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평점 :
많은 기후 전문가들이 지구의 위기설을 얘기하고 있다.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온 말이지만, 최근에서야 코앞으로 닥친 위기를 느끼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현상을 겪고 있으니 말이다. 폭염, 폭설, 태풍, 폭우, 홍수, 지진 등 너무 많은 자연 재해가 우리를 찾아왔고, 앞으로도 찾아올 예정이다. 이로인해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은 좋지 않고, 심지어 전쟁도 곳곳에서 일어나 식량난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보니 기후 변화로 인한 미래의 상황을 그려낸 소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리고는 꼭 소설 속 상황이 현실에 닥칠 것만 같은 상상에 절로 공포와 불안에 잠시 휩싸이게 된다. 이번 작품도 언젠가 우리에게 닥칠 지구의 종말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만 같았다.
속출하는 사망자들, 이어지는 대재앙들. 이런 와중에서도 그릇된 자신들의 신념을 펼치고자 거미줄처럼 촘촘히 덫을 놓은 암살자들. 인간은.. 정말 어떤 상황에서도 더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낼 줄 아는 기막힌 능력을 가졌다. 다행인건 그 상황을 해결해 내는 능력을 가진 인간 또한 함께 존재한다는 거다. 책 표지의 '인류는 번성하며 진화하는 고등생물인가, 지구를 잠식하고 파괴하는 바이러스인가?' 라는 문장을 소설을 읽기 전에 봤을 땐, 진화를 거듭하는 고등생물이지만, 지구라는 행성 입장에서 보면 빠르게 진화를 이루어내며 번성까지 하는 바이러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난 후, 우리는 그저 지구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에 불과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더 저울이 기울어진다. 진화를 거듭하다 결국 지구 자체를 파괴하고는 회복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채 기어코 자신들의 생존만을 꾀하고 있으니 바이러스가 아니면 무엇일까.
"태평양에 다섯 개의 은하계가 솟아오르면, 노아의 방주가 뜨리라!" 이 문장이 이토록 끔찍하고 무서운 말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인구수로 인해 지구가 병들고 있다'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연구자 혹은 과학자 같은 인물들이 디스토피아 소설 속에 한번씩 등장하고는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생각에 너무 심취해 대형 사고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 한다는 거다. 이 소설에서도 엄청난 음모가 그 누구도 모르게 몇년 동안 계획 되었고, 실행에 옮기기 직전까지 간다. 코앞까지 위기가 닥쳐서야 상황을 인지한 이들의 생존을 건 싸움은 긴박하게 이어진다. 우리나라 소설이 맞나 싶을만큼 어마어마한 스케일은 읽는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다만,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모두 모여야 하다보니 약간 뒤죽박죽인 느낌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꽤 흥미로운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