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 마름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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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어릴 적 엄마는 계몽사 세계전집을 할부로 사주었다. 오빠를 위한 책이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불우했던 가정을 잊고 싶어서 도망쳤던 곳이 책이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소설, 만화, 무협지 등 책 속에는 나를 괴롭히는 현실이 없었고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공부는 해서 뭐 하나 했던 암울했던 시간. 책이 있어서 버텼다.

 

그리고 책을 잊고 살았다. 사느라 바빴는데 아이들 키우고 어느 정도 시간이 여유로울 때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다시 만난 책과 이번에는 독서모임이 있었다. 더 다양한 책을 읽고 나누다 보니 어느새 책 중독자처럼 책을 읽어 내려가고 있다. 잠깐 일하는 시간을 1년 정도 가졌는데 그 이후 더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건 읽기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내 자신이 사라져버리고 소진되어 버린 느낌. 책을 읽지 못하면 그랬다. 모르는 건 읽어서 알고 싶고 아는 건 읽어서 더 알고 싶은 욕심이 났다. 읽고 싶은 책이 보이면 서평 신청을 하고 책 모임을 하고 따로 읽고 싶은 책은 또 빌려서, 사서 읽는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토론하는 시간이 너무 좋고 함께 책을 통해 나누는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돈이 되지도 않는 책 읽기는 중요하고 소중하다. 나를 나로 있게 하는 버팀목같은 것.

 

이 책을 읽고 나의 읽기가 생각났다.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으면 좋아서라고 답하는데 진짜 좋다. 어쩔 수 없이 못하니까 몸살이 날 것 같고 다시 하면 너무 좋은 것. 나는 읽기다. 작가님은 쓰기. 우여곡절 끝에 내린 결론은 다시 글쓰기였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란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벗어날 수 없는 거다.

 

나는 어느 한순간도 글쓰기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의식 차원에서는 내려 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내 정신의 압도적인 영토를 점령하는 무의식은 알고 있었다. 내가, 전혀 글쓰기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p.208)

 

부제가 말해주듯 먹고사니즘부터 글쓰기 세계의 이면까지 다 까발려 주는 재미난 책이다. 진짜 재밌다. 혼자 거실에서 읽다가 짠해서 눈물 나고 작가님의 솔직함에 깜짝 놀라기를 여러 번.

 

문학상에서 수상을 하고 본인을 천재작가라 칭하고 자만심이 일었던 모습, 그 이후 여러 작품들을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며 다른 공부를 했던 모습, 그럼 에도 결국 쓸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는 모습. 거절당하던 시절의 상황을 타인의 평가와 거절에 적절하게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며 아등바등 시간 견디기 미션이라 표현한 부분에서는 왠지 모를 거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같다는 공감을 느꼈다.

 

출판이 되든 되지 않든, 베스트셀러가 되든 되지 않든, 사회적인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감각하고 경험한 모든 것을 부지런히 글로 옮기도록 코딩된 그런 생물이었다.’ (p.210) 라는 글은 작가님의 일종의 자기 고백처럼 느껴졌다.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진 작가님을 어느새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렇게 재미난 글 계속 써주세요!’ 라고.

 

자신을 자아상이 비자본주의적 동기가 자본주의적 동기보다 눈곱만큼이라도 더 많이 들어있는 삶을 영위하려고 버둥거리는 유한한 사피엔스 종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작가님이 보였다. 솔직한 그의 말에 더 깊은 신뢰가 느껴지고 단단함이 전해진다. 일종의 영업 비밀도 술술 풀어내는 작가님에게 단단히 매혹당했다. 솔직한 자기 고백에 심쿵 할 책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이다.

 

작가의 핵심 정체성은 무엇인가. ‘거절이다. 작가로 살아가던 어느 날, 불현듯 이것을 알게 되었다. (p.313)

 

나는 왜 쓰는가? 인정받기 위해 쓴다. 속임수나 얄팍한 술수가 아닌 뜨겁고 묵직한 가슴으로 덤벼들어 제대로인정받기 위해 쓴다. (p.231)

 

작가와 편집자는 독특하고 깊고 처절한 관계에 돌입하게 된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상대의 영혼 핵심부에 돌입해 들어가 그 세계와 씨름해야 하기에, 필수적으로 가까워지게 된다. 이 과정은 두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까워지는 과정에 호감이 개입하든 개입하지 않든, 강제적으로 이루어진다. (pp.273~274)

 

