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키친 - 농장 공장 주방
박찬용 지음 / 에이치비프레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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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키친>은 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식품 제조 현장을 취재해 뉴스레터로 소개하는 콘덴츠로 시작되었다. 저자는 20217월부터 20235월까지 40여 곳의 식품 제조와 식재료 재배 현장을 방문하여 취재했다. 현대 한국 사회의 가정 주방의 특징은 요리 기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꼽는다. 나만 해도 반조리 식품이나 밀키트를 자주 이용하고 외식을 하기도 하니. 점점 가정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다 차려 먹지 않고 간편하게 앱을 통해 배달음식을 먹기도 하는 이 시대에 주방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거대한 주방인 식품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즉석밥, 종이컵, 요거트, 만두, 라면, 커피, 초콜릿, 아이스크림,명란, 얼음등을 소개하고 식품연구소를 방문하여 도넛, 피자, 프레즐, 치즈, 치킨을 소개한다.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프로의 주방으로는 카레, 타코, 버거, 치킨, 만두, 돈까스, 중국집을 함께 여행한다. 이외에도 살아있는 주방으로 농장을 들어 딸기, 포도, 미나리, , 당근, 문어 등을 산지로 가서 직접 취재한다.

 

그중 덕화명란이 소개 되었는데 나도 먹어본 제품이라 반가웠다. 상급 재료를 골라서 저염 명란과 한국형 양념 명란을 만들어 계속 연구하고 판매한다.

 

오랜 시간 한 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가게를 찾아가서 취재하는 것은 지금의 음식을 남기는 의미있는 작업이다. 또한, 그 음식에 대한 만든이의 마음과 오랜 시간 지켜왔던 것들의 전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부산에 있는 만두집 상해 만두와 양가손만두는 읽는 내내 사진속 만두가 먹고 싶어 혼났다. 직접 만두피를 밀어 만든 만두는 소와 잘 어울리고 배고픈 이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부산에는 유독 밀가루를 재료로 기술과 정성을 들여 맛을 내는 가게들이 많다. 식물가가 저렴해서 일까, 부동산시세가 아직 서울만큼 비싸지는 않아서일까, 아니면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이 남아 있어서 일까. 아마 그 모든 게 이유일 것이다.’ (p.260)

 

저자가 방문한 가게들의 공통점은 깨끗한 부엌, 맛있는 음식, 그리고 여러 번 온 듯한 손님들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본이라고 하는 것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오랫동안 가게를 하면서 역설적으로 기본을 지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까 가늠해보게 된다.

 

손가락만 클릭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음식들, 밤에 주문해도 아침이면 집 앞에 배달해주는 샛별 배송 등. 우리는 편한 생활을 하는데 그 이면에는 많은 이의 노력이 있음을 책을 통해 생각해 본다. 제주의 밭에서 뽑아 올라온 당근, 청도에서 올라온 미나리, 철원의 와사비, 하동의 밤 등...내가 주문한 것들의 원산지는 생각해 보지 않고 클릭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있기에 우리의 식탁이 풍성해진다. 공장에서 생산된 것도, 농장에서 생산된 것도 그 수고로움은 하나다. 하나하나의 수고로움이 제대로 인정받고 소중하게 생각되기를 바래본다.

 

현대 사회의 개별 인간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와 권한을 갖고 있다. 배달앱을 비롯한 모바일 플랫폼 덕에 약 10년 전만 해도 생각도 못했을 정도의 다양한 상품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편리하게, 빠르게. 문명의 쾌거 수준의 발달이다. 그러나 원재료가 나오는 현장에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위험과 고난이 있다. (p.431)

 

@hbpress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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