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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셀렉션
데이브 프리드먼 지음, 김윤택 외 옮김 / 지성사 / 2009년 8월
평점 :
인터넷서핑을 하다보면 심심찮게 괴생물체의 출현이라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설마 그럴리가 있겠어 싶다가도 살아남기 위한 종의 변이를 깊이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는 일이란 결론이 내려진다. 이 책의 후반부를 읽어갈 무렵 오늘 나는 또 한 권의 책을 받았는데 바로 다윈의 종의 기원이란 책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책의 표지에는 Natural Selection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 담겨져 있었다.
“이 세상에 살아남는 생물은 가장 힘이 센 것도, 가장 지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 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 것이다”
Selection의 사전적 의미는 신중한 선택으로 선발되어진 것을 말한다. 또한 유전학적으로는 유전자에 조작을 가한 후 자기가 원하는 변이를 일으킨 것만 골라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Natural Selection은 무슨 뜻을 가진 단어일까?
솔직히 이 책의 저자도 내게는 생소했고, 일단 책을 읽기전에 제목의 뜻을 먼저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뒤져가며 그 뜻을 찾아봤다. Natural Selection은 유전학에서 자연도태란 뜻으로 사용한다. 나는 이미 책을 읽기전에 소갯말을 꼼꼼히 읽었던 터라 이 책에 유전자 변이로 인한 괴물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오랜 시간 인간은 가축이나 작물의 품종개량을 통해 더 나은 특징을 가진 품종과 계통을 육성해 왔다.
변이를 통해 괴생물체가 출현하고, 살아남기 위한 인류의 사투가 벌어지는 책이란 사실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주제로 다가왔고, 이런저런 호기심을 갖게 되면서 실제로 책을 받고나서 그 두께에 놀라웠다. 또 분량에 비해 금새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놀랍다. 매장면 장면마다 소름끼치도록 생생한 작가의 필력은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스토리에 빠져들어 금새 읽을수 있도록 해주었던 것 같다. 거대한 바다괴물을 실제 자신이 직접 마주하고 있는듯한 착각이야말로 Natural Selection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 TV로 방영했던 영화 죠스를 보며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공포는 실체를 마주할 때보다 그 시간이 닥치기 전의 상황이 더 끔찍한 것은 아닐까? Natural Selection 역시 아직 그 실체가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장면의 으스스한 분위기만으로도 너무나 긴장하며 읽었던 책이다. 진화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책을 전문서적을 더 읽어볼 필요가 있겠지만 아마도 살아남기 위해 적응을 거듭하면서 어느새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괴물이 되어버린 생물은 실제로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괴물과의 사투는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또다른 전쟁의 시작이었다. 저자는 진화를 통한 작은 변화에서부터 가장 무서운 포식자로 본색을 드러낸 괴물이란 위험한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키며 손에 땀을 쥐게하는 멋진 책을 완성시켰다고 생각된다. 인류와는 다르게 자연에서의 진화는 더욱 가혹하고 잔인한 것이다. 또 다른 진화를 거듭하며 살아남기 위한 적응은 지금도 계속 될 것이다. Natural Selection을 통해 인류의 선택이 인류에게 또다른 재앙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