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존재하는 개 - 개 도살,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파카인 지음 / 페리버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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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도살,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23년 기준, 전국의 개 농장은 약 6,000개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식용을 목적으로 도살당하는 개는 매년 100만 마리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동행도시로 선포된 지 2년 된 강원도 춘천에서는 최근 개 불법 도축 문제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라고 한다.

동물보호단체와 대한육견협회의 불법 개 도축장 폐쇄하라”, “국민 먹거리 막을 권리 그 누구에게도 없다.” 가 팽팽하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개 식용을 둘러싼 관련 법과 현실의 괴리로 이 문제는 오랜 기간 공회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 ‘개 식용 금지 및 폐업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등을 국회의원들이 발의하였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는 지금 실효성이 있는 법안을 마련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23.09.12. 연합뉴스 발췌>

 

책 속의 개들은 저마다 다른 개들이고 모두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개들이다. 작가는 촬영 당시 실제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표지의 개는 20173월 모란 개 시장에서 촬영된, 도살장으로 끌려가던 어린 누렁이다. 저자는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어딘가의 잔인한 살생을, 공포감 속에서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는 생명 들이 아직 존재함을 알리고자 한다.

 

1장에는 다른 개의 죽음을 목격하는 모습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2장에는 구조되어 새로운 삶을 사는 개의 모습이 그려지고, 3장에는 아직도 구조되지 못한 개들의 모습이 있다.

 

책의 개들을 만나면서 나는 개 식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암울한 느낌의 책 속의 개들을 보면서 집 주변 공원에서 산책하는 개들을 떠올렸다. 자유롭지 못한 개와 자유로운 개.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는 나를 본다.

누군가의 반려견이자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하는 개를 우리는 반려견이라고도 하고 불법 도축된 개고기를 먹기도 한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면서 인간 이외에의 것에는 우리는 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지.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벌어진 일들을 보며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인간중심사고에서 벗어나는 것부터가 아닐까.

 

느리지만 개 시장은 변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이권 개입으로 쉽사리 바뀌지는 않겠지만 희망을 가져본다.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것을 기다리는 생명 들이 아직 있다. 많다. 우리는 아직도 존재하는 개더는 존재하지 않는 개가 될 수 있도록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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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 무엇을 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김민섭 지음 / 북바이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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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저자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 사회>,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아무튼 망원동>등을 썼고,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당신의 강릉이라는 서점을 운영 중이다. 내가 처음 만난 책은 <대리 사회>였고 그다음 책이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였다. 한 참 당사자 에세이, 노동관련, 사회과학책을 파던 시절. 읽고 또 읽었던 저자의 에세이가 나왔다.

 

작가와 김동식작가와의 인연, 그의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며 매체와 SNS를 통해 기록적인 판매 부수를 만든 이야기. 자신의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쓰는 삶 안에 녹여낸 그의 이야기들은 진솔하다. ‘책은 작가와 출판사가 함께 파는 것이다라는 챕터에 나는 활발한 SNS를 통한 작가님들의 분투를 엿볼 수 있었다.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작가 생활의 진짜 모든 것을 낱낱이 보여준다. 집필, 계약, 인세, 생활, 그 외 대외 활동 등등 우리가 몰랐던 작가의 세계를 알려주어 나는 오히려 그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그가 가장 행복해하는 것은 글쓰기이다. 그것을 위해 1년 동안 경제활동은 쉬면서 글만 썼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나는 괜찮은가라는 질문으로 ’,‘이 사회는 괜찮은가’, ‘이 시대는 괜찮은가라고 확장되어가는 글로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주변을 바라보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준다.

