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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속 숫자의 거짓말 - 정부와 여당, 기업, 정치가는 통계로 우리를 어떻게 속이고 있는가?
게르트 보스바흐 & 옌스 위르겐 코르프 지음, 강희진 옮김 / Gbrain(지브레인)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정부, 기업, 정치가는 통계로 어떻게 우리를 속이고 있는가?
통계 속 숫자의 거짓말을 밝혀보자.
총선이 다음 달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해주는 4년을 주기로 딱 2번 돌아오는 날 중에 하나이다.
이 때만 되면 정말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워진다. 지난 4년 동안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국정활동을 해왔는지, 혹은 상대방이 얼마나 국정운영을 엉망으로 진행했는지 끝없는 주장을 한다.
예전에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매우 잘 먹혀왔지만 요즘같이 SNS가 발달된 세상에서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은 ‘명예회손죄’로 고발당하기 쉽상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같은 주제를 놓고 대립하는 A씨와 B씨를 보면 그 근거가 사뭇 다르다.
둘 다 모두 통계자료를 그 근거로 이야기 하는데, A씨가 주장하는 것과 B씨가 주장하는 값이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통계의 속임수에 있다.
통계의 속임수 어떤 것이 있을까?
과거 우리가 잘 속는 속임수 중에 하나는 바로 ‘실업률’에 대한 자료였다.
“실업률”이란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실업자'의 비율로서 “실업률= (실업자/경제활동인구) × 100”로 표시된다.
이 비율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취업자와 실업자에 대한 비율을 각각 구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를 이용해서 실업률이 높아졌다 또는 낮아졌다를 발표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꼼수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실업자에는 단지 직장을 갖지 못한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실업자의 정의에 충족하려면 나는 직장을 갖고 싶지만, 직장에 가지 못했다라는 조건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따라서 근로능력이 있더라도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사가 없으면 계산에서 제외가 된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냐고?
요즘은 워낙 취업대란이기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을 유예한다. 왜?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는 것보다 학교를 다니면서 직장을 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사람들은 실질적으론 실업자이지만 통계적으론 실업자에 들어가지 못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공무원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 역시 학생신분으로 실업자에 속하지 않는다.
88만원 세대에 절망한 나머지 성년이 되었지만 취업을 포기하고 부모님 밑에서 용돈을 받는 어른(?)들도 있다. 이들 역시 취업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실업자에 속하지 않는다.
계속된 구직실패로 구직활동을 포기한고만 실망실업자의 속출하면 실업률은 낮아지는 묘한 현상을 부른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는 않지만 통계의 가정을 통해서 얼마든지 실제 현상을 왜곡할 수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책에 나온 사례는 모두 외국에 대한 것들이다.
그러한 점들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선진국 역시 필요에 따라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를 애용하는 것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적정한 논리와 그 논리를 뒷받침하는 통계자료는 그것에 대한 명쾌함과 믿음을 준다. 그러나 그 뒤에 숨겨진 눈속임은 없는지 항상 잘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통계는 의도자에 목적 따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업계에서 비밀이 아닌 비밀로 통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