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이동원 지음 / 느린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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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종속PD 이동원의 이야기다.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그의 일정을 따라가보다가 다시 제목을 봤다. 사생활이 없어서 이렇게 지었구나.

국민들이 즐겨보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제작과정을 보니 그들의 노고에 고개가 숙여 진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 사고들,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을 도와 알린 사건들. 우리가 미쳐 몰랐던, 그러나 알아야 했던 이야기들을 진실 규명의 목소리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고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는 일개 월급쟁이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월급쟁이들의 모여 우리가 되어 시민을 위해 월급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명감을 발휘한다. 아니라고 하지 마시길. 최근 읽었던 언론 관련 책들을 보며 더 관심을 가져야 함을 느끼고, 그들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더 응원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월급쟁이일 뿐이라는 말은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말이지 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취재 과정 중에 드러나는 저자가 처한 상황이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피해자를 대하는 모습, 사기꾼을 만나는 모습, 어려운 상황에 놓인 그의 모습을 보며 그가 만나는 모두가 우리고 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나는 월급쟁이의 그것보다는 사명감, 책임감을 보았다. 누구나 비판은 쉽게 할 수 있다. 비판은 접어두고 읽어 보시길. 암울한 지금 이런 희망을 주는 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 지켜 볼께요.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 해주세요. 믿을께요.” 라고 시청자의 연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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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 - 좋아하는 일, 꾸준히 오래 하면, 생기는 일
정헌재(페리테일) 지음 / 아워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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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아남기. 한동안 아이들이 읽었던 정글에서 살아남기 이런 책들의 제목이 떠올랐다. 어디에서든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네의 인생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책은 그런 나를 우아하게 납작하게 만든다. 작가님이 살아온 세상은 살아남아야 하는 삶임에도 살아남는 것이 아닌 나로 사는 것을 선택했다. 그런 그의 태도들을 읽어 나가며 마음에 다정한 빛이 한 줄기 들어옴이 느껴진다.

 

춥다고 그러면 그냥 안아주고

시끄럽다고 그러면 말을 안 하고

걷고 싶다 그러면 그냥 걸어주면 될 때가 있습니다.

느릿느릿 시간을 쌓으며 얻는

치유의 힘은 대단합니다.”

 

발을 디디고 있는 이곳이 불안하고 미래를 암울한 지금. 이 책이 건네는 따스한 위로와 삶에 대한 태도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귀여운 그림을 그리고 끊임없이 창작하고, 좌절할 때는 유머와 다정함으로 곁을 지켜주는 이와의 모습에 슬며시 미소지어진다.

 

어둠이 가득한 별 위를 혼자 걸을 때

같이 걸어주는 사람입니다.

길을 잃을지도 모르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 길 위를

묵묵히 걸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 손을 잡고 절대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그 반대의 상황이 되었을 때

당신도 그런 사람이 되어 주세요.”

 

내가 잊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이었나. 결혼하고 단둘이 살게 되었을 때 들만의 집이 생긴 것에 행복해하고, 아이를 낳았을 땐 그 아이의 작은 발에 매일 밤 입 맞추고, 주말에 다같이 공원을 느긋하게 걷고, 여름밤 미지근한 맥주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마시던. 소중한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잡으라고 저자는 말한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계속 우리 곁에 있어 주길. 귀여운 거로 다정한 거로 우리가 좋은 사람이게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길. 작가님의 건강을 빌게 된다. 난 좋아하는 사람의 건강을 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떡볶이집 사장님의 건강과 안녕을 항상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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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브레인 키핑 - 지금의 뇌를 30년 동안 잘 쓰는 법
마크 밀스테인 지음, 박선령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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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나지 않는 단어, 길에서 마주쳤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 정말 당혹스럽다.

나이가 들면 육체의 기능이 떨어지듯 뇌도 변한다. 그에 따라 인지 기능 및 정신 기능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온다. 평균적으로 인간의 뇌는 40세 이후로 10년마다 약 5퍼센트씩 줄어든다. 그런 뇌를 건강하게 현재의 수준으로 혹은 더 젊은 뇌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도전해보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 과학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지만 여전히 치매나 알츠하이머병, 우울증, 불안 장애의 완벽한 치료법은 찾지 못했다. 그러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뇌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음을 저자는 여러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를 전한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브레인 키핑 10 계명이다. 각 단계마다 상세한 설명과 실천 방안이 있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 가능하다.

 

첫째, 뇌의 노폐물을 씻어내기 위해 수면을 우선시하라.

둘째, 새로운 것을 배워 뇌세포 사이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라.

셋째, 사교적인 활동에 참여하라.

넷째,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급성 스트레스를 잘 받아들이고 마음 챙김을 실천하라.

다섯째, 식습관을 개선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해 염증을 관리하라.

여섯째, 초가공 식품을 피하고, 상하는 음식을 먹어라.

일곱째, 매일 30분을 걷는 등 적당히 움직여라.

여덟째,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서 독소 접촉을 최소화하라.

아홉째,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심장을 관리하라.

열째, 정신 건강 문제 역시 신체 건강과 같이 챙겨라.

