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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뱅이 언덕 - 권정생 산문집
권정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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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정보다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현재를 살아가다 보니 주변을 돌아보는 기회조차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그래서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빌뱅이 언덕」이라는 제목의 산문집이었다. 이 작품은 비록 자신의 몸은 아프고 병이 들어서 힘들지언정 누구보다도 따뜻함을 가지고 있으며 나보다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이번 산문집은 어른을 위한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누구나 어릴 때 간직하고 있던 소박함과 순수함을 성장하면서 때 묻고 씻겨져 버려 그 자취를 찾기란 어려울 때 즈음 작가 자신의 삶을 비추어 현실에서 잃어버린 그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무언가를 놓쳐버리고 살아가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 ‘권정생’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이전 작품이었던 《몽실 언니》와 《강아지 똥》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항상 따뜻함과 정이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산문이기에 문장 한 줄 혹은 단어 하나에 매료되어 우리가 성장하면서 잃어버린 것을 이 책을 통해서 기억을 더듬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이 중심이 아닌 주변 이웃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이야기꽃도 피우고 살아가는 모습이나 힘들게 겪으며 살았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서 힘들었던 삶의 한 부분의 기억을 더듬어 가난했던 시절이 있다는 것을 되짚어 보면서 지금과는 다른 정과 따뜻함이 묻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질만능주의가 난무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찾기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산문집이라서 단지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치부해 버릴 것이 아니라 어른이기 이전에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었던 것 같다. 아동 문학 작가로 알고 있는 ‘권정생’ 선생님의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정을 느낄 수 있었고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먼저 위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주변을 둘러볼 수 없었던 것을 보게 되었고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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