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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당신에게 남긴 것들 - 꿈 기록과 필사로 깨어나는 30일
문심춘 지음 / 그루칸 / 2025년 12월
평점 :

20년 동안 꿈을 기록해온 저자 문심춘의 『밤이 내게 남긴 것들』은 단순한 꿈 일기를 넘어, 꿈을 통해 내가 잊고 지냈던 감정과 알아차리지 못한 욕구, 애써 덮어두었던 상처를 마주하게 하는 책이다. 꿈은 무의식의 언어라는 말이 이 책을 통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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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구스타프 융은 꿈이 개인적 무의식뿐 아니라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집단 무의식과 연결된 통로라고 보았다. 그는 인간의 정신이 서로 다른 두 원리의 조화를 통해 완성되며, 이 두 기능이 균형을 이룰 때 진정한 개성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감정과 관계, 이미지와 직감의 영역 ― 에로스(Eros)
논리와 구조, 언어와 의미의 영역 ― 로고스(Logos)
이 책은 1장에서 에로스의 방식으로 꿈을 만나고, 2장에서 로고스의 방식으로 내면을 만난다. 밤에는 꿈의 이미지와 감정을 통해 무의식과 만나고, 낮에는 필사와 질문을 통해 그 경험을 언어로 정리하며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게 30일을 따라가다 보면 온전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마늘과 쑥을 백 일 먹는 것도 아닌데, 30일이라니 오히려 짧게 느껴졌다.
하지만 애써 묻어두었던 것들을 들춰낸다는 건 생살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픈 일이었다. 알아차리지 않고 덮어둔 채 살아오니 어딘가 공허하고 제자리를 맴도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상처가 바로 나만의 판도라 상자였던 것 같다. 이 책을 집어 들기 전에는 이런 책일 줄 몰랐다.
꿈의 기억을 적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2장에서 필사와 연상을 하며 마주하는 질문들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적어 내려가면서 부끄럽기도 했고, 어떤 질문에는 차마 답을 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가장 먼저 “느끼면 안 된다”고 배웠던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그 감정을 차단하면서 함께 사라진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회복하고 싶은 감정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 앞에서 자주 멈춰 섰다. 어린 시절을 많이 지우고 살아왔기에 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사랑받고 싶은 감정.
기억 속의 엄마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거나 사랑한다고 말해준 적이 거의 없었다. 몸이 편찮으셨던 기억도 함께 남아 있지만, 충분히 따뜻한 사랑을 느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들으시면 화내실까 마음이 쓰이지만, 엄마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아보고 싶어 동동거리던 어린 내가 떠올랐다. 칭찬받고 싶었고, 사랑이 가득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부러웠다.
그 기억들이 올라와 이 책은 내게 불편한 책이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잃어버렸던 나 자신이 보내온 메시지였던 것 같다.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싶어졌다. 이해의 시작으로 한 조각을 맞췄다면, 이제 남은 조각들을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해보려 한다.
외면해왔던 마음의 한 조각과 다시 연결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꿈을 그리고, 읽고, 쓰며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그루칸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간심송 필사단과 함께 필사합니다
@jugansimsong
@grukan.publishing
@hyegeul_zzy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