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끔찍한 내용의 연극 또는 슬프고 끔찍한 사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단어 “참극” 오늘 리뷰하는 ‘미로장의 참극’은 미로장이라는 조금 독특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의문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바, 후자의 슬프고 끔찍한 사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하겠다. 제목만큼이나 음침한 느낌의 표지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미로장(명랑장)은 과거 후루다테 다넨도라는 귀족이 지은 별장으로 곳곳에 비밀공간이나 장치들이 숨어있다. 오래전 아내의 불륜을 의심했던 다넨도의 아들 가즌도는 아내와 그녀의 불륜 상대라 여겼던 사촌의 팔을 자르고 가즌도 또한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참극이 벌어진 장소이기도 하다. 기묘한 장소에서 일어났던 참극은 한쪽 팔이 잘린 시즈마의 행방에 의문을 남기고 잊히는 듯하지만,,,,미로장의 현재 주인 사노자키는 미로장과 함께 가즌도의 아들 다쓴도의 아내 시즈코를 함께 사들인(?) 기행의 주인공으로 시즈마로 추정되는 외팔이 남자가 미로장을 방문했다 사라진 기묘한 사건의 해결을 의뢰하기 위해 간다이치 고스케를 초청하는데,,, 간다이치가 사라진 외팔이 남자를 추적하기 시작한 순간 다쓴도를 시작으로 의문의 죽음이 이어진다.귀족이라는 허울 아래 허영에 가득 찬 후루다테 일가는 비밀로 가득 찬 명랑장을 만들고 의문을 가득 품은 명랑장은 의문을 살인을 위한 밀실이 되어 사람을 하나 둘 잡아 가둔다. 명랑장에 모인 모든 사람이 용의자가 되고 연달아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사건... 허술해 보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국민 탐정 긴다이치에게서 ‘당신이 범인입니다’라는 짜릿한 문장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미로장의 참극은 끝이 난다. 긴다이치 고스케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찬사가 조금도 부족하지않은 미스터리소설이었다~[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소시오패스’라 정의한다. 소시오패스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속에 존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인구의 5% 정도가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것도 모자라 전 인구의 5%라 하면 20명 중 한 명이 소시오패스라고 한다면, 어쩌면 내가 그들과 같은 부류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직면하게 된다. “내 이름은 패트릭 갸그니, 소시오패스다”도발적인 소개 글의 주인공, 온갖 곳에서 훔친 물건들로 가득 찬 비밀 상자를 가지고 있는 초등학생 패트릭.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도,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는 아이의 감정이 안타까움을 넘어 서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의치 않고 도둑질을 비롯한 일탈 뒤에 쾌락과 해방감을 느끼는 아이의 서사가 할 말을 잊게 한다. “나는 말보다 도둑질을 먼저 배웠다”타인에 대한 공감과 죄책감 없이 나쁜 일을 저지르지만,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싶은 소시오패스 패트릭. 어린 시절 자신의 일탈을 털어놓는 패트릭에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 준 엄마와 성인이 된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아빠를 계기로 소시오패스 치료에 깊게 빠져든 패트릭.그러던 중,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모습에 호감을 품고 사랑하게 된 데이비드. 얼마간 일상의 평온함을 찾은 듯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녀의 일탈에 한계를 느끼는 데이비드로 인해 또다시 삐거덕거리는 패트릭의 일상. 그녀는 영원히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고 평온한 삶을 이어갈 수 있을까...소시오패스 = 사이코패스라고 여기던 나의 편파적인 생각을 흐트러뜨린다. 잘못된 행동을 인지하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소시오패스와 감정이 결여돼 스스로의 범죄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극단적 범죄를 일으키는 사이코패스. 사회학적 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되는 소시오패스가 전 인구의 5%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적절한 도움만으로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음에도 그럴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말미암아 내 안의 무뢰한을 달래고 싶은 패트릭의 고군분투를 응원하게 된다.
불안과 절망, 같은 듯 다른 단어와 방향 잃은 삶을 위한 나침반이라는 부제로 만난 쇼펜하우어와 니체. 철학이라는 조금 무거운 주제를 만날 때면 왠지 움츠려들지만 이번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만나보기로 한다. 후회, 관계, 인생 그리고 자기다움. 결국은 자기다움만으로 채울 수 있는 인생을 위한 나침반 같은 책이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지혜로 유명한 쇼펜하우어와 참된 용기로 살아갈 수 있는 나다움을 강조하는 니체가 불안과 절망의 같은 듯 다른 이미지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고통으로 점철된 삶이지만 고통을 당당하게 마주하는 것만이 진정한 평온과 행복을 만든다고 믿는 저자의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저절로 떠오른 기도문이 있었다. 영화 속에 인용되었던 대사로 기억에 남아 있는 기도문이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이루기 어려운 기도문이지만 평온함과 용기로 세상과 맞닥뜨릴 수 있는 힘을 얻게 한다는 기도문으로 주인공들에게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기도문이었다. 불안과 절망. 일분일초도 긴장 없이 살 수 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불안과 절망, 고통이 없는 일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이 다른 듯하지만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조언으로 가득 채워진 강용수 작가의 이 책은 우리네의 불안과 절망을 보듬어 주는 위로와 격려를 건네기에 부족함이 없다. 삶의 고통 앞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후회를 했던 쇼펜하우어와 다시 한번이라는 용기를 강조했던 니체는 우리네 일상이 늘 행복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평온함과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지혜를 찾는 여정을 삶의 진정한 여정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오늘 하루도 힘겨운 시간을 견뎌냈다면, 그래서 종종 삶에 회의가 든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니체의 권유대로 와인 한 잔과 음악으로 삶에 쉼표를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p.31)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미술에 완전히 문외한인 나도 접해본 경험이 많다. 그의 순탄하지 않은 삶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생을 소재로 한 영화, 뮤지컬, 도서까지 여러 장르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가깝게는 지난 9월 재개봉한 유화 애니 러빙 빈센트부터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까지 살아생전 단 한 점의 그림을 판매했던 불우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일생을 그의 작품을 배경으로 흐르는 콘텐츠들이 고흐의 파란만장했던 짧은 인생을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던 그의 아포리즘을 찾아보게 한다. 유화 애니 러빙 빈센트를 본지 오래지 않아 유화로 펼쳐졌던 장면이 눈앞에 흐른다. 밤 하늘 같았던 고흐의 삶과 별을 떠오르게 했던 화가 하지만 너무나 곤궁하고 외로웠던 그의 삶이 안타깝기만 하다. 거창하게 부제 ‘아포리즘’을 인용하긴 했지만,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던 터라 초록 창의 도움을 받아 개념을 찾아본다. 사전적 의미의 ‘아포리즘’은 신조, 원리, 진리 등을 간결하고 압축적인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로 정의된다. 사전적 정의만으로도 오늘 리뷰하는 고흐가 바로 본 세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짧은 글들에 대한 부제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반 고흐의 아포리즘’이 이해된다. 고흐가 바라본 세상은 고흐의 생애와 작품을 다룬 1부와 고흐의 아포리즘을 담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묵직한 느낌의 책일 것 같았던 첫인상과 달리 1부에서는 그의 생을 되짚어 보고, 2부에서는 짧은 글들로 그의 신념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구성이다. 화가도 그림도 잘 모르지만, 푸르도록 시린 밤을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강렬한 생존을 느끼게 하는 해바라기 그리고 삶을 놓아버린 듯한 자화상까지 고흐의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