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유행 탈출 그래 책이야 73
이혜미 지음, 심윤정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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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과 함께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늘 딸에게 해줬던 말들이 떠올라서 좋았어요.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현실 고증이 너무나 잘 되어 있어서 작가님이 아무래도 현직에 계시는 분 같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더라고요. 역시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저의 확신이 확인되었답니다.



주인공 채아는 평소에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물건, 아이돌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채아는 글쓰기와 이야기 짓기를 좋아하죠. 그래서 채아 주변에는 친한 친구가 없고, 몇몇 아이들은 '노잼 노채아' 라고 놀리기 까지 해요. 심지어 3학년 때 단짝이던 민희도 4학년이 되고서부터는 채이와 멀어졌어요. 유행템이나 아이돌에 더 관심을 두기 시작했거든요. 속이 상한 채아는 어느 날 언니의 실수로 뜻하지 않게 인싸가 되어요. 채아 언니가 아주 인기 있는 아이돌의 포토북을 채아 가방에 넣은 바람에 반 친구들의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되죠. 처음에는 너무 좋았어요. 노잼에서 핵잼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멀어졌던 민희와도 가까워지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채아는 이게 아니다 싶어요.

모두가 같은 키링, SNS의 좋아요와 팔로워에 집학하는 친구들,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배척하는 분위기...

품절대란을 일으키는 일상이 늘어날 수록 채아는 더 불안해졌어요. 사실 포토북은 언니껀데 친구들이 채아꺼라고 생각하고는 유행의 물결에 강제 탑승하게 된거니까요. 






채아의 심정이 이해가 되요. 이렇게 해서라도 친구랑 함께 하고 싶은 때가 이때 잖아요.

그리고 이 글을 보면서 저도 다짐했어요. 내 아이가 유행템에 집착한다?? 그 이유를 차분히 물어야한다고요.

사실 채아처럼 자신이 왜 그러는지 알아차리는 친구들 보다 그냥 흘러가듯 따라가는 친구들이 더 많거든요. 

잠깐의 멈춤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 시간을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행이 나쁜건 아니죠. 

다만 나다움을 잃은 채로 휩쓸려 가는 유행은 그냥 지나가는거 아니겠어요? 그러니 나를 잃기 쉽죠. 


채아는 가짜로 사는 것 같아서 학교에서 민희와 하린이, 수정이를 만나는게 편치 않아요. 포토북도 언니꺼고 어제 사기로 했던 초콜릿도 사실은 거짓으로 올린거였죠. 노잼이던 채아가 이 친구들의 단톡방에 들어가게 된 후로 알림 소리가 압박감마저 주기 시작해요. 유행에 뒤쳐지는 내가 된 것 같기도하고, 이게 내가 아닌 거 같아서 답답하죠.

이런 상황 속에서 전학생 준서를 보면서 채아는 깨닫는 바가 있어요.


반 친구들이 아무리 '노잼' 이라고 놀려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할 때 가장 뿌듯하고 즐겁다고 말하는 준서에게서 채아는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존감의 가치, 나다움의 가치를 찾았거든요.





또래집단의 긍정적인 면이 돋보이는 구간이에요.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있듯이 준서라는 친구가 채아에게 미친 영향은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법을 알려주었지요. 준서가 할머니의 말씀을 빌어서 이야기 할때는 또 얼마나 의젓한지요.^^ 

물론 하린이처럼 서툰 친구들이 대부분이지만, 우리 아이들의 자정능력을 믿어주는 시간이 어른들에게도 필요해 보여요. 아이들의 갈등은 과정이니 조금 기다려주는 어른들의 믿음이 필요한 요즘이죠.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인 제가 또 하나를 배웠답니다.

갈등을 문제로만 보지말고, 본질을 보도록 가이드하는 어른이 되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책 속의 상황은 흔하디 흔한 상황이고, 예고 지금이고 할 것 없이 늘 있어 왔으니까요. 그런데 꼭!! 어른들의 개입이 일을 크게 하잖아요.


아이들을 뭐라 하기전에 어른들이 낄끼빠빠를 좀 해야 한다 싶습니다. ^^


그런데 이런 준서의 뒤에는 바로 더 멋진 할머니가 계시다는 거~~~~

이런게 바로 어른들의 지혜 아닐까요? 할머니의 일에 대한 태도가 고스란히 손자에게 이어지는 멋진 인생이에요!!

얼마전에 부모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부모의 눈에 거슬리는 것이 

어쩌면 아이의 장점일지도 모른다. 

내 눈에 쓸데없는 행동이 아이에게는 재능일 수 있다.


이런 준서의 삶에 있는 할머니 같은 어른이 되고 싶어졌어요. 저 역시 딸에게는 이런 삶을 사는 어른이길 바라봅니다.

아이들이 주 독자층인 책이지만 어른인 저도 돌아보게 하는 유익함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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