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 - 포니 픽업 야채 장수에서 물류 기업 CEO까지
이강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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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간절함은인생의날개다 #이강미 #다산북스


“배추 왔어요! 알타리 왔어요! 쪽파 왔어요! 대파 왔어요!”

골목에서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외치던 젊은 총각은 배우자인 저자와 함께 국내 최초의 도서 창고관리업을 만들었다. 20대에 적은 자본으로 시작했던 포니 픽업 야채 장사 이야기에서 벌써 그들만의 성공 비결이 보인다. 현실적인 냉정한 평가와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결과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까지.

소량 다품목으로 당일 수매한 야채는 당일 소진한다는 것을 목표로 차근차근 입지를 굳혀나가던 그들은 출판 물류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도서 창고관리업’이라는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 냈다. 대형 서점과 도매, 소매를 잇는 도서 이동 플랫폼이다. 창고에 있는 도서를 주문이 들어오면 당일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우리는 이미 그런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들이 있기전에는 없던 시스템이다.


출판업계 최초의 ‘도서 창고관리업’을 개척하고, 앞서간 사람이 없는 길을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런 그들의 성공 스토리가 담긴 #간절함은인생의날개다 라는 제목은 책을 읽으면서 완벽히 이해되는 문장으로 남는다. 단순히 성공의 간절함이 아닌 업계와, 사람과 함께 상생하는 그들의 선택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여러 고비가 닥쳤을 때 접힌 날개를 다시 활짝 펼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고 본다. 감사, 의리, 겸손을 항상 기억하면서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임하는 태도가 그들의 오늘을 있게 했을 것이다.


“저는 대통령이 와도 협조할 수 없습니다!”p.105

100년이 지난 뒤에도 ‘처음과 같은 마음’을 우리 날개의 정신으로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p.136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봐야 합니다! 문제라고 느낀 것을 그대로 보고만 하지 말고, 나라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것인지 해결책까지 가지고 보고해 주세요!”p.180

또한 책임감, 신념,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 모색 등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본다. 성공비법을 다 알려줘도 아무나 못한다던가. 정말 읽으면서 실감했던 부분!


무일푼이던 젊은 부부는 앞만 보면서 달리지 않고 주변의 ‘사람’과 함께 달리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작은 날개들이 모여 큰 날개가 되어 국내 출판 물류 1위 기업으로 비상케 한다. 정말 비상하지 않은가!!!


이에 그치지 않고 ‘호텔 서비스’, ‘오늘도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더 멀리 날기 위한 날갯짓을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날개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는 모든이들에게 깊은 응원을 보낸다.


우리 회사는 젊은 사람들과 베테랑 고참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솥밥을 먹으며 서로에게 ‘함께여서 고맙다’는 마음으로 신바람 나게 일하고 있다. p.227


*출판사에서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kida_library @dasanbooks


*인생의 간절함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 날개를 달아줄 수도. 단, 실천은 필수!


#출판물류 #도서창고관리업 #창업 #성공 #초심 #신뢰 #사람 #에세이 #책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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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캐리어 안에 든 것
듀나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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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파란캐리어안에든것 #듀나 #퍼플레인


“도대체 순수한 인간이 뭔가요? 왜 우리가 그런 게 되어야 하는데요? 더 이상 인간은 지구의 지배 종족도 아니잖아요.”p.154


-지구를 지배하고 사는 종인 인간이 더 이상 지배종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순수한 것과 정상적인 것들의 범주는 누가 정하고, 뒤틀리면 어떻게 되는 걸까.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인간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다양한 질문들이 남는 소설집 <파란 캐리어 안에 든 것>이다.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법정에 세운 인간들의 이야기를 우화로 만든 <동물들의 위대한 법정>을 막 읽은 터라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공존을 떠올리게 하기도.


표제작 <파란 캐리어 안에 든 것>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시간 여행자의 눈으로 보는 경험은 새롭고 놀랍다. 책 속에서 12.3 내란 사건 후 응원봉을 든 여성들을 만났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작가는 스스로 현재성에 민감함을 SF소설에서의 시공간의 중요성을 들어 말한다. 사건이 일어난 때의 사람들은 완벽하게 비 정치적일 수 없음을, 우리 삶은 정치와 떨어져 중립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글을 통해 표현한다.


