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니타 프로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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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메이드다.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라. 당신은 나에 대해 뭘 아는가?”

메이드는 보통 호텔 객실 청소를 담당하는 여자를 이르는 단어다. 직업의 귀천 - 최근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직업의 귀천이 없다고 가르치는 건 직업의 귀천이 있기 때문이라는 뼈 때리는 대사를 날리기도,,, - 이 없다고는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객실의 내밀한 사정에 대해서는 눈 감고 귀 막고 오로지 청소만 하는 기계 같은 존재로 하찮게 치부하는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메이드’라는 지극히 평범한 소재와 달리 ‘당신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는 섬뜩한 소개 글로 시작한 글은 추리와 명랑 코믹(?)의 경계를 넘나들며 상당한 흡인력으로 책장을 넘기게 한다.

리전스 그랜드 호텔에서 메이드로 일하고 있는 여주인공 몰리.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다소 부족한 사람으로 그려지는 몰리는 꼼꼼한 청소 스킬과 질서정연함 그리고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기억력으로 부족한 소통 능력을 완벽하게 보완한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여느 때처럼 객실을 청소하던 몰리가 리전스 그랜드 호텔의 단골이자 부동산 재벌 찰스 블랙 회장의 시체를 발견하는 사건으로부터 출발한다.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않는 그림자 같은 메이드의 삶에 만족하고 있던 몰리의 일상은 찰스 블랙의 살인사건으로 인하여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보통의 추리소설의 살인사건 클리셰를 따라가듯 최초 발견자였던 몰리는 수사 과정에서 유력한 용의자로 전환되고,,, 모든 사람은 그저 그런 보잘것없는 메이드가 살인사건의 누명을 벗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판이다!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보고, 기억하는 메이드 몰리. 그녀는 수사를 혼선에 몰아넣으며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에 이른다. 과연 몰리가 나쁜 종자로 여기는 재벌 찰스 블랙을 살해한 진범은 누구일까?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품은 진범은 책을 끝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다. 오호~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범인과 조직에서 너무도 중요하지만 철저히 간과될 수 있었던 존재 메이드 몰리의 활약이 상상을 초월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 5일 만에 벌어진 사건! 질서정연함을 무기로 차근차근 사건을 풀어가는 몰리와 독특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있지만 진심을 다해 다른 이들을 대하는 몰리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친구들의 마음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몽글몽글하게 한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플로렌스 퓨를 얼마 전에 만나서 일까,,, 몰리 역의 플로렌스 퓨 주연으로 영화화가 확정되었다는 기사에 가족을 그리워하는 골디 락스의 표정이 겹쳐진다. 영화개봉되면 꼭 보러 가야지~ 완전 재미있을 듯!!

[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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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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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음침한 분위기가 감도는 무표정한 세 여인이 "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라는 제목과 사뭇 어울린다. 개미의 거장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떠올리게 하는 신인작가 조나탕 베르베르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첫 장편소설을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읽기 시작한다. 1888년 뉴욕을 배경으로 생계형 마술사 제니의 모험담은 19세기 심령주의를 이끌었던 폭스 자매의 실화를 소재로 흥미롭게 이어진다.

죽은 이의 영혼을 불러내는 영매가 비단 외국에서만 존재하지는 않았다. 우리네 무속에서도 심심하지 않게 등장하는 것이 영매일뿐더러 그렇게 등장한 심령들은 거짓과 사실의 경계를 오가며 남은 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곤 한다. 죽은 이를 그리는 마음을 그리는 산자들의 마음이야말로 심령주의가 활활 불타오르게 하는 매개라 하겠다.

가난한 마술사 제니는 어린아이들을 상대로 마술공연을 하며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한 탐정회사 핑커턴의 로버트가 제니를 찾아와 매력적인 제안을 한다. 거액의 보수와 함께 제안된 폭스 자매의 비밀을 찾고 있다는 로버트의 제안은 제니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충분히 의심이 생길만한 정황이만, 생활고와 호기심에 못 이겨 로버트의 제안을 받아들인 제니는 핑커턴의 요원이 되어 폭스 자매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가면을 조심해라. 가면을 너무 오래 쓰다 보면 가면 이 우리의 얼굴에 영원히 새겨지고 만다. 그러면 우리는 가면을 쓰기 이전의 우리가 누구였는지를 잊게 된다." (p.190)

제니가 비밀을 밝혀야 하는 폭스 자매는 죽은 이들과 소통하는 영매의 능력을 내세우며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폭발적 지지를 등에 업고 심령주의의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영혼과 대화하기 전 들리는 소리 "딱" 소리에 대한 비밀이야말로 폭스 자매의 비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들을 향해 거침없이 몸을 날리는 마술사 제니! 위험천만한 고비가 생길 때마다 침착하게 위기를 극복하며 폭스 자매의 비밀을 향해 다가가고, 제니의 끈질긴 집착은 마침내 안갯속에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폭스 자매의 조금은 허무한 비밀을 밝혀내기에 이른다.

