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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진지 드세요 -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 개정판 ㅣ 저학년은 책이 좋아 48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5년 8월
평점 :

※ 잇츠맘 3기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말꼬리 잘라먹는 범수의 못된 버릇 어떻게 고치지?...!>
잇츠북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그림책과 읽기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저학년 동화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출간 했던 책인데, 이번에 되찾아 출간한 것이라고 하네요.
초등 저학년 때부터 높임말 사용이 중요해지는데, 학교에 입학해서 사회적인 규칙과 배려를 배우는 시기이다보니 높임말은 사실 기본 습관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간혹 주인공 범수처럼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어른들께 말꼬리가 없이 반말로 끝나는 말버릇을 가진 친구들을 종종봅니다. 저학년 뿐만이 아니라 중학생 고등학생도 이런 친구들이 없지 않답니다. 그런데 범수는 높임말을 안쓰는 것도 문제지만, 그 말투가 거칠다는게 또 문제에요.
엄마, 아빠는 물로 할머니께도 거칠게 반말을 하다 자주 꾸중을 듣는데도 전혀 바뀌지 않고 되려 말대꾸와 씩씩거리는 행동으로 일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와 엄마는 범수의 이런 버릇을 고쳐주고자 묘안을 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온 범수에게 깍듯이 높임말을 쓰면서 존대하고, 왕자님께 하듯 합니다.
어리둥절한 범수지만 싫지는 않아요.
엄마와 할머니는 정말이지 리얼하게 존대를 합니다. 몸둘바를 모를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말꼬리 잘라먹고 반말로 일관하는 범수와 같은 아이들에게도 과연 이 방법이 통할까요?
<하녀 엄마를 둔 범수>
범수는 내심 기분이 좋았나 봅니다. 정말로 왕자가 된 듯한 기분도 들고요. 그래서 더 당당하게 거칠게 엄마와 할머니의 존대에 응수합니다. 우쭐해진 범수는 엄마를 따라 마트에 갔는데 계속해서 거칠게 반말을 하고 행동하죠. 그때마다 엄마는 존대합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엄하게 꾸짖고 주변 사람들도 이상한 눈으로 범수와 엄마을 흘끔거리기 시작하니 속상하고 창피해합니다. 사고 싶었던 것도 잊은채 부랴부랴 집에와서 엄마가 만들어 주신 떡볶이를 먹는 둥 마는 둥하죠.
태권도장에 가야할 시간이 되어 나가려는데 엄마가 같이 갈 일이 있다며 함께 가자셔요. 도착한 태권도장에서 관장님께 회비를 내시면서 엄마는 또 범수를 높이며 존대합니다.
"우리 아드님의 학원비를 드려야 했는데, 조금 늦었어요.
죄송합니다."
......
"아드님, 오늘도 운동 열심히 하세요.
저는 먼저 갈게요."
친구들이 키득거리고 관장님도 난색을 표하시며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범수는 엄마께 또 몰라!! 빨리가!! 라면 창피해합니다. 이 때 친구들이 한마디 하죠.
"최범수, 뭐야?
너희 엄마는 네 하녀냐?"
"그러게. '아드님, 아드님' 하는 거
너도 봤지?"
......
"아니긴 뭐가 아냐? 그럼 왜 너한테 높임말을 쓰냐?
너는 엄마한테 그렇게 반말을 팍팍하는데."
친구들의 말에 목이 메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분명히 내가 왕자가 된 것 같았는데, 엄마가 하녀가 되는 거라니.
속상함을 감출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범수가 엄마에게 말을 낮추면 범수가 높아지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낮아지는 거였어요.
엄마가 하녀이면, 범수는 왕자가 아니라 하녀의 아들이 되는 거였어요.
<싹수 노란애가 되어 버린 범수>
기분이 좋을리 없는 범수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도 보이는 것 마다 뻥뻥 차대며 화풀이를 했어요.
그때에 누군가 또 호통을 칩니다.
마트에서 봤던 할머니에요. 할머니도 범수를 알아보시고는 호되게 혼내시는데. 범수는 지지 않고 대꾸합니다.
"아까부터 할머니가 무슨 상관이야?
내 발로 내가 차는데"
에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으로 아주 세게 받아쳐버렸지요. 어느학교 몇학년이냐 당장 학교에 찾아가겠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합니다. 학교만 안가르쳐주면 상관없다 싶었던 범수는 한 번 더 세게 말했습니다.
"할머니도 처음 보는 나한테 자꾸 놈이라 그러잖아.
할머니 말버릇도 고약하다 뭐!"
하하하하하 아주 당돌하지요. 할머니는 기가 막혀서 말문도 막히는데, 그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요.
앗!! 범수의 짝녀!! 민지에요.
세상에 범수가 제일 좋아하는 민지의 할머니였어요. 이런 모습까지 들켰으니 너무 창피합니다.
