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기차 책 먹는 고래 8
권은정 지음, EUNBI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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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세상에 마법을 쓸 줄 아는 마법사가 등장한다면 어떻게 변할까? 마법사의 삶은 또 어떨까? 이런 물음에 기분 좋은 상상만 된다면 좋을 것을, 나는 세상의 때에 너무 물들어버렸는지 무섭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생겼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만 있는게 아니니 말이다. 만일 그 마법사가 나쁜 사람이라면, 세상에 악영향을 미칠게 아닌가. 좋은 사람이라 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 당하게 되거나 국가의 감시 속에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마법사라는 특별함에 처음엔 희열을 느끼겠지만, 끊임없이 이어지게 될 사람들의 관심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SF 소설과 영화를 너무 많아 봐서 그런가. 내 기억 속 마법사들의 절반은 악역으로 등장한 탓에 이런 생각들이 더 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마법사가 성인이라도 이런저런 걱정이 생기는데, 어린아이들에게만 마법력이 생기고 그 마법력도 13살 전에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루야, 넌 있는 그대로 빛나. 난 네가 부러운걸. 무엇이든 꿈꿀 수 있고 할 수 있잖아. 난 아니야. 마법이 생긴 순간부터, 내 꿈은 이미 정해졌어."  - P. 14


이 책의 주인공 12살 하루에게는 상위 1%의 천재 마법 학생이라 칭해지는 쌍둥이 자매 하린이 있었다. 평범한 자신보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은 하린이가 부러웠던 하루. 그런데 하린이는 오히려 꿈을 꿀 수 있는 하루를 부러워했다. 마법이 생긴 순간부터 자신의 길은 정해져 버린 탓이다. 전세계적으로 마법력이 있는 아이의 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국가에서 특별 관리, 교육을 시키며 정해진 길이 있는 엘리트로 키워졌다. 꿈이 아닌 그저 목표만 있을 뿐인 삶을 살게된 하린이에겐 마법이라는 재능이 반가울리가 없었다.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한 하루는 그저 부러워만 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법 기차를 타러 집을 나섰던 하린이가 하루에게 마법 기차를 타기 싫다며 자신을 찾아달라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마법 기차 승차권과 마법학교 학생들의 상징인 망토까지 남겼으니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 생각한 하루는 즉시 하린이를 찾아나서게 된다. 기숙학원으로 가는 버스에서 무작정 내린 하루는 걱정과 달리 무사히 마법 기사에 오를 수 있었다. 쌍둥이 하린이 흉내는 눈 감고도 가능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모험과 신기함으로 가득 차 있을 것만 같았던 마법 기차는 하루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상위 순위에 들기 위해 죽어라 공부를 하고 있었고, 그렇게 시험에 통과를 하며 한칸 한칸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기차의 앞부분으로 갈수록 상위권에 속하는게 되고, 상위권에 올라가야만 평생 보장되는 직업과 특혜가 주어지게 되니 기차에 탑승한 아이들에게 상위권 진입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었다. 게다가 기차에 탑승한 아이들은 곧 마법이 사라질 아이들이었으니 이번이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그 와중에 각 레벨 시험에서 3번 탈락해도 기차에서 강제 하차를 하게 되니 서로가 적이자 경쟁자로만 인식되는 살벌한 곳이었던 것이다. 이런 마법 기차의 모습이 하루는 충격이었다. 하린이에게 들은 것과 너무 달랐던 것이다. 마음 여린 하린이가 이런 숨 막히는 곳에서 생활해야 했다니.. 하린이는 괜찮을 걸까? 대체 하린이는 어디에서 있는 걸까. 초조해진 하루는 어떻게든 빨리 하린이를 찾기 위해 애를 쓴다.


