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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법 쓸 만한 사람 - 무엇을 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김민섭 지음 / 북바이북 / 2023년 8월
평점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하는 작가 생활의 모든 것”
저자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 사회>,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아무튼 망원동>등을 썼고,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당신의 강릉’이라는 서점을 운영 중이다. 내가 처음 만난 책은 <대리 사회>였고 그다음 책이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였다. 한 참 당사자 에세이, 노동관련, 사회과학책을 파던 시절. 읽고 또 읽었던 저자의 에세이가 나왔다.
작가와 김동식작가와의 인연, 그의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며 매체와 SNS를 통해 기록적인 판매 부수를 만든 이야기. 자신의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쓰는 삶 안에 녹여낸 그의 이야기들은 진솔하다. ‘책은 작가와 출판사가 함께 파는 것이다’ 라는 챕터에 나는 활발한 SNS를 통한 작가님들의 분투를 엿볼 수 있었다.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작가 생활의 진짜 모든 것을 낱낱이 보여준다. 집필, 계약, 인세, 생활, 그 외 대외 활동 등등 우리가 몰랐던 작가의 세계를 알려주어 나는 오히려 그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그가 가장 행복해하는 것은 글쓰기이다. 그것을 위해 1년 동안 경제활동은 쉬면서 글만 썼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나는 괜찮은가’라는 질문으로 ’,‘이 사회는 괜찮은가’, ‘이 시대는 괜찮은가’라고 확장되어가는 글로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주변을 바라보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준다.
사실 나는 글을 쓰라고 강요하는 것 같은 요즘이 싫었다. 뭐든 힘들다 하면 글을 쓰라고, 자기 자신을 찾으라 하는 통에 좀 버겁고 힘들게 느껴졌다. 글을 써야만 자기 자신이 완성된다고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모습에 뒤로 물러서고 싶었다. 꼭 글을 써야 하나? 글을 쓰는 게 좋으니까 다들 권하는 거겠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로 인해 들불처럼 번지는 글쓰기강좌, 책 만들기 강좌 등은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하라는 것 같아 불안을 준다. 자기 계발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본인 선택의 몫이지만 권하는 사회는 되지 않았으면. 글쓰기가 죽기보다 싫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읽는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게 이 책은 꼭 글을 써라 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라 라고 말해 주는 다정한 책이기에 마음 편히 읽었다. 그리고 읽음으로 인해 이런 사람이 글을 쓰는 거구나 하고 진솔하게 와 닿았다. 진짜 매일 글을 쓰는 사람. 좋아서 글을 쓰고 하루에도 200개가 넘는 짧은 글들을 읽어 내는 사람. 나는 독자로 만족하기를 얼마나 다행인지. 좋은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며 편안한 독서 생활을 영위하리.
자신을 기록하는 동안 ‘나라는 타인’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결국 자신의 몸에 새겨진 글들을 발견하지 않으면 나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가장 먼 타인으로 남게 될 수 밖에 없다. (p.9)
잘 살아가고픈 모두는 글을 써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계속’ 쓰는 것이다. (p.51)
타인에게 이해받기 위해서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과한 드러냄과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 너무 비장해지거나 가벼워지지도 않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더 만나보고 싶고 그런 사람들의 글이 계속 읽어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p.116)
매일 쓰는 삶이란 결국 좋은 하루를 살아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으로 나로서 하루를 살아내야 우리는 계속 글을 쓰고 자신의 세계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며 성장 할 수 있다. (p.201)
돈이 되는 일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우리의 삶에 필요하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쓸 만한’ 삶의 방식이다. (p.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