 

사실 나는 글을 쓰라고 강요하는 것 같은 요즘이 싫었다. 뭐든 힘들다 하면 글을 쓰라고, 자기 자신을 찾으라 하는 통에 좀 버겁고 힘들게 느껴졌다. 글을 써야만 자기 자신이 완성된다고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모습에 뒤로 물러서고 싶었다. 꼭 글을 써야 하나? 글을 쓰는 게 좋으니까 다들 권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로 인해 들불처럼 번지는 글쓰기강좌, 책 만들기 강좌 등은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하라는 것 같아 불안을 준다. 자기 계발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본인 선택의 몫이지만 권하는 사회는 되지 않았으면. 글쓰기가 죽기보다 싫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읽는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게 이 책은 꼭 글을 써라 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라 라고 말해 주는 다정한 책이기에 마음 편히 읽었다. 그리고 읽음으로 인해 이런 사람이 글을 쓰는 거구나 하고 진솔하게 와 닿았다. 진짜 매일 글을 쓰는 사람. 좋아서 글을 쓰고 하루에도 200개가 넘는 짧은 글들을 읽어 내는 사람. 나는 독자로 만족하기를 얼마나 다행인지. 좋은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며 편안한 독서 생활을 영위하리.

 

자신을 기록하는 동안 나라는 타인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결국 자신의 몸에 새겨진 글들을 발견하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가장 먼 타인으로 남게 될 수 밖에 없다. (p.9)

 

잘 살아가고픈 모두는 글을 써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계속쓰는 것이다. (p.51)

 

타인에게 이해받기 위해서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과한 드러냄과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 너무 비장해지거나 가벼워지지도 않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더 만나보고 싶고 그런 사람들의 글이 계속 읽어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p.116)

 

매일 쓰는 삶이란 결국 좋은 하루를 살아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으로 나로서 하루를 살아내야 우리는 계속 글을 쓰고 자신의 세계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며 성장 할 수 있다. (p.201)

 

돈이 되는 일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우리의 삶에 필요하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쓸 만한삶의 방식이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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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
희정 글,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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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희정의 글을 <일할 자격>으로 만났다. 일터의 정상성을 질문하고 노동할 자격을 규정짓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나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책이어서 깊이 가슴에 남았는데 또 다른 책으로 만나니 기뻤다. 그의 자취를 따라가 보면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노동자, 쓰러지다>,<아름다운 한 생이다>,<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등등 제목만으로도 어떤 글을 써왔는지 보인다. 자신을 기록노동자, 살아가고 싸우고 견뎌내는 일을 기록한다고 하는 저자의 글이 나는 좋다.

 

1부 균형 잡는 몸 에서는 세공사, 조리사, 로프공, 어부로 일하는 베테랑을 소개한다.

2부 관계 맺는 몸 에서는 조산사, 안마사, 마필관리사, 세신사로 일하는 베테랑을 소개한다.

3부 말하는 몸 에서는 수어통역사, 일러스트레이터.전시기획자, 배우, 식자공으로 일하는 베테랑을 소개한다.

 

베테랑들이 말하는 베테랑이란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는 해 준 것이 없는데 이렇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어서 굴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긴 시간과 노력들을 보니 그들의 자부심은 당연하다 못해 존경스럽다.

하나하나 소중한 노동자인 우리. 안전으로부터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고 제때 쉬지 못하고 먹지 못해서 생기는 질병들, 일로 인한 몸의 변형을 고스란히 개인이 안고 가는 모습들을 보며 안타까웠다. 생계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일하는 이들이 복지가 보장된 사회에 살았다면 이렇게나 힘들게 일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경제활동을 하는 배우자를 보며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 위의 안정이 불안하기에.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개인이 책임지지 않고 연대하여 개인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혼자는 살 수 없으니까. 우리는 노동자 이전에 사람이니까.

 

이들 중 인상 깊었던 베테랑은 조산사 김수진이다. 산모를 환자가 아닌 출산의 주체가 되도록 조력하고 이끄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는 그의 말에 뭉클해졌다. 첫 아이가 예정일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유도분만을 하자는 병원에 말에 입원해서 유도제를 맞고 23일 만에 아이를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했다. 56일을 입원했고 회복은 더디고 출산의 경험은 내게 신비롭고 경이로운 것이 아니라 고통 그 자체였다. 눈 뜨면 관장하고 유도제 맞고 내진하면서 자궁이 얼마나 열렸는지 확인하고 저녁이면 밥 먹고 자고 다시 일어나면 도돌이표. 조산사 김수진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출산 문화에 의료가 깊이 개입했고 병원에 많이 의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산모는 환자가 아니다.