아이들에게만 주어지는 마법. 그것을 이용하려는 어른. 얼마 안되는 마법력을 가진 아이들 사이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경쟁. 그런 경쟁을 부추기는 시스템. 모든게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아마 현실에서 정말 마법의 존재가 나타난다면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에게 아이들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어야 하는게 어른인 것을, 끝모를 경쟁 속에 아이들을 놓아두고 이용하는 어른이라니 정말 최악이 아닌가. 과도한 경쟁 속에 친구마저 경쟁자로 인식해야 하는 요즘의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어른으로서 미안하기도 하고. 내 아이들 역시 이런 경쟁 사회 속에 커야 한다는 사실에 벌써 가슴이 아프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경쟁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선의의 경쟁만 할 수 있길.. 과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길.. 그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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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고양이의 비밀 책 먹는 고래 7
김현정 지음, 이혜원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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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는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사실 방법이 따로 있는건 아니다. 그나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구별해 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본인이 직접 느끼고 깨닫는 방법 뿐이다. 옆에서 제 3자가 아무리 충고를 하고 조언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좋은 사람들만 있어서 아무런 걱정없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면 참 좋으련만. 나쁜 사람들은 어김없이 나타난다. 좋은 사람 가면을 쓰고 나타나 선량한 사람들을 꾀어내는 못된 사람들을 가려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속임수에 넘어가 나쁜일을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좋은 사람 가려내는 일이 예전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 같다. 10년 20년 30년.. 오랜 세월을 알고 지냈다해도 한순간에 틀어지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니 말이다. 절친의 가정을 깨버리기도 하고, 절친을 살해하기도 하고, 절친에게 사기를 치기도 한다. 내 기분, 한순간의 이익 때문에 오랜 세월 쌓아온 신뢰를 짓밟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참 씁쓸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일이 이렇게 다반사로 일어나니 말이다. 세상에서 인간이 제일 무섭고 잔인하다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닌거다.


오색딱따구리 '딱따'는 지난 가을 화재때 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되었다. 혼자 나무를 쪼고 다듬고 있는데, 뻐꾸기 '뿌꾸'가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짓을 하지 말라며 따지는 딱따에게 뿌꾸는 모르는 척 해주는 대신 부탁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 말에 솔깃한 딱따는 멋진 친구를 소개해 달라고 한다. 잠시 생각을 하던 뿌꾸는 무량 숲의 소원 들어주는 소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 가서 소원을 빌어보라고. 미심쩍었지만, 딱따는 소나무를 찾아 가보기로 한다. 그곳에서 작은새 오목눈이 '금강'이와 만나게 된다. 금강이는 딱따와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딱따는 초라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금강이가 눈에 차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멋진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던 딱따는 자신이 직접 나무를 조각해 친구를 만들고, 소나무에게 나무새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달라고 부탁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런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는가. 결국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실망해 다시 집안에 틀어박히고 만다. 매일 자신을 찾아오는 금강이를 무시하며 말이다.




그러다 또다시 뿌꾸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것을 발견했고, 뿌꾸는 또 한번 딱따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매번 자신이 알을 낳을 때마다 귀찮게 참견하는 딱따가 싫었던 뿌꾸는 딱따를 위험에 빠뜨리기로 한다. 어쩌면 다시는 안봐도 될 정도의 위험에 말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딱따는 '날개 달린 고양이 데몽'이라 불리는 부엉이를 찾아가게 된다. 부엉이 데몽이 이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작은 새들을 잡아먹는 줄도 모른채. 딱따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된 금강이가 옆에서 계속 충고를 하지만, 딱따는 듣는채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찾아오고 만다. 겉모습으로 쉽게 상대방을 판단하고, 진심어린 충고도 듣지 않은채 나쁜 말에만 현혹되어 진짜 친구를 알아보지 못했던 딱따. 지금 내 주변에는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가면을 쓰고 있는 친구는 없는지, 나쁜 친구인 줄 알면서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말이다. 아이들이 딱따를 통해 친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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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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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가장 최후의 경지는 목숨을 빼앗는 일일 것이다.  - P. 85


만약 어떤 사람이 소시오패시와 피에 대한 갈망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결과는 드라마나 영화에나 나올 법한 끔찍한 악몽이며 거대한 공포일 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시오패스는 폴 포트(Pol Pot)나 테드 번디(Ted Bundy) 같은 대량학살자나 연쇄살인마가 아니다. 대신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다. 양심 없는 그들은 스킵이나 스탬프 맨, 아이들을 도구로 이용하는 어머니, 심약한 환자들을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심리치료사, 유혹해서 조종하는 연인, 은행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가지고 사라지는 동업자, 사람들을 이용하고는 그런 적 없다고 우기는 매력적인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소시오패스들이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제어하는 방법과 확실한 '승리'를 얻기 위한 계략은 굉장히 다양하다.  - P. 86-87