놀이 삼아 지구를 멸망 시키려는 외계 생명체, 용과 거북이 등 다양한 종족들이 출현해 권력을 두고 다투고 , AI가 정치를 하는 세계, 바이러스로 소수의 인류만 살아남아 양분화된 삶 등 각각의 소설들은 현재를 환상의 세계로 이어주는 장치같이 느껴진다.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 누군가 정해 놓은 것들의 틀을 깨어 장르를 넘나드는 상상으로 미리 다음 세계를 경험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해 보시길.


@galmaenamu.pub 갈매나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시간여행 #평행우주 #공존 #AI #SF소설 #책 #책친구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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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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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의 작가 에이모 토울스의 단편집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두 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읽었던 <모스크바의 신사>에 푹 빠져서 한껏 기대를 하고 읽었고, 단편이 주는 강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찜통에 들어앉은 것 마냥 숨이 턱턱 막히는 일요일 오후에 남편과 아파트로 들어서는데 반대편으로 유모차가 보였다. 아이 엄마는 아기띠로 아이를 안고 유모차에 더 어린 아이를 태워서 오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나보다 백 배는 더 더워 보였고 자연스레 힘들었던 내 육아가 떠올랐다.

“그래도 저 때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덜 힘들었는데…” 남편도 과거를 떠올렸나 보다. “아니, 난 그래도 지금이 더 좋아. 힘든 건 항상 있는 거고 지금은 지금의 좋은 것들이 있잖아. 이렇게 당신이랑 둘이서 운동도 가고.”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위로와 힘이 되어준 서로에게 우리가 한 것은 책에서 만난 문장처럼 다 괜찮아질거라는 듯 서로의 이마에 쪽 입을 맞추는 것이 아닐까. 암담한 구덩이로 속수무책으로 빠져드는 생각을 건져 올려 줄 가느다랗고 빛나는 줄처럼. 어떤 거창한 것이 우리를 구원하지는 않지 않나.


더운 날 아이 둘을 겨우 재우고 함께 마시던 시원한 맥주가 생각났다. 그때의 갈증을 몸이 기억하는 것일까.


일곱 편의 이야기는 드문드문 떨어진 점들이 어느새 하나의 선이 되어 머릿속이 환해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그 과정은 결코 과장되지 않고 소란스럽지 않지만 강렬한 여운으로 남아 일상에서 문득 그 문장들이 떠오르게 한다. 내가 살고 바라보는 세상이 신기루가 되지 않도록 더 지금을 또렷이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음이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결국 테이블을 두고 서로 마주 했을 때 자기 삶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과 직면한다는 저자의 말 또한 곱씹게 된다. 어떤 문제를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었는데 직면하는 것에 용기를 내어보게 하는 문장이었다. 그것을 어서 테이블에 올려 놓을 날이 오기를.


<모스크바의 신사>를 읽으셨다면 그의 단편들을 꼭 만나보시길. 혹시 읽지 않으셨다면 단편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에이모 토울스를 만나는 좋은 시작으로 추천 드려요.

다정하고 줄 잘 서는 푸시킨과 작가가 되고 싶은 티모시의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어요. <우아한 연인>의 이블린 로스의 새로운 이야기인 <로스앤젤레스>는 스릴러 느낌었고요. 아직 읽지 않은 <우아한 연인>구매했답니다.


@hdmhbook 현대문학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단편소설 #모스크바의신사 #우아한연인 #벽돌책 #책 #책추천 #hongeunkyeong


토미가 다시 베개를 베고 누운 뒤 나는 몸을 기울여 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때로는 우리에게 그런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암담한 상황이라 해도 다 괜찮아질 것이라고 달래듯이 누군가가 머리에 쪽 입을 맞추는 것. 내가 최소한 그 정도는 해줘야 할 것 같았다. 10분 뒤면 나는 곤히 잠들겠지만, 토미에게는 아주, 아주 긴 밤이 될 테니까.p.217


