있기를 바라는 희망이지만 그럼에도 현재 남은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주인공의 이름과 같이 희망을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감동도 함께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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