어쨌든, 잔인한 살인범들이 가장 무섭기는 하지만 양심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자주 나타나는 유형이 아니다. 소시오패스들은 게임을 훨씬 더 선호한다.  - P. 87


결국 도린은 소시오패스와 범죄자가 어떻게 다른지를 우리에게 알려 준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 차이는 단지 붙잡히느냐 마느냐일 뿐이다.  - P. 137


소시오패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자녀 양육의 여러 요인보다 폭넓은 문화적 특성이 더욱 관계 깊다. 실제로 소피오패시의 발생에 대해 특정한 자녀 양육 변수에서 답을 찾던 쪽보다는 문화와의 관련성을 연구한 쪽에서 더욱 큰 결실을 맺었다. 소시오패시는 유년기 학대나 애착장애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개인의 타고난 신경학적 요인과 개인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 사이의 어떤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 P. 217


양심은 늘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이며 자연스러워서 우리 대부분은 의식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양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 P. 342



언제부터인가 잔혹한 범죄자들에게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라는 말이 붙기 시작했다. 그와 관련된 서적들이 줄을 지어 출간되기 시작했고, 어느새 우리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에 익숙해졌다. 이제는 어떤 범죄자든 '사이코패스'가 분명하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전에 어떤 책이었더라.. 분명 그 책에서도 '사이코패스'든 '소시오패스'든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지만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거라는.. 비슷한 말을 본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이런 비슷한 말이 등장한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 매력적인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체를 매우 잘 숨기고 있을거라고 말이다. 하.. 정말.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단 말인가. 교묘하게 사람들을 조종하고 자신의 성향을 완벽하게 숨기는, 이런 사람을 말이다. 그 사람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나든 다른 누구든 이미 무슨 일인가 당했을 때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책의 이야기는 실제 사례들을 기반으로 하다보니 흥미진진했다. 실제 사례들은 '정말 이런 일이 있었단 말이야?!', '이건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사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기사. 누군가 그랬었다. TV나 책, 영화 속 이야기는 실제보다 훨씬 약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이다. 읽다보면 자꾸 '내 주변에는 누가 '소시오패스'일까?' 하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분명 내 주변에도 없진 않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한편으로는 없는 것 같다며 부정을 하기도 한다. 정말 상대방이 완벽하게 숨기고 있는 거라면 내가 알 수 없는 일이니 더더욱. 아니, 사실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의 즐거움을 위한 게임에 내가 이용당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들은 아동 학대로 인한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 혹은 그냥 선천적으로 가진 성향 탓에 생기는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렇지도 않았다. 생각보다 그 발생요인은 다양하고 넓은 범위에서 생각해야 했다.


특히 문화적인 요인에 의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맞다. 나라마다 문화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영향도 무시할 수가 없는거다. 우리나라에서는 용인될 수 없는 일이 다른 나라에서는 용인될 수 있기도 할테고, 그런 부분으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일거다로 단정지을 수 없을테니 말이다. 광범위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소시오패스들은 대부분은 양심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양심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 않나? 비도덕적이고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판단도 점차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불현듯 들었다. 암튼 그나마 다행인건 '소시오패스'들 대부분이 살인마 유형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달리 '게임'을 즐기기는 하지만, 걱정보다는 살인마가 되는 '소시오패스'는 적은가보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그럼에도 그중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건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의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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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고전 살롱 : 가족 기담 - 인간의 본성을 뒤집고 비틀고 꿰뚫는
유광수 지음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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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옛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그 옛 이야기를

재해석 했다고 해서 궁금했다.

사실 나는 이 책이 재해석한 소설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소설은 아니었지만,

소설보다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였더랬다.


와.. 그 옛 이야기들을 한번도 이런 시각으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꽤나 충격이었다.

첫 이야기부터 엄청나다.

우리가 흔히 쓰는 '쥐뿔, 개뿔'의 의미가

사실은 욕이었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게다가 '쥐뿔'의 진짜 의미란. 정말이지.. -_-;;

으악 할 정도다. 그러고보면..