살다 보면 시련이나 고난을 통해 교훈을 얻을 때가 많은데, 그런 교훈을 얻기 위해 치르는 대가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끝내 배우지 못하는 교훈 중 적어도 절반은 마음만 달리 먹으면 쉽사리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통찰력은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생긴다. 그때는 새로운 교훈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찬란함을 받아들일 시간도 기운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대부분 스스로 만들어낸 무지 속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이다.p.435


“착한 마음으로 입을 다문 사람들이 지금까지 제 인생을 가득 채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이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입을 다물었든, 그건 모두 일종의 거짓말이었어요. 난 이제 그런 건 질렸어요. 모든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아무리 추악해도, 불편해도, 신경에 거슬려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듣고 싶어요. 시선을 피하고 싶은 일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세상은 그냥 신기루가 되어버리니까요.”p.575

살다 보면 시련이나 고난을 통해 교훈을 얻을 때가 많은데, 그런 교훈을 얻기 위해 치르는 대가를 가볍게 보면 안 된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끝내 배우지 못하는 교훈 중 적어도 절반은 마음만 달리 먹으면 쉽사리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통찰력은 나이를 먹으면 자연히 생긴다. 그때는 새로운 교훈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찬란함을 받아들일 시간도 기운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대부분 스스로 만들어낸 무지 속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이다 -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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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묻는다
정용준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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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에 고스란히 놓인 아이들. 부모에게 사랑 받고 싶은 마음, 학대를 당해도 그 부모에게 돌아가고, 그런 그들을 사랑하는 아이들. 과연 사랑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질문하게 한다.


아동 학대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작가인 유희진은 프로그램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고 가해자들이 받는 처벌이 정당한가에 의구심을 갖는다. 그러던 중 아동 학대 가해자들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실종자들은 시체로 발견되기 시작한다.


누군가 아동을 학대한 범죄자들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실종자만 셋. 그중 하나는 며칠 전 스스로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했을까? 당했을까?p.188


그녀 또한 엄마에게 학대 당한 피해자로 성인이 된 지금도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가장 잔인한 사람은 나를 모르는 타인이 아니에요. 나를 속까지 알고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죠. 잘 알고 이해하는 만큼 무엇에 약하고 절박한지 아는 거예요.p.84


무거운 주제로 읽어내기 쉽지 않았다. 상처 받은 아이의 말, 오랜 세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의 말, 피해자의 편에 선 이들의 말, 무심한 이들의 말 속에서 지금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과 지금 그런 폭력을 마주하고 있는 있는 우리들의 민낯을 만나게 된다. 해야 할 말인데 하지 못하는 말이 되어버린 말들이 도처 널려 있다. 부모라는 이유로 가장 약한 존재를 무참히 짓밟는 이들이 ‘말’하는 ‘사랑’은 무엇을 남겼나. 그런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차가운 존재가 되어버려 다시 ‘사랑’ 을 배울 시간조차 없는데.


제목으로 시작해서 작가는 묻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이대로는 아니지 않냐고. 연일 보도되는 뉴스들 틈에서 밀려나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사건들도 엄연히 존재하는 사건이다. 찾아보고 얘기하고 나눠야하는데 소홀히한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당연히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임을 깨닫는다.


스릴러 소설 같은 긴장감으로 읽었다. 책을 덮고 드는 질문들은 내면으로 향하다가 밖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고 사회 구조에 대한 질문으로 남게 된다. 어쩌면 사회가 우리를 비밀로 단단히 묶어둔 것은 아닐까? 집단 최면처럼 그것을 지킬 수 밖에 없는 그런 무섭고 단단한 비밀. 그것을 벗어나는 방법은 그것의 어두운 부분을 밝히는 것 뿐.


비밀은 사람을 보호합니다. 비난과 오해로부터 삶을 지켜주는 단단한 상자죠. 그러나 비밀은 결국 사람을 좁고 어두운 사각에 가두게 합니다. 제 힘으로는 나올 수 없어요. 나을 수 없는 병과 같죠. 밝혀져야만 벗어날 수 있어요. p.245


법은 법이 아닙니다. 사람일 뿐이죠. 경찰의 발과 변호사의 입. 검사의 손과 판사의 머리. 그렇게 조립된 인간이 정의롭고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현명하고 인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불기소와 불구속. 들어갈 땐 떠들썩해도 결국 집행유예로 조용히 풀려나는 죄인. 아무도 모르게 보석으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가는 악인. 무수히 봤습니다. 법이라는 이름의 인간은 인간에 대해 몰라요. 관심도 없고요. 그런데 그가 판단하는 것이 정의라고요? 그가 곧 법이니까?p.90


@anonbooks_publishing 안온북스 서평단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정용준신간 #장편소설 #사회문제 #아동학대 #토기장이 #책 #책추천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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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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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너무늦은시간 #클레어키건 #허진_옮김 #다산북스


"우리가 아는 것, 항상 알았던 것, 

피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은 

옷장만큼이나 명백하다. 

