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여섯 남녀가 북유럽에 갔다 -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 남녀의 북유럽 캠핑카 여행기
배재문 글 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여행이란 현실로부터 잠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미래를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얼굴 한 번 본 적없는 사람들과 캠핑카로 북유럽을 여행하게 된다면 나는 아마도 저자들 만큼 쉽게 용기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로 가끔씩 홀로 여행을 다닌 경험이 있긴 하지만 나의 여행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단 한 번도 타인과 동행했던 여행에 대한 기억은 없는 듯하다. 여행이란 오로지 가족과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정석인줄로만 알았던 나에게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등장부터가 무척이나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저자의 선택은 나에게 도전과도 같은 고민을 하게 했고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했던 여행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일탈로서의 여행이 무척이나 짜릿한 경험이 아닐까 싶은 설레임으로 다가온 것 같기도 하다.




유럽을 캠핑카로 여행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떠나고 싶지만 만일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낯선 타인들과 함께 동행하는 여행이라면...
여행을 즐기기 보다는 옆 사람의 시선을 먼저 신경쓰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긴장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불편한 여행이 될 것 같기도 했다. 여행에 있어서 목적지와 동행인은 가장 크고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제껏 여행을 다니며 내 가족들과 친구들과의 동행 말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들이 더욱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삶에 대한 용기를 갖기 위해서 혹은 자신이 그리는 꿈과 희망에 대한 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들은 삶의 한 시점에서 재충전의 의미로 여행을 선택했고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구체적인 스케줄을 계획하고 항공권을 구입해야 했던 초기부터 사소한 문제가 생겨 당혹스러운 일도 경험하게 되지만 결국 처음 계획대로 여섯 남자와 여자는 북유럽을 향해 출발한다.

여행을 계획할 단계부터 기록된 이들의 여행 준비 일지는 비슷한 상황으로 여행을 떠날 사람들이 있다면 귀한 본보기가 되어줄 것이란 느낌을 갖게 했는데 필요한 대상을 찾아 인원을 맞추고 항공편이 확정된 후 캠핑카를 렌트하고 경비 절감을 위해 식단과 공동물품을 준비하기까지의 시간은 생각했던 것보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 놀랍기만 하다.
물론 낯선 이들과의 동행이 처음부터 긍정적이고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여섯 남녀 역시 각자의 개성과 취향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만큼 의견충돌도 있었고 감정의 대립도 불가피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보다 더욱 값진 기억으로 남았던 것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멋지고 가슴 설레이는 경험이었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와 스위스 등 그동안 책으로도 경험하지 못했던 북유럽의 구체적인 여행정보도 무척이나 유용했고 관광지를 가까이서 보는 듯한 느낌의 온갖 사진들을 감상하는 재미 역시 이 책이 더욱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묘미 중 하나였다. 낯선 이방인과 여행을 떠나는 일이란 나에게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 여행이란 이름으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어울려 완성해가는 여행의 또다른 의미를 알 수 있었고 또한 북유럽의 환상적인 풍경과 정취도 아름다웠지만 그렇게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며 조금씩 성숙해가는 여섯 남녀를 통해 동행자와 함께 하는 여행의 멋스러움을 더욱 만끽할 수 있었다. 여행이란 타인을 통해 나 자신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큰 선물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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