@marmmo.pres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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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키친 - 농장 공장 주방
박찬용 지음 / 에이치비프레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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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키친>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식품 제조 현장을 취재해 뉴스레터로 소개하는 콘덴츠로 시작되었다. 저자는 20217월부터 20235월까지 40여 곳의 식품 제조와 식재료 재배 현장을 방문하여 취재했다. 현대 한국 사회의 가정 주방의 특징은 요리 기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꼽는다. 나만 해도 반조리 식품이나 밀키트를 자주 이용하고 외식을 하기도 하니. 점점 가정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차려 먹지 않고 간편하게 앱을 통해 배달음식을 먹기도 하는 이 시대에 주방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거대한 주방인 식품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즉석밥, 종이컵, 요거트, 만두, 라면, 커피, 초콜릿, 아이스크림,명란, 얼음등을 소개하고 식품연구소를 방문하여 도넛, 피자, 프레즐, 치즈, 치킨을 소개한다.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프로의 주방으로는 카레, 타코, 버거, 치킨, 만두, 돈까스, 중국집을 함께 여행한다. 이외에도 살아있는 주방으로 농장을 들어 딸기, 포도, 미나리, , 당근, 문어 등을 산지로 가서 직접 취재한다.

 

그중 덕화명란이 소개 되었는데 나도 먹어본 제품이라 반가웠다. 상급 재료를 골라서 저염 명란과 한국형 양념 명란을 만들어 계속 연구하고 판매한다.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가게를 찾아가서 취재하는 것은 지금의 음식을 남기는 의미있는 작업이다. 또한, 그 음식에 대한 만든이의 마음과 오랜 시간 지켜왔던 것들의 전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부산에 있는 만두집 상해 만두와 양가손만두는 읽는 내내 사진속 만두가 먹고 싶어 혼났다. 직접 만두피를 밀어 만든 만두는 소와 잘 어울리고 배고픈 이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부산에는 유독 밀가루를 재료로 기술과 정성을 들여 맛을 내는 가게들이 많다. 식물가가 저렴해서 일까, 부동산시세가 아직 서울만큼 비싸지는 않아서일까, 아니면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이 남아 있어서 일까. 아마 그 모든 게 이유일 것이다.’ (p.260)

 

저자가 방문한 가게들의 공통점은 깨끗한 부엌, 맛있는 음식, 그리고 여러 번 온 듯한 손님들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본이라고 하는 것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오랫동안 가게를 하면서 역설적으로 기본을 지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가늠해보게 된다.

 

손가락만 클릭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음식들, 밤에 주문해도 아침이면 집 앞에 배달해주는 샛별 배송 등. 우리는 편한 생활을 하는데 그 이면에는 많은 이의 노력이 있음을 책을 통해 생각해 본다. 제주의 밭에서 뽑아 올라온 당근, 청도에서 올라온 미나리, 철원의 와사비, 하동의 밤 등...내가 주문한 것들의 원산지는 생각해 보지 않고 클릭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있기에 우리의 식탁이 풍성해진다. 공장에서 생산된 것도, 농장에서 생산된 것도 그 수고로움은 하나다. 하나하나의 수고로움이 제대로 인정받고 소중하게 생각되기를 바래본다.

 

현대 사회의 개별 인간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와 권한을 갖고 있다. 배달앱을 비롯한 모바일 플랫폼 덕에 약 10년 전만 해도 생각도 못했을 정도의 다양한 상품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편리하게, 빠르게. 문명의 쾌거 수준의 발달이다. 그러나 원재료가 나오는 현장에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위험과 고난이 있다. (p.431)

 

@hbpress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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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 일상을 파고든 마약의 모든 것
양성관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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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파고드는 마약의 모든 것

 

마약을 투약하다가 걸렸다는 연예인,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하고 구매한다는 일반인들, 요즘 뉴스에 마약 관련 뉴스가 자주 보도된다. 뉴스로 나오는 것이 이 정도면 실제로는 더 많으리라 생각했다. 게다가 하이쿠키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런...마약 쿠키였다!!!

 

