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농부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6
의자 지음 / 책고래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살인 첫째 공룡은 자연 과학에 관심이 많은 시기이다. 아직 한글을 모르기에 책을 읽어주는데 글이 많으면 한 권을 보기도 벅차다.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빨리 읽으라고 성화다. 이제는 좀 컸다고 물어보면 싫어하고 책보다는 영상을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잠자기 전 책 읽기는 지키려고 노력한다. 요즘에 과학 책으로 유명한 [스쿨버스] 책에서 사막동물을 구하라 편을 읽었는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자주 읽어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사막의 농부 책에서 나오는 동물들에 익숙해했다. 두 책 모두 접근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사막에서 동물들이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전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를 보면 귀엽다가도 한 시간 넘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힘에 부치기도 하다.

#사막의 농부, 이 책은 따뜻한 색감의 수채화로 이루어졌다. 우리 집 둘째 고양이는 익숙하지 않은 사막의 동물들과 그림들을 보면서 무서워했지만 첫째 공룡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무섭지 않다며 읽어달라고 했다. 씨앗에서 사막의 동식물과 사람이 나온다는 생각을 그림으로 멋지게 표현되어 있는 표지를 입체감 있게 제작하여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는데 이야기도 환상적인 데다 감동적이다. 사막의 농부 책은 자연 지식까지 쌓을 수 있을 정도로 동식물 그림이 사실적이고 부록의 사막 이야기와 사막에서 살아요 이야기로도 한참 동안 아이와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막에도 농부는 있을 것이다. 나와 아이들은 집에서 여러 채소를 키워봐서 수확의 기쁨을 안다. 사막의 농부가 수확의 기쁨을 알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을까? 농부가 씨를 심을 때는 우리도 어떤 씨앗을 심을까 설렜고, 농부가 슬퍼할 때는 아이들도 슬퍼하면서 같이 이야기해봤다. 글과 그림 의자 작가님도 사막의 농부를 그리면서 노력에 대해 생각해 보셨다고 했는데 세상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노력이라 할 수 없지만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은 세상에 수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희생, 노력, 책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결론은 내가 힘들었고,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주변은 물론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꼭 믿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같이 보냈던 시간들은 아이들과 더 돈독한 관계를 가져다주었고 아이들에 대한 고민들로 인해 나의 마음이 더 편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은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노력은 어디로 가는가?

속표지 소개 글 중

어느덧 둘째 고양이도 사막의 꽃 그림을 보면서 좋아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사막을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이들도 사막을 궁금해했고 더 많이 알아보고 싶어 해서 사막의 더위, 사막의 밤, 바람, 별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그래, 좀 더 크면 같이 사막 탐험을 가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아이 수학 영재 만들기 - MIT 졸업한 공학자 딸 키워 낸 수학 교육학자 전평국의 0-10세 유아 초등 교육법
전평국 지음 / 롱테일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식들을 위해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맘인데 그게 잘 안돼서 자책하면서 책과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궁리를 하고 있다. 유대인의 하브루타, 생각 의자, 부모의 화를 다스리는 법,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법, 천재를 만드는 육아법, 놀이법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책을 읽었다. 우리 #아이 #수학 영재 만들기, 이 책을 읽기 위해서 그동안 내가 그 노력을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벅찬 감동을 받았다. 정말 나만 알고 싶은 책이지만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모두 이 책대로 얼만큼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정독했고 앞으로도 계속 옆에 두고 읽어 봐야겠다.

