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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하다
도연 지음 / 판미동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물에 미련해지지 않으려면 부모를 떠나야 하고
마흔에 어리석지 않으려면 스승을 떠나야 합니다”
은은한 무지개 홀로그램이 빛나는 도연 스님의 에세이.
정신적인 완전한 독립. 집 떠나기 두려운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따뜻한 조언으로 다가온다.
도연 스님의 이 에세이는 자신이 직접 겪은 여러 고민들과 출가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 그리고 출가 후에 수행을 하면서 어려웠던 일들, 의문이었던 문제들을 담담하게 풀어서 알려준다.
비슷한 고민들로 두려움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용기를 시도할 수 있게 도움이 되어주었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 한들. 진정으로 어른으로서 완전한 정신적 독립을 하고 살수 있을까. 겉이 아닌 속까지 정말 현명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살아가면서 마음 속 어딘가 한구석에 늘 따라다니는 이 두려운 문제들. 스님도 예외 없이 같은 문제들로 고민을 해왔고. 출가의 길을 택하면서 좀 더 그 답에 근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반드시 꼭 불교의 길만을 강조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와 각자의 선택 안에서, 각자의 환경에서 살아가며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함께 고민하고, 본인이 알고 있는 만큼. 알려줄 수 있는 만큼, 담백하게 고백 형식으로 친근하게 알려주어서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위빠사나 수행법에 대해서도 하나씩 따라 할 수 있게 글로 표현해주어서, 초보라고 하더라도, 접근하는데 두렵지 않게 도와주었다. 명상법, 호흡법도 자세히 풀어서 시도하기 쉽게 알려주는 정말 고마운 책이다.
더욱 좋았던 부분은 sns를 통해서 함께 소통하는 부분이었다. 다른 스님들의 sns 글들도 함께 공유해준 것이 정말 좋았다.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고, 다가가기 어렵지 않게 우리의 생활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느낌.
어렵게만 느껴져서 다가가기 쉽지 않았던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법들을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 안에서 정신적으로 성숙한 성인으로서의 현명한 삶을 꿈꾸는 분들이 읽으면 좋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p.55
존재함만으로도 진실하고 따뜻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늘 사랑이 넘치고 정이 많으며
애정이 돈독한 그런 사람의 향내가 나면 좋겠습니다.
늘 마음 깊이 머무르며 사유하고 철학하여
지혜의 빛을 밝히는
등불 같은 사람이면 참 좋겠습니다.
늘 소통하고 공감하며 기쁨과 슬픔 모든 걸 나누고
상생하는 우리이고 싶습니다.
-p.56
비교를 당하지 않고 비교를 ‘쓸’ 수 있을 때 우리는 존재 자체로 완전해진다. 비교가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려면 비교의 주체가 되는 나를 먼저 확립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비교를 통해서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비교를 통해 자기 자신이 부족함을 알고, 그로 인한 깨달음이 배움과 성장의 동기가 된다.
-p.123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왜 태어났는가? 이제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머리속을 헤집었다. 출가는 또 다른 공부의 시작이었다.
-p.195
행복으로 이끄는 주문, 그것은 ‘지금, 바로, 여기’ 입니다.
-p.217
가장 중요한 것은 ‘이뭐꼬’ 라는 주문입니다. ‘이것은 무엇인고?’를 세 글자로 줄이면 ‘이뭐꼬’가 됩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매 순간 ‘ 이뭐꼬’ 하면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순수하고 순진하며 호기심이 가득한 마음가짐으로 ‘이뭐꼬’ 하다 보면 마음 현상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마음 챙김이 되고, 마음이 챙겨지면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