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픈 스스로를 제대로 위로하며 마주보다.

트라우마 치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
윤인모 지음 / 판미동 / 2017년 6월

“슬픔과 어둠이 찾아오는 것은 마음의 모든 문을 열기 위해서라는 걸 알아야 한다.” -리아 윤인모 

“나의 오래된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까요?”
우울증, 정서불안, 자살충동, 콤플렉스, 공황장애…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르는 병적 증상의 치유기록



처음 느낌은 기묘하게 느껴졌는데. 보다 보니 묘하게 위로가 되는 이상한 그림. 조용하고 은은하게 마음을 울리며 위로를 전해주는 무나씨의 일러스트 표지가 따스하게 다가오는 책.



힐링 명상 센터를 운영하시고 있는 심리치유사가 직접 경험한 치유 사례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책은.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들을 가진 많은 이들의 사연과 함께 힐링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들어있으며. 마음의 병들을 가지게 된 원인이나. 각각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와 해결 방안들이 친절하게 나와있다.



인지하지 못한 채 어느새 나의 일부처럼 늘 나를 괴롭히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며. 나 스스로를 만나고 이해하고. 갇혀있던 의식을 확장 시켜주는데 도움이 되는 책.



늘 무시하거나 외면하기 바빴던 트라우마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심각하건 덜 심각하건 크고 작은 트라우마가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들도 너그러워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야 하는 이 세계에서. 먼저는 나 스스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치유하며, 다른 이들의 아픔과 병들도 서로 이해하고 조금은 덜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예전에 봤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몇 장면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 조금은 다들 이상하고 불안불안한 인생들이지만. 심각함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나 서로의 아픔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서로 응원하며 살아가는 인생들이 아주 인상 깊었는데, 이 책에 나온 많은 이들에게도 이런 멋진 치유의 기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다소 독특해 보이는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들도 나와있어서. 더욱 여러 가지 사례들을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종교나 과학적으로 바라보면 다소 황당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있지만. 어떤 종교건, 어떤 과학이건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발견되지 못한 많은 부분들이 있기에. 이 색다른 시각을 공감해보고 상상해 해보는 경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중간중간 짧은 동화 3편이 실려있다. 이 이야기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 짧은 동화들이 계속 생각 나곤 한다



-p.35
통증으로 무거워진 몸은 날 수가 없다. 그들은 반드시 추락한다.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우리를 괴로움과 슬픔, 불행의 수렁으로 빠뜨리는 문제들, 트라우마 같은 것들과 싸우는 첫 번째 길은 ‘아픔을 직시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이다.



-p.89
“명상을 왜 합니까?” 하고 누가 물었다. “당신이 만약 1년 동안 세수를 안 한다면 얼굴이 어떻게 되겠소? 그런데 10년, 20년, 몇십 년 동안 목욕을 한 번도 안 했다고 치면 어떨 것 같소? 마음도 똑같은 겁니다.”



-p.317
마음의 문제의 밑바닥에는 심각함이 있다. 대부분의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그 전부터 심각한 성격을 지녔음을 많이 보게 된다. 심각함은 사람의 생명과 감정 에너지를 질식시키고 그로 인해 마음은 병들고 만다.



-p.323
심각함을 내려놓고 웃는 자가 되어 보라. 그러면 마음의 병이 80퍼센트는 치유될 것이다. 삶은 농담이고 유희다. 마음의 병도 어떤 농담, 어던 놀이일 뿐이다. 다들 당신의 얼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동물에서 인간으로 될 수 있다면 왜 인간에서 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없단 말인가? 먼저 웃어라. 하, 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