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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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를 흔드는 환상괴담집이라는 수식어가 찰떡인 소설집이다. 정식 출간에 앞서 네 작품이 담긴 가제본을 받았다.

 

표제작인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감염>은 인간의 욕망과 공포의 심연을 마주하게 하는 하이퍼리얼리즘의 세계로 초대한다.

 

소설은 인간이 가진 일그러진 폭력에 대해 말한다. 학폭, 폭력의 전염과 중독, 가학적인 폭력에 물들고, 알 수 없는 분노와 타인을 지배하는 욕망 등 소름 끼치는 괴담들이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에서 나오는 4명의 남자들이 겪는 기괴한 사건들은 마지막 전말을 알고 서늘한 공포가 느껴졌다. 밤에 골목길 혼자 못 다니겠다. CCTV 있는 곳으로만 다니자.

 

<감염>은 독특한 소설이었다. 어느 날 이상한 부탁을 받은 남자가 원치 않았던 폭력을 하게 되나 어느새 그 행위에 젖어 들어 폭력을 행하는 것에 무감해지고 결국엔 그에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며 두려움이 느껴졌다.

 

4편의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폭력이 아닐까. 물리적인 폭력, 정신적인 폭력 등으로 가해를 하고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 비논리적인 사회를 작가는 환상괴담소설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모든 작품이 기괴하고 폭력적이며 날카로운 것으로 신경을 긁는 듯 불편한 소설집이었다.

 

점점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무감하게 반응하고 멀리 있는 폭력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 속 잔인한 폭력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폭력과 악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악이 먼저일까 폭력이 먼저일까.

이런 복잡한 생각 중에도 나머지 6편의 이야기가 매우 기대되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이다.

 

, 남자 노인 트라우마 생길 듯.

 

-나는 집에 있다. 그와 함께 있다. 기다리고 있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또한 당신의 원혼과 함께.

 

-“저를 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동작을 반복하다보니, 마음이 원하지 않는데 있는 힘껏 몸을 움직여 내가 느끼지 않는 고통을 타인에게 가한다는 그 부자연스러운 행위는 기이한,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더없이 혐오스러운-쾌감을 가져다 주었다.

 

-바로 내 손 아래에서 다른 사람의 육체가 굴복하던 느낌-그 강렬한 경험이 마치 실제처럼 되살아났고, 그 순간이 불현 듯 그리워졌다.

 

@purplerain.pub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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