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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의 삶이 그러하듯 모든 사람의 삶 속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 희로애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떤 것이 더 많이 차지하느냐에 따라서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힘든 삶인지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무수히 많은 감정 중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도 많이 느끼게 된다. 마치 무지개 속을 일곱 빛깔로 크게 나누지만, 그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색상을 어떻게 다 색깔의 이름을 붙이고 몇 가지의 색인지 헤아리며 구분할 수 있을까. 이처럼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름을 딱히 정하지 않은 많은 감정이 존재한다. 단지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살아갈 뿐이다. 누군가는 그 감정을 느끼겠지만 이렇다 할 이름이 없기에 그 감정과 비슷한 단어로 분류해버리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인생을 글로 쓴다면 과연 몇 장의 원고가 나올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주 가끔 무언가가 내 인생을 가로막고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어쩌면 그 원고를 쓰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면 반성을 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과 공존하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명확한 것이 없을 때가 많다. 그리고 그 명확한 것을 구분할 수 없을 때 ‘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지지 않는다.’는 것이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목표가 있을 때 많은 도움과 힘을 줄지도 모른다. 그렇게 인생의 한 부분을 되돌아보고 잊었던 기억을 다시금 되살아나게 해주는 작가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에 담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의 인생 먼발치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산문집으로 작가의 인생에 묻어있는 많은 부분을 독자가 읽으면서 감수성과 함께 그의 인생 이야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난 인생을 이렇게 살고 있는데 누군가는 저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서 나의 인생과 비교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누군가는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고 어떤 일에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지 등 많은 부분이 나와 다르다는 사실 혹은 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인생에서 정답이 없는 것처럼 나 또한 타인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삶 속에는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비슷한 것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깨달음을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이 아닌 산문으로 만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소설보다는 산문집이 나에게 더 감성적으로 다가왔고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속에 깊이 박히어 몇 번이고 읽기를 반복했다. 글이라는 것은 그런 것 같다. 좋은 글은 몇 번이나 읽게 되는 마법의 문장인 것처럼 말이다. 작가 ‘김연수’의 어릴 때부터 중년이 된 지금까지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희로애락과 함께 마음속에 와 닿는 문장들까지 그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아직 김연수 작가의 작품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산문집을 통해서 아직 접하지 못한 그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의 제목처럼 ‘지지 않는다는 말’은 인생에서 꼭 있어야 하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