전평국 작가님의 책 내용 중 내가 몰랐던 부분은 수학적 환경 만들기. 즉 방법적인 측면이었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못했지만 백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방법 말이다. 나이에 맞는 수학적 놀이와 숫자 개념, 보수 개념, 분수 개념, 시계 읽기 등등 어쩌면 한글을 어떻게 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신다. 수학교수이시기 전에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셨고, 또 아이를 양육하셨던 경험을 토대로 적절한 설명을 해 주신다. 가감할 필요도 없이 간명하게 말이다. 내가 따라 할 수도 없는 넘사벽 부모나 교육전문가들이 너무 많아서 힘든 시기에 만난 전평국 작가님의 책의 모든 방법을 따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교육법이 그렇듯 부모에게도 꾸준함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법 유튜브에서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첫 아기가 걸음마 할 때는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엄청나다가 한글을 공부해야 할 시기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교육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지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딱 한글교육 시기의 첫째 공룡 때문에 고민이다. 그동안 한글보다 수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수학 교구도 사서 같이 해보고 했는데 한글이건 수학이건 어느 것 하나 관심이 별로 없다. 엄마의 조급함을 알아서 그럴 수도 있겠고, 중요한 사실은 그동안의 나의 교육법의 많은 부분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조금만 더 이 책을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번에 우리 아이 수학 영재 만들기, 이 책은 2006년 <국제적 우등생은 10살 전에 키워진다>를 개정하여 출판한 것인데, 롱테일 북스에서 다시 출판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이 책에서는 조기 교육 대신 인성 교육, 습관과 태도가 불러오는 큰 차이, 수학적 사고력만이 수학을 잘하는 길, 이렇게 크게 세 장으로 나누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설명하는데 수학 교육 방법론보다는 많은 부분 아는 내용이었지만 아이에게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이제라도 갈팡질팡했던 나의 마음을 잡아 아이와 잘 지내볼 수 있을 것 같고, 우리 아이들도 전평국 작가님 아이처럼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래본다.

느긋한 부모, 기다려 주는 부모가 끈기 있고 집중력 강한 아이를 만든다. 아이가 하는 일이 서툴고 답답해 보여도 참견하거나 가로채서는 안 된다. 제 스스로 무언가를 끝마치고 거기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묵묵히 기다리자.

뒤표지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 - ‘이혼’은 남의 일일 것만 같은 ‘미혼’과 ‘신혼’들에게 또한 이 세상의 모든 부부들에게
명랑행복부부연구소 지음, 주복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새 맘스다이어리라는 앱에서 일기와 사진을 모아 책으로 엮고 있다. 아주 개인적인 일기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1년, 2년, 그보다 오래된 일기들과 사진들을 보면 그래도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그리고 가족의 기본인 부부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된다. 어쩌다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참고 살고 있는가! 과거에 가졌던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읽어보면서 그런 일도 있었구나 생각도 해본다. 그때는 이렇게는 못 살겠다 하고 생각했던 일들이었지만 지금은 생각도 안 나다니... 사람의 기억력은 정말 선택적이구나. 과거의 내가 못 참았다면 지금의 나도 없을 거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다. 역사에는 만약은 없고, 가족의 역사에도 만약은 있을 수 없지만 내가 결혼하기 전에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 양성, 이 책을 읽었다면 더 좋았겠지.

나의 경우 과거와 지금에도 하고 싶지 않았고 미래의 아이들에게 하게 하고 싶지 않은 1순위는 결혼식이다. 결혼이 아니라 결혼식! 결혼은 아주 개인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결혼식을 해서 결혼 사실을 동네방네 알려야 한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다. 내 돈 쓰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당하는 괴로운 일이었다. 청첩장, 결혼식, 상견례, 집들이... 정상적인 결혼에서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의식들에 대처하는 법들이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에 잘 나와있다. 상당히 공감 가는 사실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이 의식들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 사람들이 아직도 많구나 싶다. 만약 내 아이들이라면 본인의 돈을 쓰면서 부모나 사회를 의식하는 허례 따위를 권하고 싶지 않다. 찬란한 결혼식을 하면 뭐 하는가? 결혼의 현실 속에서 허덕이는 부부들에게 결혼식의 추억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그저 첫 지옥의 문을 통과한 셈이라고 말하면 너무한가?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 이 책은 결혼 전과 신혼, 자녀를 양육하면서의 부부 갈등에 대처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쓴 다음 글이 인상적이었다.

명랑행복부부연구소는 결혼의 지속, 이혼의 권장 등 어떤 것도 지향하지 않는다. 그저 이 땅의 부부들이 명랑하고 행복한 길을 찾기 위한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에필로그 생존자의 증언 "결혼? 판타지는 없지만 살만하다" 본문 중 231쪽

