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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윤대녕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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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잔잔하고 고요한 강을 넋을 잃은 채로 바라보던 때가 기억이 난다. 몹시 추웠던 겨울 어느 날이었다. 워낙 높았던 터라 차가 눈길을 겨우 올라갈 수 있었고 그곳에 도착해서 산을 바라봤을 때에는 설경이 내 눈을 사로잡았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 풍경을 눈과 기억에 차곡차곡 담았던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 이렇듯 과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그때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주 행복했던 추억의 조각이다. 그런 조각을 하나둘 맞추다 보면 어느덧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의 퍼즐이 완성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즐거운 인생 혹은 행복한 인생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즐겁고 누군가는 행복한 인생을 살았었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것보다는 무언가를 추억할 수 있는 인생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인생은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누구에게는 흘러가는 시간이며 그 시간 속에서 각자 다른 공간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을 혹은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보면 어쩌면 그때를 그리워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인생의 고이 간직하고 싶은 추억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라진 공간, 되살아나는 꿈들」이라는 제목으로 잠시나마 잊었던 것을 되새기게 해주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윤대녕’ 작가의 산문을 통해서 잊었던 공간, 시간, 기억 모두를 하나의 퍼즐로 완성하며 차례대로 그것을 찾아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다. 그가 걸어왔던 낯선 공간이 이제는 그의 기억 속에 과거의 공간으로 남아 그때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과거를 되짚어보며 그 공간에 대한 기억과 얽혀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윤대녕’ 작가는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그의 글은 담담하면서도 소소하게 일상적인 것을 특별하게 이끌어내는 매력이 있는 작가였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사람이 살아가야 하는 존재 혹은 내가 현재를 살고 있음에 대해 나 자신의 존재가 미래를 있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잠시나마 과거의 여행을 통해서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일상적이며 특별함이 느껴졌고 그와 그 주변 사람들 혹은 스쳐 간 누군가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작가의 과거를 하나둘씩 엮어가다 보니 인생의 잊힌 한 부분이 만들어지고 그 기억을 통해서 잠시나마 추억을 회상하며 그때의 그 기분과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어쩌면 무겁고 차분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의 공간에 함께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 만난 공간이긴 하지만 그 공간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존재하고 현재를 살아가기에 미래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그가 『현대문학』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만들었기에 어쩌면 그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과거라고 할 수 있다. 잠시나마 그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서 나 역시 잊고 있었던 기억을 되짚어보며 잠시나마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때론 기억하기 싫은 과거도 있을 것이고 기억하고 싶지만 기억나지 않는 과거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라는 것은 때론 기억을 잊고 살기도 하고 그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기도 한다. 이처럼 잃어버린 퍼즐 조각의 하나하나를 맞추며 과거의 기억을 완성하는 것처럼 아직은 추억이고 자신에게서 만큼은 특별한 기억이 되는 그 조각은 삶의 희망이자 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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