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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식 똥, 재래식 똥 - 반짝이는 유년의 강가에서
윤중목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처음 보는 책에 대한 호기심은 대개 장르나 주제, 저자와 출판사 등 짧은 시간안에 책을 선별하는 기준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여느 책들에 대한 궁금증과는 조금 다르게 단순히 수세식 똥 재래식 똥이란 제목 자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던 책이다. 소갯말을 통해 가장 순수한 시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유년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에세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 어쩌면 이 책을 통해서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유년시절의 추억을 꺼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던 것 같다. 누구나 겪었을 유년기에 대한 추억을, 어린 시절에 느꼈던 호기심과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해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내 어린 시절 향수를 천천히 돌아보며 순수하고 맑았던 유년기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된 것 같다.
수세식 똥 재래식 똥은 저자의 어린 시절에 대한 단상을 엮어낸 에세이집이다.
책에 담긴 16편의 이야기는 모두 저자가 직접 겪은 실화이고 유년이란 강을 지나온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로 가득한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솔직히 유년기란 어린 아이가 소년이 되어가는 한 시기의 단편적인 모습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어린 아이때 느꼈던 감성이야말로 평생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이란 생각을 가질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른과는 다르게 어린이는 세상 모든 희노애락을 그 어떤 이해관계가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한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유년의 시기를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제 성인이 되어 유년기를 생각해보니 유년기라고 해서 무작정 어린 아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시기란 느낌에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기억만 떠올릴 수 있는 유년기야말로 지금의 내가 아닌 본래의 내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년이란 마음속에 박혀 있는 어린 날의 뭉게구름 같은 기억이 아닐까?
나이를 먹어가며 현실에 쫓기다 보면 한가로이 예전의 추억들을 꺼내 볼 여유조차 누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삶에 있어 유년이란 그리 큰 비중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없는,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는 유년에 대한 추억은 어른이 되었어도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조금은 순수하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을 통해 자주는 아니더라도 유년의 시기를 떠올리며 그 때의 마음가짐이나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지는 않을까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