왜 난 한번도 '쥐뿔, 개뿔'이란 단어의 진짜 의미를

찾아볼 생각을 안했을까?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쥐뿔'이라던지

'개뿔'은 존재하지 않는거니 말이다.

어쩌다 이런 말이 탄생한건지 왜 난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런식으로 모든 단어를 찾아볼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진짜 의미가 뭔지도 모른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들이 참 많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옛 이야기에서 흔하게 접했던 효자와 열녀가

사실은 그렇게 되도록 떠밀리고 만들어진거라면?

국가에서 주는 혜택과 사람들의 시선와 체면, 권위 때문에

한 사람의 희생을 강요했던 거라면?

간혹 드라마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는 했다.

그때도 그저 드라마 속 이야기에 집중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더랬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에전에 읽은 책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도 같다. 그런데 이 책처럼 이렇게 와닿는건 처음이다.

실제로 존재했던 열녀와 효자들 중에 이렇게 내몰려서

만들어진 열녀와 효자가 있을거라 생각하니..

한켠에 소름이 돋는다. 희생당한 그 억울함을 어찌할까..!!



맞다. 우리 옛 이야기 속에서는 항상 '마녀사냥'을 당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 한 사람의 희생을 발판삼아

내게 주어진 상황이나 죄를 그 사람에게 전가시켰다.

내가 나쁜게 아니라 상대방이 나쁜거라며

그렇게 내 죄는 없애버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런 부분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이야기일뿐이니까. 나 역시 그랬고.


한때 동화의 원작이 인기리에 등장했다.

원작이 이렇게 잔인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몇편 읽고 정말 너무 놀랬다.

옛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는게 아닌가.

이런 잔혹 동화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생각한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

그런데 우리 옛 이야기도 이런 잔혹동화 못지 않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이렇게 잔인할 수가 없다.

옛 이야기를 좋아하면서도 이런 부분을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저 앵혈. 전에 책과 영화 속에서 등장해서 알고 있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을 철석같이 믿었다는게 어이가 없다.

게다가 더 화가나는 건 이런식으로 여자들의 처녀성을

강요 받아야 했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자기 멋대로 살면서.

옛 시대의 여성들의 삶이란. 정말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온종일 집안일에 남편, 아이들 시중, 거기에 논,밭일까지.

허리 한번 제대로 필 시간이 없어 보였다.

세탁기와 청소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현대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요즘도 많은 부모들이 저지르는 일,

그래서 사건이 뉴스를 통해 나올 때마다

분노하게 되는 일.

바로 자녀들을 자신들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일이다.

지금도 이런 일이 많은 것을, 예전이라고 다를까.

아니, 예전엔 더 심했다.

이야기 속에서조차 아이들은 자유롭지 못했고

부모에 의해 삶이 좌우되었다.

장화홍련도 이런 속뜻이 숨겨져 있을거라

예상이 된다니. 다른 시각으로 본 이야기는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자식을 키우는데 있어서 너무 오냐오냐 해서도 안되지만,

무엇보다 형재 자매 간에 편애가 있어서는 안된다.

때로는 아이를 온전히 믿어줄 수도 있어야 하고,

반대로 의심 할 때도 있어야 한다.

뭐 안다고해도 잘 안되는게 현실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여우 누이>의 부모처럼 어리석게

아이들을 키우지는 말아야한다.

그들은 스스로 화를 자초한거나 다름없었으니까.



<쥐 변신설화, 옹고집전, 배따라기>

<열녀함양박씨전>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춘향전>

<구운몽, 옥루몽>

<옥루몽, 홍계월전>

<흥부전, 심청전, 변강쇠가>

<손순매아, 헨젤과 그레텔, 장화홍령전>

<해와달이 된 오누이, 여우누이>

<최고운전>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미리 이 이야기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해본다면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예상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던 책!!

