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 - ‘이혼’은 남의 일일 것만 같은 ‘미혼’과 ‘신혼’들에게 또한 이 세상의 모든 부부들에게
명랑행복부부연구소 지음, 주복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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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맘스다이어리라는 앱에서 일기와 사진을 모아 책으로 엮고 있다. 아주 개인적인 일기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1년, 2년, 그보다 오래된 일기들과 사진들을 보면 그래도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그리고 가족의 기본인 부부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하게 된다. 어쩌다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참고 살고 있는가! 과거에 가졌던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읽어보면서 그런 일도 있었구나 생각도 해본다. 그때는 이렇게는 못 살겠다 하고 생각했던 일들이었지만 지금은 생각도 안 나다니... 사람의 기억력은 정말 선택적이구나. 과거의 내가 못 참았다면 지금의 나도 없을 거라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다. 역사에는 만약은 없고, 가족의 역사에도 만약은 있을 수 없지만 내가 결혼하기 전에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 양성, 이 책을 읽었다면 더 좋았겠지.

나의 경우 과거와 지금에도 하고 싶지 않았고 미래의 아이들에게 하게 하고 싶지 않은 1순위는 결혼식이다. 결혼이 아니라 결혼식! 결혼은 아주 개인적인 일이다. 그렇지만 결혼식을 해서 결혼 사실을 동네방네 알려야 한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다. 내 돈 쓰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당하는 괴로운 일이었다. 청첩장, 결혼식, 상견례, 집들이... 정상적인 결혼에서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의식들에 대처하는 법들이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에 잘 나와있다. 상당히 공감 가는 사실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이 의식들 때문에 고통받는 젊은 사람들이 아직도 많구나 싶다. 만약 내 아이들이라면 본인의 돈을 쓰면서 부모나 사회를 의식하는 허례 따위를 권하고 싶지 않다. 찬란한 결혼식을 하면 뭐 하는가? 결혼의 현실 속에서 허덕이는 부부들에게 결혼식의 추억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그저 첫 지옥의 문을 통과한 셈이라고 말하면 너무한가?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 이 책은 결혼 전과 신혼, 자녀를 양육하면서의 부부 갈등에 대처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쓴 다음 글이 인상적이었다.

명랑행복부부연구소는 결혼의 지속, 이혼의 권장 등 어떤 것도 지향하지 않는다. 그저 이 땅의 부부들이 명랑하고 행복한 길을 찾기 위한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에필로그 생존자의 증언 "결혼? 판타지는 없지만 살만하다" 본문 중 231쪽

그렇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갈 시기가 된다면 부모도 살만해지는 시기가 오고 조금 덜 싸우게 된다'라고 친구가 집에 왔을 때 친구의 배우자가 한 말이다. 아이들이 어리고 너무 힘들 때 나만 유난스럽게 힘든가 싶었는데 우연히 본 기사가 날 위로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어른들의 삶의 만족도가 아이가 어리고 남편이 있는 여자가 가장 낮았고, 그다음 아이가 어리고 아내가 없는 남자가 가장 낮았다는 것이다. 뭐 오래된 기억에서 생각난 기사라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결혼과 육아에서 오는 힘겨움에 대해 말하라면 책을 한 권 쓰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 그만큼 이 책도 앉은 자리에서 몰입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결혼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봤지만 읽는다고 손해 보는 내용은 없고 유용한 팁도 굉장히 많다. 일단 마음의 정리가 된다. 결혼에 대해 번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방법도 고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이겠지만 아무래도 책이 손쉽다. 요새는 인터넷으로도 고민 상담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최종 선택과 책임은 나에게 있다.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 양성, 이 책이 부부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여자와 남자의 입장 차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많이 보이고 특히 책 뒷부분에서 육아하는 부부의 모습을 그린 만화는 내 모습과 배우자의 모습을 찍어낸듯해 놀라웠다. 그리고 팁을 보고 웃기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했다. 힘든 시기에 얼굴을 자주 보게 되면 싸우게 되는 상황을 타파하는 팁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음 생애를 기약하며 "네가 무조건 참아라."가 어떤 의미인지도 알게 된다.

명랑행복부부연구소의 이혼에 대처하는 유능한 부부양성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제대로 배우자를 고르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결국은 결혼하면 배우자도 참아야 하지만 나도 배우자를 참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싸움은 안 하는 것이 좋고 싸우더라도 앙금이 남지 않은 마무리를 해야 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차라리 결혼은 안 하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결혼을 했고, 결혼은 현실이라는 사실을 알았어도 힘든 결혼 생활을 이 책에서 나오는 팁을 잘 활용해보는 것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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