그런데 민지는 좀 야물딱진 아이인지 할머니의 물음에 모르는 아이라고 하면서 덧붙이는 말이 범수의 가슴에 콕!!
아니 콱!! 박혀버립니다.
"저런 싹수 노란 애는 아예 상대하지 마세요.
괜히 할머니 기운만 빠져요."
와우 민지가 보통이 아니네요~ 한 마디로 범수의 기를 팍 죽여놓았지 뭡니까.
귀에서 싹수 노란 애라는 말이 윙윙 맴돌고 눈물이 쏟아집니다. 태권도장에서부터 집에가는 길까지 되는 일이 없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뿌에엥~~~ 우리 범수 상처만 받고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마음이 듭니다. 범수야 할수 있어~~!!
<가장 힘이 센 말은 고운 말>
역시 엄마와 할머니의 작전이 통했어요~!!
게다가 서툴지만 노력하는 범수에게 엄마의 격려는 참 아름다운 힘이 느껴지는 말입니다.
" 범수가 높임말을 하니 엄마가
왕비가 된 것 같아서 진짜 행복하다."
우리 범수가 이제는 배려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게 되었을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스스로 그 하대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애쓴 할머니와 엄마의 지혜도 한 몫 했구요.
분명히 범수는 높임말의 힘을 제대로 깨달았을 거 같아요.
자두(딸 애칭)의 소감도 살펴볼게요.
읽게 된 동기 : 학교 다녀 왔는데 책상 위에 ' 나 서평단 책이에요 ㅋ' 이러고 있는 존재감 max책이 있길래 알고 보니 서평단 책이어서.
내용 : 예의도 없고, 반말도 찍찍 해대서 이미지가 않좋은 아이 " 범수 " 가 할머니, 어머니의 작전에 걸려들었다.
범수에게 감분 존댓말을 쓰며 "아드님 학교 다녀오시느라 힘드셨죠?" 같이 존대를 하기 시작하다가 밖에서 그 모습을 들키자 부끄럽고 답답해진 범수는 결국 누구에게든 존댓말을 하는 조건으로 존댓말 치료법을 멈추게 된다.
덕분에 범수의 싹수 노란 이미지가 고쳐졌다.
읽고 난 후 생각이나 느낌 : 내가 범수 친구나 지인이었다면, 범수가 하는 행동, 거친말을 따라하여 '거울치료'를 제대로 해줄 것이다.
거울 치료 받아라! 네 이놈!!
초등 6학년 누나는 거울치료라는 방법을 선택했네요. 이것도 효과가 있을 거 같아요.
결국에는 우리 범수가 높임말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것이 큰 성과지요.
말의 종류과 그 말을 사용하는 태도는 사실 공감능력과 배려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점을 엄마와 할머니가 범수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편이 연하남이라 연애할 때 편하게 반말을 했었는데요. 어느 날 결혼을 약속한 뒤 부터는 생각이 갑자기 바뀌었답니다.
내가 이 남자를 존대해야 내 주변 사람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성인이 된 남편을 하대한다면, 그리고 그 모습을 내 아이가 보면서 자란다고 생각했더니 나부터 존대를 해야 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이때부터 우리 서로 존댓말을 씁시다 하고 정했습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도 서로가 존대를 하고 있어요.
그 때문인지 딸 자두는 말이 트인 순간부터 존댓말로 했답니다. 저 역시도 아이에게 존댓말을 가르치기 위해서 존댓말로 일상대화를 하기도 했구요. 지금은 훌쩍 자란 자두가 친구처럼 편하게 반존대를 할 때도 있지만, 단어나 어투 그리고 가능한한 일상에서도 존댓말을 생활화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종종 어른들이 자두의 말씨를 칭찬하실 때가 있어요.
특별히 한 것은 없지만, 부모가 아이의 거울이다 싶어서 해왔던 행동이 좋은 영향을 미친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두 말대로 거울치료를 처음부터 한 거네요. ^^
<아드님 진지 드세요> 는 저학년 친구들이 읽기에도 재미있고, 즐거워서 행동을 교정하려는 아이들에게 창피함을 느끼게 하지 않고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하고 느꼈어요.
책 속에서도 범수는 엄마, 아빠. 할머니의 훈계에도 전혀 미동도 없었는데 되려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었을 때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면서 단 번에 행동이 교정되는 것을 보여주니까요.
게다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기내어 사과하니 친구들도 알아주잖아요. 높임말은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습관이 생겨서 배려를 몸에 익히게 되는 기초가 되는 것 같습니다.
훈육도 단호하지만, 고운말로 힘을 실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감정적인 목소리나 단어를 선택하지 않고,
고운말로 단호하게!! 엄마인 저도 책 속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예비초등이거나 초등저학년이 있다면 <아드님 진지 드세요> 를 함께 읽어 보는 것을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