점잖은 종교활동으로 중무장한 교회는 그들의 신자들을 빼앗으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폭스 자매의 심령술에 대한 비밀을 밝히기 위해 거액을 내걸고 탐정까지 고용한 걸 보면, 자신들의 권력을 잃고 싶지 않은 집단은 자신들의 세력에 반하는 이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일상인가 보다.

마술사와 탐정회사의 비밀 요원을 오가는 제니의 당찬 성장기가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더불어 핑커턴 요원 제니의 활동 사이사이 등장하는 마술에 심취했던 제니의 아버지 구스타프 마턴의 마술사의 길과 완벽한 요원을 키우기 위한 앨런 핑커턴의 핑커턴 지침서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제니가 핑커턴 요원으로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해준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심령들이잠들지않는그곳에서#조나탕베르베르#정혜용#열린책들#심령술#탐정수사#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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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피 다운 딜리
서지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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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시리즈와 리디북스 연재로 입소문을 탄 다피 다운 딜리가 책으로 출간됐다. 웹 소설 원작 종이책은 찔끔 찔끔 읽던 연재소설을 끊김 없이 색다른 재미를 선물한다. 이번에 읽게 된 다피 다운 딜리는 애독하는 네이버 시리즈에서 먼저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웹 소설 특유의 가독성이 있다. 짧은 시간 가볍게 머리를 식히며 읽기 좋다.

언덕 위 귀욤귀욤한 파란 지붕집과 하늘을 나는 코끼리 그리고 표지와 엇박자 느낌을 내고 있는 띠지 카피 "난 꿈을 잃어버렸어."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도 잠시 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 "마녀"에게 도움을 받는 첨언에 만화의 한 장면 같은 표지가 이해된다.

꿈을 잃어버린 작가 데샤드는 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 주마안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코끼리 데카르트와 함께 살고 있는 어린 현자 다포딜을 찾아간다. 현재의 삶의 습득으로 얻어진 지식이 아닌 이전의 나로부터 이어진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다포딜을 보며 데샤드는 마녀를 떠올린다. 정령들과의 계약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농사일도 데카르트와 함께 땀을 흘려가며 직접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지만, 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 시작한 농사일에서 데샤드는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쉴 새 없이 동물들의 소식을 몰고 오는 수다쟁이 코끼리 데카르트와 욕심내지 않고 소소한 대가를 받고 마을 사람들에게 지혜를 나눠주며 평온한 삶을 이어가는 어린 현자 다포딜을 바라보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 어느 날 갑자기 허무하게도 꿈을 잃어버린 데샤드와 그의 꿈을 찾아주기 위해 엄청난 대가라며 제안한 조건조차도 데샤드가 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뿐이다.

"내가 가진 미래 기억은 그때부터 역행을 하고 있는 거예요. 사람의 마음의 세계에는 시간의 방향성이 존재하지 않거든요. 물리 세계에서의 기억 0세부터 시작해서 올라가지만 마음의 세계는 그러한 제약이 없어요." (p.271)

엄청나게 재미있다거나 끝내주는 몰입감을 주는 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른들을 위한 힐링 동화로 추천하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쫓기듯 살아온 삶을 잠시 돌아보고 마음을 다독이는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어른의 시간을 체험하게 한다. 커다란 몸 때문에 문밖에서 자야 하는 데카르트를 위해 크기는 줄였지만 본래의 모습을 잃게 하고 싶지 않아 몸무게는 줄이지 않고, 음식을 얻기 위해 느림의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고 작은 즐거움에도 기뻐할 수 있는 어린 현자이자 작은 코끼리 데카르트의 친구 다포딜이 부럽기만 하다. 나는 언제쯤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데카르트 같은 코끼리라도 생겨야 가능한 일일지도,,, ㅋㅋ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하고(Daffy)."
다포딜이 대답했다.
"또한 비범하기도(Dilly) 하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름대로군."
데샤드는 말했다.
다포딜이 웃어 보였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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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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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무기 보유의 당위성을 화두로 던진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출간 후 3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국민 소설이다. 놀기에도 바빴던 그 시절 친구들과 약간을 허세를 더한 독서동아리 활동 중에 읽었던 책 중에 손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소설이었다. 가독성 좋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애국심이 샘솟게 하는 책이었달까~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품고 책을 읽는 불량 독서가 인 나에게도 인상적인 책이었다.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난 김진명 소설 “천년의 금서” 역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흥미로운 소재와 술술 읽히는 가독성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여교수 미진의 자살... 저항한 흔적도 없이 스스로를 해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자살 사건으로 수사는 종결되었지만 담당 수사관 목반장의 촉은 이유 없이 깨끗하게 세상을 저버린 여교수의 자살 사건에 대한 미련을 남긴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목반장에게 구세주처럼 등장한 미진의 친구 정서. 그는 미진이 남긴 다섯 개의 별자리와 짧은 메시지로 추리를 시작한다.