 

매일 하는 작은 행동이 쌓여서 습관이 될 때 그것이 우리의 뇌를 젊게 만드는 것이다. 매일 책을 조금씩 읽던 것이 습관이 된 것처럼,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내 건강을 챙겨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벌써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 하나를 실천했고, 이미 사교적인 활동은 하고 있다. 우선 수면을 잘하는 법대로 해보니 깨지 않고 푹자게 되어 다음 날 컨디션이 좋아서 더 몰입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식단 또한 가공식품을 덜 먹으니 소화도 잘 되고 가짜 배고픔이 좀 덜한 것 같다. 직접 손질하고 건강한 재료로 식사를 하는 것은 번거롭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를 몸으로 느끼니 더 믿음이 간다. 하나하나 더 실천해 나가야겠다. 올해의 마지막 달. 2024년의 나의 계획에 브레인 키핑 10계명으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해 본다.

 

또한 몰입과 휴식의 힘이 인상적이었는데 뇌는 어떤 부분 컴퓨터와 같아서 앱을 업데이트 하는 동안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과 같이, 우리가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때에도 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생각나지 않는 것이 몇 시간 후에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뇌가 백그라운드에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예시다. 이를 위해서는 뇌가 긴장을 풀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휴식이다. 잠시 휴대폰을 끄고 온전한 휴식의 시간이 필요함이다. 끄끄......휴대폰...가장 안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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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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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사는 36세 여성 클로버는 임종 도우미이다. 다소 낯선 직업인 임종도우미를 하며 클로버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곁에서 그들을 돕고 그들이 남긴 마지막 말들을 수집한다. 마지막 말들을 조언, 고백, 후회라는 제목으로 노트로 만들어 그 마지막 말들을 삶의 지혜로 삼아 살아가고 있었다. 외로운 것 말고는 문제가 없었다. 썸남 서배스천과 함께 새로운 의뢰인인 그의 할머니 클로리아의 결혼 전 첫사랑을 찾는 여정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다른 이와의 연결을 두려워하는 클로버를 보면서 사실은 연결된 삶을 꿈꾸는 마음의 소리가 들렸다. 닫힌 마음을 열고 들어오는 이, 항상 곁에 있어도 몰랐던 이, 손 내밀어주는 이들이 클로버의 주변에 있어 실제로 그녀의 삶은 다양한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

 

마지막 말이 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싶은 사람을 보고 행동하라는 말을 책은 전한다. 조언, 고백, 후회의 노트들에 담긴 망자들의 마지막 말을 읽어보면 그것이 이루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책 속에 리오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름답게 죽는 방법은 결국 아름답게 사는 것뿐이야.”라는. 리오 할아버지는 클로버에게 네 삶을 살라고 말한다. 죽은 이를 위하는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클로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오롯이 전해졌다.

 

죽음을 앞두고 혹은 죽은 이의 후회를 보면서 지금을 더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은 이율배반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어제 다툰 아이와도 조금 서운했던 배우자에게 들었던 마음들도 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당장 중요한 것을 생각하기에도, 지금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오늘은 가면 오지 않으니. 클로버가 수집한 남긴 말들을 여러 번 읽어본다.

 

-자신이 갖지 못한 걸 원한다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해야 합니다.

 

-변화를 느끼거나 인생에서 새로운 장을 시작할 때 거기 어울리는 새 향수를 찾아보세요

 

-나는 나를 위한 삶을 살지 못했어요.

 

-아내의 모국어를 배웠어야 했어요.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인생 최고의 부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아요.

 

-조심스럽게 무모해지길.

 

-아름답게 죽는 방법은 결국 아름답게 사는 것뿐이야. 네 마음을 저기 저 세상에 내놓거라.

부서지게 내버려둬. 기회들을 잡아. 실수를 저질러.

 

-약속해줘, 네 삶을 살겠다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라는 달에 어울리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소설이다. 영상화를 추진중이라고 하니 더 기대되기도. 후회 없는 삶이 아니라 후회를 덜 하는 삶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은 책 <클로버의 후회 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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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사랑 이야기 거장의 클래식 2
찬쉐 지음, 심지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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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이란, 웨이보, 미스터 유, 샤오위안, 미스 쓰, 아쓰, 닥터 류 등 여러 등장인물이 서로가 서로와 연결되어 있음을 소설을 읽다 보면 느끼게 된다. 환상소설일까 싶을 정도로 몽환적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어느새 지극히 현실적인 대화들을 보면서 종잡을 수가 없다. 자기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말하는 등장 인물들에게서 혼란이 온다. 또한, 죽은 사람이 갑자기 등장하여 환각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것이 꼭 무서움을 주지 않아서 더 의아스럽다. 남자 주인공들과 사귀었던 여성들은 서로 친구가 되고 각자의 사랑을 북돋아 주는 모습에 이것은 여성연대인가 싶기도 한 소설이다.

 

읽는 중에 생각할 거리를 주는 문장들이 많아서 인덱스를 붙였지만 다 읽고 나서도 어떤 소설이었는지 정의 내리기가 어려웠다. 문장들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나로서는 난해한 소설이다. 어떤 해설도 없이 뚝 하고 끝나버리는 이 소설은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두꺼운 책을 끝까지 놓지 않고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와 주인공들 간의 연결이 그것이다. 이 소설 보신 분들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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