 

이 직업을 유지하는데는 어떤 능력이나 기술이 필요한가요?” (p.8)

 

베테랑 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 장인, 달인, 고수라고 불러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p.9)

 

몸은 일의 기억을 새기는 성실한 기록자이다. 이른 아침 작업장, 주방, 목욕탕, 출산실,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간 그의 성실은 성실하게 몸에 새겨진다.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성실이 자신과 가족을 먹이고 입히고 살린다고 믿지만, 몸에 성실히 새겨진 노동의 기록은 대가를 요구한다. (p.12)

 

자신만의 원칙이 무엇이건, 모두 견디고 버티고 인내하며 꼴을 갖춘 몸가짐과 마음가짐이었다.

가짐은 때로 이해의 영역을 넘어가기도 했다.

노동은 내내 헤아리고, 읽어 내리고, 귀를 여는 일이었다.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연결된 노동의 속성으로 인해, 나는 그가 다채로운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것을 본다. (p..13~14)

 

이렇게 한길로 살아온 자기 자신에게 고맙다는 그 말이 좋았다.

한 사람이 한길로 살아온 여정을 쫓으며 건전지가 아닌 사람의 존엄을 본다. 수모와 존엄 사이에서 단련되고 쌓여 가는 숙련의 질감을 더듬었다. (p.73)

 

법에 우리는 없어요. 한국에서 로프공은 법적으로 자격증이 필요 없는 직종이라. 안전 교육도 따로 없죠.”(p.97)

그렇다. 일은 좋아서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잘살고 싶어 한다. 이 성실하고 재주 많은 로프공이 내 안전은 내가 지키는 것을 베테랑의 덕목으로 여기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 (p.98)

 

저는 오랫동안 일하면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별것 아닌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베테랑을 꿈꾸거나 이미 베테랑이 되었다며 내 앞에 앉아 자신의 일을 설명해주던 사람들이 입 모아 하는 말이었다. 이곳에서 오래, 잘 일하고 싶다.(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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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세상에서 나 자신으로 사는 법 - 자폐 심리학자가 말하는 자기 공감의 힘
해나 루이즈 벨처 지음, 김시내 옮김 / 현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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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심리학자가 말하는 자기 공감의 힘이라는 부재를 읽고 관심이 갔다. 저자는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심리학자이고 여성의 자폐 진단이 남성에 비해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에 주목하여 이를 위장과 연계해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자폐 진단을 받은 후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사례들을 모았다.

 

이 책안에 위장은 자폐인이 비자폐인처럼 보이려고 자폐 특성을 감추는 전략이다. 자폐인의 위장과 모든 인간의 보편적 생존 방식은 모방은 매우 유사하다. 인간은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남의 행동을 따라 하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학습하려고 한다. (p.46) 남과 어울리지 못하면 수치심을 느끼거나 외면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위장을 하는 자페인 중에 자살 행동과 연관되기도 하는데 이는 남과 연결되지 못한 데서 오는 좌절감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책 속에 여러 위장의 사례들을 보여주고 마음챙김이라는 명상으로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자세히 설명하고 실제 사례에 적용 할 수 있도록 방법도 제시한다. 자폐인이 위장을 하는 이유는 거절과 낙인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와 두려움 때문이므로 스스로를 가장 먼저 보호하고 스스로에게 공감하기를 저자는 권한다. 인간이라면 원하는 소속감 때문에 이런 위장이 생기고 그로 인해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한다.

 

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공동체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곳.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있는지. 나는 장소에 따라 다른 모습이다. 집에서와 책 모임을 할 때, 혹은 운동하는 곳에서도.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나의 모습이 연출된다. 연기를 한다고 생각이 든다. 내 자신을 온전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불안때문이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볼지. 나는 자신이 없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튀지 않게 행동하고 남과 다른 의견은 강하게 어필하지 않는 나는 여러 개의 가면 속에 살고 있다. 그런 내가 답답하고 싫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는 변해야겠다는 용기를 가져본다.

