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슬프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감사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이별을 성숙하게 받아들여 가는 손주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면서 특별한 감동을 준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기억을 잊는다는 슬픔. 그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큰 지표를 알려준 소설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이별은 너무 슬프지만. 살면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각자의 성숙된 모습으로 대처해 가는 손주와 할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에 큰 감동을 느낀다...서로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얼마나 이별을 아파하는지.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가 묵묵히 표현되어있는 글체가 상당히 매력적인 소설.



살다 보면 늘 나 자신에게나 주변 누구에게나 서로 하루하루가 이별이라는 생각이 든다. 늘 사람과 감정과 상황들이 변하기 마련이니.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내가 다르듯. 나와의 이별도 매일매일 겪는 일 중의 하나인 듯. 이 소설로 인해 늘 스쳐 지나가는 매일의 하루가 더욱 소중한 하루로 생각된다. 사람들과의 관계와 나 자신과의 관계도 모두 보물같이 소중한 시간들 속에 함께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이별에 서툴거나. 두려움을 가진 분들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은은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감동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책의 크기와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게 읽을 정도의 분량이라 출퇴근길이나 잠시 짬이 났을 때. 이 감동스러운 스토리에 흠뻑 빠져 보아도 좋을 듯하다.




-p.71

“선생님께서 어른이 돼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셨어요.”

노아가 얘기한다.

“그래서 뭐라고 썼는데?”

“먼저 어린아이로 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썼어요.”

“아주 훌륭한 답변이로구나.”



-p.83

“ 여보, 기억들이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어.

물과 기름을 분리하려고 할 때처럼 말이야.

나는 계속 한 페이지가 없어진 책을 읽고 있는데

그게 항상 제일 중요한 부분이야.”



-p.121

“우리는 남다르게 평범한 인생을 살았지.”

“남다르게 평범한 인생을 살았죠.”



-p.134

“그리고 저를 잊어버릴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아이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

아이의 입이 귀에 걸린다.

“네. 저를 잊어버리면 저하고 다시 친해질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건 꽤 재미있을 거예요. 

제가 친하게 지내기에 제법 괜찮은 사람이거든요.”

할아버지가 웃음을 터뜨리자 광장이 흔들린다. 

할아버지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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