한쪽은 사라져야 한다." _필립 라킨 ,<새벽의 노래Aubade>


다양한 남녀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1999년에 출간된 <남극>에 실린 작품과 2022년 <뉴요커>에 발표된 표제작 <너무 늦은 시간>, 2007년에 출간된 <푸른 들판을 걷다>의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묶어서 2023년에 출간한 단편집이다. 약 10년씩의 시차를 두고 있다. 긴 시간의 차이를 두고도 변치 않는 주제는 바로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불편함이다. 건조하지만 차갑고 담담한 키건의 단편은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 첫 페이지를 펼치게 한다. 단연코!


“우리한테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믿든, 설거지를 돕지 말아야 한다고 믿든, 결국 파보면 다 같은 뿌리야.”p.39_<너무 늦은 시간>


<너무 늦은 시간>속의 주인공 카헐은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 사빈과 결혼하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가 여성을 대하는 모습에 깔린 여성 혐오가 아버지에게서부터 익숙하게 몸에 배었음을 알 수 있다. 어머니가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웃던 형제와 아버지를 떠올리면 말이다. 


오늘 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여자에게 가끔 필요한 것, 즉 칭찬이었다. 뻔뻔스러운 거짓말로도 충분했을 것이다.p.78_<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여성에게 무례하고 오만하고 폭력적인 남성을 보여주는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에서의 독일인 교수는 주인공에게 불쑥 찾아와서 시간을 빼앗고 친절하게 대하는 주인공 여성 작가에게 무례하게 군다. 그런 모습에 바로 엊그제 경험한 일이 떠올랐다. 도서관 로비에 마련된 간행물실에는 대개 나이 많은 남자 노인들이 잡지를 보거나 신문을 본다. 그 바로 옆에는 어린이들의 레고 놀이 코너가 있다. 아이들이 레고 놀이 하면서 크게 얘기를 하자 남자 노인 하나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여기가 너희 집이냐? 왜 떠드는 아이를 조용히 시키지 않으냐! 다들 조용히 있는데 왜 떠드냐!” 며…아이 엄마는 여기는 공용 공간으로 아이들이 레고 놀이를 할 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가리키며 대화를 시도했으나 남자 노인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아이들은 쫓겨나듯 자리를 떠났고 남자 노인은 읽던 조선일보를 편안히 읽다가 나갔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아이들을 도서관에서 내쫓는 건 저런 어른들이 아닐까 싶어서 씁쓸함이 남았고 그 자리에 있었던 나는 그 노인에게 아무 소리도 못한 것에 부끄러웠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자는 집을 떠날 때마다 다른 남자와 자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다음 주말에 그 답을 알아내기로 결심했다.p.8_<남극>


<남극>의 주인공 여성은 가정주부로 다른 도시로 떠나며 일탈을 꿈꾸며 바에서 낯선 남자를 만난다. 그와 하룻밤을 보내고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그녀의 의도와는 반대로 그녀는 그곳에 묶이고 마는데…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주변을 지나치는 이들의 얼굴을 한 번 더 슬쩍 쳐다보게 된다. 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은 어떻게 드러나게 될까. 왜 사람들은 웃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걸을까. 누군가의 얼굴을 쳐다보면 오히려 무례하다고 느끼는 이 문화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신발에 들어간 돌멩이처럼 불편함이 전해지는 건 그녀의 문장이 던진 화두일 것이다. 이제 이 불편함을 제거해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에서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kida_library

@dasanbooks


#이처럼사소한것들 #맡겨진소녀 #푸른들판을걷다 #영미소설 #단편소설 #책 #책추천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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