그렇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갈 시기가 된다면 부모도 살만해지는 시기가 오고 조금 덜 싸우게 된다'라고 친구가 집에 왔을 때 친구의 배우자가 한 말이다. 아이들이 어리고 너무 힘들 때 나만 유난스럽게 힘든가 싶었는데 우연히 본 기사가 날 위로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어른들의 삶의 만족도가 아이가 어리고 남편이 있는 여자가 가장 낮았고, 그다음 아이가 어리고 아내가 없는 남자가 가장 낮았다는 것이다. 뭐 오래된 기억에서 생각난 기사라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결혼과 육아에서 오는 힘겨움에 대해 말하라면 책을 한 권 쓰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 그만큼 이 책도 앉은 자리에서 몰입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결혼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봤지만 읽는다고 손해 보는 내용은 없고 유용한 팁도 굉장히 많다. 일단 마음의 정리가 된다. 결혼에 대해 번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방법도 고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이겠지만 아무래도 책이 손쉽다. 요새는 인터넷으로도 고민 상담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최종 선택과 책임은 나에게 있다.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 양성, 이 책이 부부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여자와 남자의 입장 차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많이 보이고 특히 책 뒷부분에서 육아하는 부부의 모습을 그린 만화는 내 모습과 배우자의 모습을 찍어낸듯해 놀라웠다. 그리고 팁을 보고 웃기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했다. 힘든 시기에 얼굴을 자주 보게 되면 싸우게 되는 상황을 타파하는 팁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음 생애를 기약하며 "네가 무조건 참아라."가 어떤 의미인지도 알게 된다.

명랑행복부부연구소의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제대로 배우자를 고르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결국은 결혼하면 배우자도 참아야 하지만 나도 배우자를 참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싸움은 안 하는 것이 좋고 싸우더라도 앙금이 남지 않은 마무리를 해야 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차라리 결혼은 안 하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결혼을 했고, 결혼은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았어도 힘든 결혼 생활을 이 책에서 나오는 팁을 잘 활용해보는 것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를 만나다 - 위대하지만 위험한 철학자
신성권 지음 / 하늘아래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상가의 이름들은 많이 알지만 책으로 사상을 만나는 일은 나에게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전공서적을 펴고 도서관에서 꿀잠 자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쉬운 내용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이다. 그런데 니체가 심리학자인 프로이트, 융, 아들러에게 큰 영향을 줬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니체의 글을 인용하는 것을 보면서 갑자기 궁금해졌다. 니체의 사상이 무엇인지.

#니체를 만나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책이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울지 얼마만큼 이해되면 책장을 넘길지 고민하면서 책을 펴들었다. 이름과 성별 말고는 아는 것이 없던 니체, 그의 사상과 생애를 알아가는 일은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기쁨을 주었다. 그리고 신성권 작가님의 풀이를 통해 니체의 저서들의 일부 내용과 전체 사상을 개략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니체는 모순과 혼동의 철학자다.(니체의 사상은 난해한 요소가 많으며, 그의 사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학자들의 견해가 엇갈리기도 한다. 니체가 이런 평을 듣게 된 것은 그의 글쓰기 스타일, 많은 분량의 작품, 그 당시 독자들에게 쉽게 이해되지 않으려는 그의 의도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5장 위험하게 살아라 본문 중 174쪽

니체는 25세에 대학교수가 되었을 만큼 천재였으나 1900년 57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정신이상에 시달리며 집필활동을 계속했고, 저서가 출판사에서도 외면받아도 자비로 출판할 만큼 본인의 사상과 철학을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사상을 실천했고 현재의 자신을 초월하는 초인의 삶을 살았다. 그의 삶의 고통과 장애를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반기며 그것에 매몰되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이 철학이라니, 예수나 부처님과 같은 삶 아닌가? 왜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했는지, 신을 지칭하는 말이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지금 세상은 기존의 질서와 사상에 도전하는 삶도 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마당에도 과격한 그의 표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 인간의 체제와 도덕성, 관습 등을 무조건 넘어서는데 목적을 두는 듯한 모순 가득한 느낌도 받게 된다.

천재의 삶을 동경하다가도 순탄치 않은 천재는 동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니체는 명백히 시대를 잘못 만난 사람이었다. 아니다. 엄청난 혁명가로서 개개인을 변화시킴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니체를 만나다 이 책에는 쇼펜하우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동안 쇼펜하우어가 자살을 조장하는 사상으로 유행했다고 알고 있긴 했는데 니체가 그의 사상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몰랐었다. 그리고 니체의 사상은 히틀러에게 영감을 줬고 범죄에 악용됐다는 사실도 말이다. 최근 법경제학 분야의 게임이론을 인용해 위안부 관련 논문을 쓴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를 많은 학자들이 규탄하고 있다. 여러 학자들은 현재 "학계가 전쟁 범죄를 정당화하는데 학문을 이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유대인들이 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어린 세대들에게 철저하게 교육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의 어린 세대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고 말한다. 니체의 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신성권 작가님의 노력도 여러 학자들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인간은 미래를 기대하면서도 두려워한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역술가를 찾아가기도 하고, 오늘의 운세나 올해의 운세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거나, 그 미래를 알려고 집착하는 것은 자신의 실존을 운명에 굴복시키는 것과 같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신이 미래를 직접 창조하는 것이다.

