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인 첫째 공룡은 자연 과학에 관심이 많은 시기이다. 아직 한글을 모르기에 책을 읽어주는데 글이 많으면 한 권을 보기도 벅차다.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빨리 읽으라고 성화다. 이제는 좀 컸다고 물어보면 싫어하고 책보다는 영상을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잠자기 전 책 읽기는 지키려고 노력한다. 요즘에 과학 책으로 유명한 [스쿨버스] 책에서 사막동물을 구하라 편을 읽었는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자주 읽어달라고 조른다. 그래서 사막의 농부 책에서 나오는 동물들에 익숙해했다. 두 책 모두 접근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사막에서 동물들이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전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를 보면 귀엽다가도 한 시간 넘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힘에 부치기도 하다.
#사막의 농부, 이 책은 따뜻한 색감의 수채화로 이루어졌다. 우리 집 둘째 고양이는 익숙하지 않은 사막의 동물들과 그림들을 보면서 무서워했지만 첫째 공룡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무섭지 않다며 읽어달라고 했다. 씨앗에서 사막의 동식물과 사람이 나온다는 생각을 그림으로 멋지게 표현되어 있는 표지를 입체감 있게 제작하여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는데 이야기도 환상적인 데다 감동적이다. 사막의 농부 책은 자연 지식까지 쌓을 수 있을 정도로 동식물 그림이 사실적이고 부록의 사막 이야기와 사막에서 살아요 이야기로도 한참 동안 아이와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막에도 농부는 있을 것이다. 나와 아이들은 집에서 여러 채소를 키워봐서 수확의 기쁨을 안다. 사막의 농부가 수확의 기쁨을 알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을까? 농부가 씨를 심을 때는 우리도 어떤 씨앗을 심을까 설렜고, 농부가 슬퍼할 때는 아이들도 슬퍼하면서 같이 이야기해봤다. 글과 그림 의자 작가님도 사막의 농부를 그리면서 노력에 대해 생각해 보셨다고 했는데 세상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노력이라 할 수 없지만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은 세상에 수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희생, 노력, 책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결론은 내가 힘들었고, 노력했던 모든 것들이 주변은 물론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꼭 믿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같이 보냈던 시간들은 아이들과 더 돈독한 관계를 가져다주었고 아이들에 대한 고민들로 인해 나의 마음이 더 편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은 모르지만,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