어쩌면 자살을 가장한 완벽한 타살일지도 모르는 미진의 죽음을 쫓던 정서는 또 한 명의 절친 은원에게 이르고,,, 충격적이게도 미진이 죽음을 맞이한 즈음 은 원마저도 사라져버린 사실을 마주한다. 두 개의 사건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 정서, 오래전 은원과 함께 사용하던 웹하드를 뒤지던 중 은원이 남긴 고서의 문장을 발견한다.

의문의 자살 사건은 어느새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의 근원이 되는 한(韓)의 뿌리를 찾기 시작한다. 무관심과 무지로 잊혀가는 중국의 욕심으로 묻혀가는 한(韓)의 뿌리를 찾아가는 은원과 정서의 발자취가 역사에 무지했던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명색이 역사학자이자 국사편찬 위원이고 대학에서 선생질을 하고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이 왜 대한민국인지, 한국인인 왜 한국인인지, 한반도가 왜 한반도인지, 도대체 그 한(韓)이라는 글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p.68)

지금까지 한(韓)이라는 글자에 무지했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역사는 승자에 의한 기록이라고 하지만 끊임없는 관심과 지키고자 하는 의지에 의한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전히 폭주하듯 주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독도가 일본의 영토임을 주장하는 일본의 망발을 막을 수 있는 관심과 의지가 절실한 때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천년의금서 #새움 #김진명 #문학 #한국소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한의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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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상담실 바다로 간 달팽이 23
박현숙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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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상의 문학작품이지만 구미호 식당 시리즈를 인상 깊게 읽고 있는 으른이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박현숙 작가의 신작 1등급 상담실을 읽기 시작한다. 상담실에조차 ‘1등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현실에서는 마음 둘 곳이 마땅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편이 씁쓸해진다.

문제의 1등급 상담실은 보통의 학교 상담실과는 많이 다르다. 성적, 친구관계 등을 주로 상담하는 학교 상담실과 달리 이번 책의 배경으로 등장한 상담실은 오로지 아이들의 연애 문제만 상담한다. 현실에서는 학부모의 반대로 절대 운영될 수 없는 재미있는 상담실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그 즈음의 아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에 해당하는 이성문제를 상담하는 상담실이라 혹하지 않을 수 없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무난하지만 존재감이 희미한 주인공 오신우. 눈에 띄지 않던 신우가 학교의 인싸 소라와 교제하게 되고, 자칭 타칭 연애박사 친구의 도움으로 소라와 교제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새로 산 옷과 깔 맞춤을 할 수 있는 빨간 구두를 갖고 싶어 하는 소라를 위해 중고마켓에서 소라의 마음에 드는 구두를 구매하지만,,, 빨간 구두는 소라와 신우의 사이를 갈라놓는 불행의 씨앗이 되어 엉겁결에 시작한 시작한 신우의 연애에 악연의 상처와 함께 불미스러운 사건의 주인공으로 신우를 몰아넣기에 이른다.

커다란 빨간 캐리어와 함께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등장한 또 한 사람! 바로 1급 상담실의 상담 선생님이다. 연애 문제만 상담한다는 것도 엽기적인데 아이들의 눈에 비치는 상담 선생님의 기행은 아이들이 그녀를 호기심과 두려움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상담쌤의 커다란 가방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천만 원에 빨간 구두를 사겠습니다"
중고마켓에서 헐값에 구매한 낡은 구두를 천만 원에 사겠다는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소중한 인연과 욕심을 버리기 어려운 물질을 사이에 둔 갈등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거다.

"인어라고, 인어 공주. 인간 세상 왕자를 짝사랑하다 다리를 얻고 목소리를 잃은 비운의 공주였지. 그러다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마녀에게 내 목소리를 판 것도 왕자를 죽이지 못한 것도 후회하지 않았다. (중략) 내가 좋아하니까 너도 나를 좋아해야 한다는 건 남의 마음을 내놓으라고 하는 거나 똑 같은 거지. 그러다 물거품이 되었지만 나는 죽지 않았어. 나는 물거품이 되어 떠내려가다 사랑을 만들고 인간들에게 보내는 곳에 도착했어.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해 본 사람만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야. 나는 그곳에서 임무를 얻었단다. (중략) 삼백 년 안에 간절하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들을 찾아서 구두를 한 켤레씩 주라는 임무였지. 삼백 년 안에 이 백 켤레를 다 나눠 주고 나면 나는 새롭게 생명을 얻게 되는 거야.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있어. 내가 태어나고 놀던 곳, 저 먼 바다로, 인어가 되어······." (p.262~263)

아이들의 귀여운 연애를 소재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 관계에 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박현숙 작가님 책은 - 매번 읽을 때마다 생각하게 되지만 - 너무 쉽게 맺고 끊어버리는 요즘의 관계를 반성하며 뒤돌아 보게 한다. 나와 인연을 맺은 많은 이들과의 관계 속에 얼마나 이기적인 마음을 담고 있을까,,, 순수한 사랑을 나누기엔 너무 많은 욕심으로 채워진 나를 바라보며, 그저 순수한 마음 한자락을 내어줄 수 있는 인연을 그리워하게 된다.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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