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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인류 - 기적과 죽음의 연대기
백승만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5년 3월
평점 :
아토피 피부염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 받아 사용 중이다. ‘토피솔’과 ‘아드반탄’인데 원료약품을 살펴보니 메틸프레드니솔론아세폰산염 과 메틸프레드니솔론아세포네이트이다. 스테로이드 화합물이다. 하루에 한 번 자기 전에 염증 부위에 도포하면 간지러움이 감소된다고 한다. 간지러움은 삶의 질을 확 떨어뜨린다. 긁고 있는 나 자신이 주체가 안되니 우울해지기도 한다.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더 답답하다.
허리 통증으로 정형외과에서 주사 요법을 하자고 스테로이드주사를 맞은 기억이 난다 . 그 주사를 맞고는 반나절 정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혼났던 기억이 난다.
당장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는 기적의 물질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부작용을 자세히 설명 듣지 못했고 지금 당장의 불편함이 싫어서 권하는 약물에 토 달지 않고 먹고 바르고 주사를 맞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느 순간 높아져서 추적해보니 스테로이드가 문제였다. 스테로이드는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증가 시킨다. 그 결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던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스테롤을 닮은 구조의 화합물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즉 하나의 화합물이 아니다. 종류가 천차 만별이다. 특정 화합물 하나를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라 관련된 화합물들을 통틀어서 부르는 표현인 것이다.
저자는 맹목적인 믿음이나 환상이 줄어들기를 바라며 보다 냉정하게 스테로이드를 바라볼 때라고 말한다. 그러려면 우선 스테로이드를 알아야 한다고. 테스토스테론의 발견, 도핑의 역사, 화학적 거세, 피임약, 암 치료제까지 스테로이드의 역사를 자세히 볼 수 있다.
회춘을 목적으로 동물의 고환을 이식했고 사형수의 고환도 이식했다. 이식 받은 이중에는 여성도 있었고. 목적은 성욕을 늘리려는 것이었다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소의 고환에서, 남성의 소변에서 분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류가 가진 생명 연장의 꿈의 실현이었을까.
난소 추출물을 폐경기 여성에서 투여했을 때 건강이 개선된다는 보고가 있었고 이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하나인 에스트론을 임신한 여성의 소변에서 추출해 분리해냈다. 소변통을 실어다가 끓이고 또 끓였다니…
관절염 치료제인 코르티손은 초기에 부작용이 덜 알려진 상태에서 투약되어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남 얘기 같지 않았다는.
스테로이드는 탈모, 전립선 비대증, 근육 손실, 유방암, 골다공증, 난임, 전립선암, 관절염, 대장염, 천식, 피부염,피임약, 성충동 약물치료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와 특수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도 희귀병 치료제로, 산후우울증 치료제로 계속해서 개발되어 신약으로 승인받고 있다고 한다. 어떤 약물이라도 그렇겠지만 스테로이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약물이고 그 부작용 또한 중요하게 인지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한순간 방심하면 건강을 갉아먹는 독으로 돌변하는 위험한 물질임을 강하게 경고하며 반드시 전문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위험한 약임을 기억하길 거듭 당부한다.
신약 개발하면 주식만 생각했는데 부끄러워졌다는 고백을 한다.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연구자들의 수고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개발된 약들이 아픈 이에게 희망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올바르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hippocrates_book 히포크라테스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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