1부 마약하는 사회에서는 마약을 처음 접하게 되는 과정, 중독, 결말, 희망 (치료)에 대해 서술하고 2부 마약 파는 사회에서는 마약을 재배하는 나라들, 마약의 역사, 그리고 우리나라의 마약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마약은 알면 알수록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 과거에 중독의 위험을 모르고 혹은 알면서도 외면한 채 약으로 쓰였고, 국민을 정부의 마음대로 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던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약은 약이되 약이 아닌 무서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마약을 성분과 의학적 사용에 따라 구분하는데 마약을 하는 사람들은 흥분제, 진정제, 환각제로 나뉜다. 신종 마약들로는 여러 가지 계열을 섞어서 마약을 만든다고 하니 놀라움 따름이다. 마약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나쁜지, 나쁜지 알면서도 왜 마약 농사를 짓고 마약을 파는지의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더불어 우리가 마약하는 마음이 되지 않도록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며, 이는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고 제도적 장치가 더 개선되어야 함을 느꼈다. 그런데 2023년 보건복지부예산 중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사업예산은 전년과 같다. 정부는 말로만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예산증액을 책정하길 바란다. 모두 일독하길 권하고 싶은 책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마약을 “(1) 약물 사용의 욕구가 강제에 이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2)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내성) (3) 사용 중지 시 온몸이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고 (금단 증상) (4) 개인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이라고 정의한다. (p.43)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펜터민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군인들은 전쟁에서 메스암페타민으로 두려움을 극복하고(심지어 가미카제 같은 자살 특공대가 되기도 했다), 운동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코카인으로 투쟁심을 높이고,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암페타민으로 졸음을 쫓으며 집중력을 높이고, 노동자들은 농장이나 공장에서 카트나 코카인잎을 씹으며 피곤을 느끼지 않고 더 긴 시간 일한다.’ (pp.65~66)

 

스티브 잡스와 에릭 크랩튼, 존 레넌, 지미 헨드릭스, 리차드 파인먼, 올더스 헉슬리등의 유명인들은 LSD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또한, 알코올 중독인 사람이 마약중독에 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무직자가 31.5%, 회사원 6.2%, 예술/연예계 종사자 0.4%이다. 현실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마약을 더 많이 하고 가난은 만성 통증처럼 마약에 중독될 확률을 높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약 투약자 중 한 달 수입이 50만원 미만인 비율이 절반이 넘는 52.2%에 달한다. 가난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마약만이 아니고, 가난한 사람이 더 아프고 알코올에 더 취약하다. 가난하면 치료를 못해 더 아프고, 아프니까 일을 할 수 없어서 더 가난해진다. 마약도 마찬가지로 가난해서 마약을 하고, 마약을 하니 가난해진다.

 

단순 투약으로 시작했다가 중독에 이르고 결국엔 알선과 판매로 피해자에서 마약을 퍼뜨리는 가해자로 변한다. 마약중독자에서 마약판매상으로, 환자에서 범죄자로 탈바꿈한다. (P.135)

 

마약은 저주받은 마법이다. 몸이나 마음이 아파서, 혹은 호기심이나 유혹 등의 이유로 시작해 잠시 천국을 경험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헤어 나올 수 없는 지옥이다. (p.152)

 

콜롬비아 농부는 커피 대신 코카를, 동남아시아 농부는 쌀 대신 양귀비와 메스암페타민을, 아프가니스탄 농부는 밀 대신 양귀비를 재배한다. 커피가 농부의 손에서 우리의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기까지 수십 단계를 거치는 것처럼 마약 또한 그렇다. 하나의 상품인 마약은 철저히 분업화된 시스템을 거쳐 생산된 후 각국 정부의 감시를 피해 국경을 넘어 소비자의 몸 안으로 들어간다. (P.167)

 

북한산 필로폰은 순도가 98~100%로 전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흥남제약공장의 지하 2층에 있는 5직장에서 박사급 인력들이 국가의 명령 아래 전문적으로 필로폰을 생산한다. (p.227)

 

 

@hippocrates_book 감사합니다.


-마약중독자는 국가의 전액지원하에 전국 21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 병원에서 치료 받을 수 있다. 병원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오로지 치료만 한다. 비밀을 보장한다.

한국마약퇴치운동동부 상담전화

1899-0893

전화 한 통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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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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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를 흔드는 환상괴담집이라는 수식어가 찰떡인 소설집이다. 정식 출간에 앞서 네 작품이 담긴 가제본을 받았다.

 

표제작인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감염>은 인간의 욕망과 공포의 심연을 마주하게 하는 하이퍼리얼리즘의 세계로 초대한다.

 

소설은 인간이 가진 일그러진 폭력에 대해 말한다. 학폭, 폭력의 전염과 중독, 가학적인 폭력에 물들고, 알 수 없는 분노와 타인을 지배하는 욕망 등 소름 끼치는 괴담들이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에서 나오는 4명의 남자들이 겪는 기괴한 사건들은 마지막 전말을 알고 서늘한 공포가 느껴졌다. 밤에 골목길 혼자 못 다니겠다. CCTV 있는 곳으로만 다니자.

 

<감염>은 독특한 소설이었다. 어느 날 이상한 부탁을 받은 남자가 원치 않았던 폭력을 하게 되나 어느새 그 행위에 젖어 들어 폭력을 행하는 것에 무감해지고 결국엔 그에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며 두려움이 느껴졌다.