1장 삶은 곧 고통이다 본문 중 32쪽

자기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폄하하지 말라.

그런 태도는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경직되게 만든다.

무슨 일을 해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지금까지 살면서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자신을 항상 존귀한 인간으로 대하고 사랑하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결코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누구로부터 지탄받을 일도 저지르지 않게 된다. 그런 태도가 미래를 꿈꾸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마라.

<이 사람을 보라>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강공주 1
최사규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집에는 [애국의 등불]이라는 위인전도 있었고 역사 만화책을 읽고 또 읽었다. 학교 다닐 때는 역사 드라마도 좋아했다. 그러다 대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역사가 힘들어졌다. 우리가 배워온 기록의 역사와 실제 역사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일제강점기 즈음부터 기술되는 근현대사는 시험에서도 잘 안 나와서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그 고통 속에서 살아왔을 우리 선조들이 가엾어 보기 싫었던 것이었다. 아니면 정치에 매몰된 시대에서는 개인의 이야기들, 삶이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없어서였던 것도 같다.

전 세계적으로도 역사 속 사랑 이야기에는 신비한 힘이 있는지 소설, 영화, 뮤지컬로 영원히 회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동요, 신사임당, 장녹수, 장희빈, 어우동, 명성왕후, 선덕여왕 등등 소재도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평강공주의 사랑 이야기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소재가 된 적이 없었다. 평강공주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교과서에도 실려있어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나조차도 평강공주는 울보이고 유교 사회에서는 남편이 한 명이라서 어렸을 때 들은 대로 바보 온달과 결혼했다고 단순하게만 생각해왔다. 유교 교육을 받은 나 자신의 한계였다.

#평강공주라는 소설이 있다는 것은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 방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온달에 대해 재조명하는 기사를 보게 됐는데, 온달은 바보가 아니었고, 조정에 출사했을 때도 높은 벼슬을 처음부터 꿰찰 수 있었던 것도 출신이 보장되어 있지 않았다면 고대 계급제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와! 내 고정관념을 때리는, 기록 역사 안에 숨은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계속 반복되는 일상에서 왜?라는 물을 던지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도 왜?라고 물어보고 답을 기다리는 것도 아주 어렵다. 하지만 왜?를 시작하면 다른 것이 보이는 법이다. 평강공주는 왜 어렸을 적부터 울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됐을까? 전 세계적으로도 공주가 울보였다는 기록을 가지는 것이 참 어려울 터이다. 최사규 작가님은 고구려 내부 권력 다툼과 외부 외교 정세를 토대로 평강공주가 처한 상황을 짜임새 있고 치밀하게 제시한다. 열여섯이면 결혼을 해야 하고 고구려 내의 권력 다툼, 안학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의 이목을 손쉽게 모으면서도 쉽게 처분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 눈물을 쥐어짤 수밖에 없는 상황 말이다. 공주라면 쉽게 울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어엎는 평강공주, 진정 그녀는 처세의 천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 역사적 인물인 을지 해 중, 절노부 연 씨들, 온달

과 사 씨들, 상부 고씨들과 작가님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흑풍대와 별동대원들이 개성 있게 그려진다. 이야기 전개는 아주 빠르다. 역사적 이야기를 토대로 쓴 소설인지라 사건을 나열한다는 느낌도 있고, 궁중 말투 등에서 고증이 잘 된 말들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 몰입을 방해받은 점들이 있지만 읽어볼 만한 색다른 역사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요즘 유행하는 등장인물들의 외모와 재력을 중시하는 로맨스 소설과는 거리가 있지만 평강공주의 걸크러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접하면 좋을 듯하다. 표지가 꽃분홍에 노랑나비가 펄렁대지만 사실 소년들이 제일 재밌게 볼 수 있을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1권은 평강공주의 활약상이 많이 나오지만 왕과 귀족, 군대 내 권력 암투가 주 내용이다. 2권은 온달의 성장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소년의 성장물로서 소년들이 제일 재밌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