한번쯤 꼭 읽어보라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꽤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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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 룸
레이철 쿠시너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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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에 와서는 잘 모르겠다. 폭력과 살해방법을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되돌려 받았으면 싶은 범죄자들이 늘어만 가서 말이다. 게다가 이들 중에는 굉장히 뻔뻔하고 당당한 이들도 많다. 뉴스나 기사를 통해 보면 자신의 범죄행각을 굳이 반성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문제는 범죄자들의 나이가 점점 낮아지는데도 법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약한 법 때문에 생각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고, 법을 이용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형을 다 살고 나왔을 때 문제가 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일까. 때때로 법이 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고, 공권력 또한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미에게 닥친 일을 보면 말이다. 그녀가 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린 아들이 있는 어미로서 아이을 위해서라도 이런 일을 벌여서는 안됐었다. 하지만 그녀를 그지경으로 몰아세운건 피해자인 그 남자였다. 이게 죽어 마땅하다는 의미는 아니나, 그가 한 짓 또한 제대로 법정에서 다뤄졌어야 맞는 거였다.


커트 케네디는 내게 병적으로 꽂혀 있었다. 그 인간은 내 아파트 건물 밖에서 진을 치고 있기를 일생의 과업으로 삼았다. 내가 차를 대는 차고에 들어가 있기. 내가 다니는 구멍가게의 좁아터진 통로에 도사리고 있기. 도보나 오토바이로 나를 미행하기. 그 인간의 오토바이 소리, 고음으로 끽끽거리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흠칫흠칫 놀랐다. 그는 습관적으로 내게 연달아 서른통씩 전화를 걸었다. 나는 번호를 바꿨다. 그가 새 번호를 입수했다. 마스 룸에 찾아오거나 이미 거기 있거나 했다. 다트에게 그 인간 좀 입장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그 사람, 우수 고객이야." 다트가 말했다. 나는 소모품이었다. 돈을 쓰는 남자들은 아니었다. 커트 케네디는 나를 사냥했고, 그칠 줄 몰랐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피해자의 그 같은 행동이 사건과는 관련 없다고 판사를 설득했다. 그의 과거 행적들이 사건 당일 밤에 급박한 위험을 야기한 것은 아니었고, 그에 따라 배심원들에게는 스토킹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단 하나의 세부사항도 제공되지 않았다. 그 사실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판사였지만 나는 존슨의 변호인을 탓했다. 나를 돕기로 되어 있었으면서 정작 그랬다는 느낌을 들지 않았기에 나는 존슨의 변호인을 탓했다.  - P. 113


제대로 된 변호인조차 만나지 못한 로미는 종신형을 두번이나 선고받고 거기에 6년을 추가로 받았다. 그런데 그녀의 불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녀의 아들을 데리고 있던 친정엄마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이 국가의 보호아래 놓이게 되었고, 이후 아들의 소식을 전혀 들을 수가 없게된 것이다. 교토소 내에서는 그 누구도 그녀의 사정을 알아주지 않았고, 아들의 소식을 알아봐주려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지정되었던 국선 변호인은 그녀를 귀찮아 하더니 급기야 은퇴를 해버렸다. 스토커 한 명이 몰고 온 불행은 그녀를 끊임없이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것만 같았다. 더 떨어질 곳도 없어보이는데도 말이다. 누구 한명이라도 그녀의 아들에 대한 소식을 알아봐줬더라면, 그녀의 사건을 제대로 다시 수사해서 올바른 판결로 죄의 댓가를 치루게 했더라면. 그녀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텐데. 판사도 검사도 변호사도. 모두가 한통속이라도 되는 것마냥 그녀의 사건을 엉터리로 끝내버렸다. 로미는 법정에서 존중받지 못했고, 그들은 그녀의 삶을 너무나 쉽게 부숴버렸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이야기는 처음엔 너무 왔다갔다 하는 통에 헷갈리기도 했다. 읽으면서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이 부분은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결말...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이 결말이 딱 맞기는 하지만, 마음 한켠은 불편했고 답답했다. 실제로 로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죄수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결국 억울한 것을 풀기 위해선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읽다보면 머릿속에 영상이 흘러가는 듯하다. 영화 한편을 보고난 것 같은 느낌. 아, 이래서 이 책이 팝콘과 함께 도착한거구나 싶었다. 이 책을 읽는다면, 팝콘과 콜라 하나를 옆에 두고 있길 바란다. 이 책과 아주 딱 어울리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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