 

4편의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폭력이 아닐까. 물리적인 폭력, 정신적인 폭력 등으로 가해를 하고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비논리적인 사회를 작가는 환상괴담소설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모든 작품이 기괴하고 폭력적이며 날카로운 것으로 신경을 긁는 듯 불편한 소설집이었다.

 

점점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무감하게 반응하고 멀리 있는 폭력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 속 잔인한 폭력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폭력과 악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악이 먼저일까 폭력이 먼저일까.

이런 복잡한 생각 중에도 나머지 6편의 이야기가 매우 기대되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이다.

 

, 남자 노인 트라우마 생길 듯.

 

-나는 집에 있다. 그와 함께 있다. 기다리고 있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또한 당신의 원혼과 함께.

 

-“저를 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동작을 반복하다보니, 마음이 원하지 않는데 있는 힘껏 몸을 움직여 내가 느끼지 않는 고통을 타인에게 가한다는 그 부자연스러운 행위는 기이한,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더없이 혐오스러운-쾌감을 가져다 주었다.

 

-바로 내 손 아래에서 다른 사람의 육체가 굴복하던 느낌-그 강렬한 경험이 마치 실제처럼 되살아났고, 그 순간이 불현 듯 그리워졌다.

 

@purplerain.pub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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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한옥 - 도심 속에서 다른 삶을 짓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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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다른 삶을 짓다

 

이 책은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린 한옥에 대한 칼럼을 선별해 엮은 것으로,사는 이가 저마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개축 또는 신축한 한옥을 기자들이 직접 찾아다니며 취재했다. -책날개 소개

 

 

한옥이라는 단어의 하나라는 의미도 있지만 한가득’, ‘한아름과 같이 전체라는 의미가 있고 은 하늘에서 집 안으로 화살이 날아 와 박힌 모습을 표현한 글자다. 한옥은 시작이면서 모든 것이기도 한 생명 정신을 담은 집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옥이라는 단어의 뜻을 풀이한 건축사무소착착 스튜디오의 김대균대표의 말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한옥이 소개된다. 그들이 한옥에 살게 된 이유, 어떻게 고치고 살고 있는지, 한옥살이의 의미 등 책을 통해 한옥 집들이에 초대된다.

 

아파트의 편리함에 젖어 주택 생활을 꿈꾸지만 한옥은 더 접근하기 어려운 주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삶의 지향점에 맞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나를 담는 그릇인 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가운데 마당이 있는 ㅁ 자 형태의 집을 보면서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된다. 나 한옥 좋아했구나.

 

책 속에 소개된 한옥 스테이도 흥미로워 꼭 방문해 보고 싶다. 또한, 한옥 갤러리인 지우헌어리석음을 깨닫는 집이라는 뜻으로 신영복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하는데 그 이름을 생각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가져 보고 싶기도 하다. 쉴 공간은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나는 집보다 바깥을 더 좋아한다. 바람이 불고 탁 트인 공간. 한옥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바람 한 점 새지 않는 꽉 닫힌 공간이 아닌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 그래서일까 계절과 날씨를 느끼고 아침과 밤을 느낄 수 있는 집은 내 몸과 마음이 하늘과 땅에 연결되어 있음을 저절로 느끼게 해준다’(p.6)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공간과 비움, 자연이 어우러진 집.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공간으로의 여행을 다녀오게 해주는 책 <더 한옥>이다.

 

단순하고 심플하게 비우고 낮춰 공간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한옥을 통해 이야기하고픈 의 진정한 의미일 터.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지금이 반가운 이유다. (p.061)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가 저라는 사람에게도, 작업에도 아주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어떤 공간은 작아서 오히려 더 아름답다. 최희주 작가의 한옥도 그런 곳이다. 일상의에 기쁨을 주는 자그마한 작품과 이를 짓는 사람, 그리고 이들 모두를 아늑하게 품은 장소. 앞으로는 이곳에서 또 어떤 아름다움이 탄생하게 될까. (p.111)

 

수많은 공간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인 만큼 오히려 건축은 무던하고 조용한 배경이 되어 중심을 잡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p.136)

 

나무 한 그루를 그려도 나무와 내가 서로 동등한 관계로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예술이 성립된다고 봐요. 생명주의 사상이 여전히 강세였다면 지금 우리 삶이 이렇게까지 척박해지지는 않았겠지요. 예술의 기능이란 그런 사라진 것을 부활시키고 환기시켜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그림만이 아니라 이 공간도 제 작품이나 마찬가지예요. (p.155)

 

@dh_book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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