 

저자는 주변 사람들과 온전히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어울리고 자신이 진정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강조한다. 누구나 즐거움과 위안을 갖고 싶어 한다. 자폐인이든 비자폐이든. 어떤 모습도 괜찮다고 이제는 말해야 한다. 차별에 관한 책을 요즘 연달아 읽게 되는데 그 어떤 것으로든 차별이 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책은 자폐인들에게는 스스로의 이해를, 비자폐인들에게는 타인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를 먼저 보호하고 나에게 공감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상한 세상에서 나 자신으로 사는 법이었다.

 

 

우리는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인간이다.” (p.85)

 

마음챙김이란 명상으로 현재의 환경, 감정, 감각을 의식하는 행위이며 수천 년 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1970년대에 서양에 모습을 드러낸 후 경험 연구의 대상이자 다양한 생리적, 심리적 문제 중에서도 특히 불안감과 우울함을 해결할 치료법으로 채택되었다.(중략) 마음챙김은 불안감을 덜어내 사회적 상황에서 보다 통제력을 느끼고 두려움과 부정적인 기억보다는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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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5
에밀리 브론테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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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1850년판 서문에서 언니 샬럿은 쓰기의 유혹을 설명한다. ‘우리는 전적으로 서로에게 의존했고, 책과 공부만이 삶의 낙이요 업이었다. 어릴 적부터 우리가 알았던 가장 큰 자극제이자 가장 생생한 즐거움은 문학 창작이었다.’ 브론테 자매는 이야기, 판타지, , 일기, 소설을 써서 월간지로 만들었다. (중략) 에밀리 브론테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폭풍의 언덕>은 작가가 결핵으로 사망하기 1년 전인 1847년에 출간되었고 이 소설은 아마 영어로 나온 가장 격정적인 고전 소설일 것이다. <책날개소개>

 

 

영화로도 많이 나오고 책으로도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와서 이름은 익히 아는 소설 <폭풍의 언덕>이다. 앤의 서재에서 여성작가 클래식으로 출간되어 만나게 되었다. 인생에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여성작가들의 대표작들이다.

 

 

격정적인 사랑이라고밖에는 표현이 안 되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 서로 상대가 자신의 그 자체라는 그들의 이야기에 그 시대에는 얼마나 뜨겁게 읽혔을지 궁금하다. 숨겨 놓고 돌려보고 그랬을까. 그 시대에도 나쁜 남자인 히스클리프가 먹혔다니... 역시 남자는 피지컬인가... 무자비하고 상스러우며 순수한 그들의 사랑에서 나는 사랑의 언어가 다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두 사람의 사랑으로 주변이 파괴되어 가는 모습에서 여럿 고생시킨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 시대에 티브이가 있었다면 주말드라마나 아침드라마로 대 흥행했거라 보장한다. 고전이지만 너무나 가독성 좋은 폭풍의 언덕이었다.

 

 

 

내가 곧 히스클리프야! 그 애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고작 내게 기쁨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나 그 자체로 내 안에 있단 말이야. 나 자신이 항상 내게 기쁨만 안기는 건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가 헤어진다는 말은 두 번 다시 하지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p.146)

 

내가 널 죽였다고? 그럼 귀신이 돼서 날 찾아와! 살해당한 망자는 자길 죽인 사람을 반드시 찾는다지. 난 믿어-유령들이 지상을 떠돌아다닌다는 걸 알아. 나한테 와. 귀신이든 사람이든 어떤 모양으로든 나한테 와서 들러붙어서……날 미치게 하라고! 떠나지만 마. 네가 없는 이 나락에 나만 두고 가버리지 마! , 제길! 이건 말도 안돼! 내 생명인 네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살아! 내 영혼 없이 어찌 사냐고!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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