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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고양이의 비밀 ㅣ 책 먹는 고래 7
김현정 지음, 이혜원 그림 / 고래책빵 / 2020년 6월
평점 :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는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사실 방법이 따로 있는건 아니다. 그나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구별해 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본인이 직접 느끼고 깨닫는 방법 뿐이다. 옆에서 제 3자가 아무리 충고를 하고 조언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좋은 사람들만 있어서 아무런 걱정없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면 참 좋으련만. 나쁜 사람들은 어김없이 나타난다. 좋은 사람 가면을 쓰고 나타나 선량한 사람들을 꾀어내는 못된 사람들을 가려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속임수에 넘어가 나쁜일을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좋은 사람 가려내는 일이 예전보다 더 어렵고 힘든 것 같다. 10년 20년 30년.. 오랜 세월을 알고 지냈다해도 한순간에 틀어지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니 말이다. 절친의 가정을 깨버리기도 하고, 절친을 살해하기도 하고, 절친에게 사기를 치기도 한다. 내 기분, 한순간의 이익 때문에 오랜 세월 쌓아온 신뢰를 짓밟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참 씁쓸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일이 이렇게 다반사로 일어나니 말이다. 세상에서 인간이 제일 무섭고 잔인하다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닌거다.
오색딱따구리 '딱따'는 지난 가을 화재때 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되었다. 혼자 나무를 쪼고 다듬고 있는데, 뻐꾸기 '뿌꾸'가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고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짓을 하지 말라며 따지는 딱따에게 뿌꾸는 모르는 척 해주는 대신 부탁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 말에 솔깃한 딱따는 멋진 친구를 소개해 달라고 한다. 잠시 생각을 하던 뿌꾸는 무량 숲의 소원 들어주는 소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 가서 소원을 빌어보라고. 미심쩍었지만, 딱따는 소나무를 찾아 가보기로 한다. 그곳에서 작은새 오목눈이 '금강'이와 만나게 된다. 금강이는 딱따와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딱따는 초라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금강이가 눈에 차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멋진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던 딱따는 자신이 직접 나무를 조각해 친구를 만들고, 소나무에게 나무새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달라고 부탁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런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는가. 결국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실망해 다시 집안에 틀어박히고 만다. 매일 자신을 찾아오는 금강이를 무시하며 말이다.

그러다 또다시 뿌꾸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것을 발견했고, 뿌꾸는 또 한번 딱따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매번 자신이 알을 낳을 때마다 귀찮게 참견하는 딱따가 싫었던 뿌꾸는 딱따를 위험에 빠뜨리기로 한다. 어쩌면 다시는 안봐도 될 정도의 위험에 말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딱따는 '날개 달린 고양이 데몽'이라 불리는 부엉이를 찾아가게 된다. 부엉이 데몽이 이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작은 새들을 잡아먹는 줄도 모른채. 딱따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된 금강이가 옆에서 계속 충고를 하지만, 딱따는 듣는채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찾아오고 만다. 겉모습으로 쉽게 상대방을 판단하고, 진심어린 충고도 듣지 않은채 나쁜 말에만 현혹되어 진짜 친구를 알아보지 못했던 딱따. 지금 내 주변에는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가면을 쓰고 있는 친구는 없는지, 나쁜 친구인 줄 알면서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지 말이다. 아이들이 딱따를 통해 친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