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부르는 연습장 단비어린이 문학
류미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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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마 누구나 한번쯤 소원을 들어주는 도구에 대한 상상을 해봤을거다. 특히 시험을 앞둔 아이들이라면 하루에도 여러번 생각할 터였다. 잠깐 눈을 감았다 떳을 때 이 부분이 다 외워져 있었으면, 혹은 이 풀이들이 전부 이해가 되었으면.. 같은 생각을 말이다. 이 동화책의 주인공 서연이가 딱 그랬다. 구구단 5단까지는 그럭저럭 외울 수 있는데, 6단부터는 이상하게도 외워지질 않는다. 구구단 때문에 집에서는 엄마가,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혼을 내니 서연이는 구구단이 너무 싫기만 했다. 구구단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우연히 한 할머니를 도와주고 받은 낡은 연습장이 서연이의 구구단 시험을 단번에 통과하게 만들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우연이라기엔 너무 이상했고, 곧 연습장 덕분이라는 걸 알게된 서연이는 연습장의 도움을 받아 동화 구연 대회에 나가기로 한다. 그런데 서연이의 비밀을 알게된 짝궁 승찬이가 래퍼 대회에 나가기 위해 외워야 하는 랩이 외워지지 않는다며 연습장을 한번만 빌려달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연습장은 평범한 연습장이 되어버렸다. 이를 어쩌지?!


너무 귀여운 동화였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연습장의 힘을 빌렸다고 생각했던 서연이가 실제로는 진짜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일들이었음을 깨닫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일들이라도 노력을 하다보면 목표 그 이상을 이뤄내기도 한다. 그리고 돌아보면 그 과정이 또 기억에 남기도 하고 말이다. 무슨 일이든 단번에 되는 일은 없다. 과정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과 과정이 쌓이고 쌓여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서연이와 승찬이가 자신의 꿈을 위해서 연습장을 핑계삼아 노력을 한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잠시나마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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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 김희재 장편소설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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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집념은 어떤 일까지 가능하게 할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에 있었다. 한 집에 살면서 두 집 살림을 하는 여자 서원, 그런 아내의 또 다른 관계를 알지 못하는 남편 정진, 다른 남자와 자신의 여자를 나눠야 하는 남자 승우, 그리고.. 서원과 승우의 아이 원우. 이 관계의 중심엔 서원 그녀가 있었다. 안식처가 되어야 할 공간인 '집'에 '사랑'인척 하는 '집념'이 더해지면서 집은 더이상 안식처가 되지 못했다. 요즘 출간되는 책들에 비해 짧은 분량의 이야기인데다 흡입력이 좋아 금방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고, 인물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등장인물이 많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또한 뜻밖의 결말이 주는 짜릿함 덕분에 더 흥미로웠다.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는 여자 서원. 어쩐지 그녀가 부럽기도 했다. 세상에 다시 없을 것 같은 두 남자의 깊은 사랑이 단 한 여자에게 향했다는게 말이다. 얼마나 지극한 사랑을 받았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겠는가. '사랑'이란 이름을 뒤집어 쓴 '집념'은 이렇게 무서운 거였다. 누구도 믿지 못할 일을 만들어냈으니까. 한편으로는 서원의 입장에선 이럴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부모님을 잃자마자 지극정성을 다해 그녀를 살아가게 만들었던 남자를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잃어야 했으니까. 타이밍 좋게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난 또 다른 남자와 그저 행복하게 미래를 꿈꿨다면 좋았을 것을. 하필이면 그 남자가 전 남자와 서원과의 추억 속에 존재해야 하는 '집'으로 그녀를 데려가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거였다. 그 '집'이 문제의 시발점이 되어버렸다.


왠지 영화보다는 빠른 전개의 이야기로 단편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으로 표현되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나 할까. 간만에 선택한 국내소설이었는데, 선택을 잘 한 것 같다. 뿌듯. 작가의 다른 소설 '소실점'은 아직 못 읽어봤는데, 한번 찾아봐야겠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프랑스에도 출판이 된다고 하니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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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 환경.생태 생각이 커지는 12가지 이유
조소정 지음, 신외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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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시리즈 또 한권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기후변화'가 주제다.

바로 지금의 현실을 가장 잘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기후변화와 '코로나19'와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 같다.

바이러스의 출현과 그로인한 불편함..

이 모든 것이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된다.

때문에 지금같은 시기에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기 참 좋은 책이지 않을까 한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기후'가 무엇인지부터 설명을 한다.

우리가 기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원인을 이야기하고

그로인한 피해까지 설명하며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정말 이렇게 가다가는 인간으로 인해 세상이 망하는 날이

올 것만 같아서 걱정이다. 편리함 때문에 그로인한

자연파괴는 생각하지 않게 되니 말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앞으로 이보다 더 심각한 전염병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들도 많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그 얼음 속에 얼려있던

옛 바이러스들이 활동을 하게 될거라는 얘기도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되면..

세계 모두가 이 문제를 고민해 봐야 되지 않을까?

어른들도 불편하고 힘든 지금의 시기,

아이들은 더 힘들거라 생각된다.

그만큼 더 기억에 남을테고.

아이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우리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세상에 살고 있는 '종'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이

다른 '종'을 멸종 시켰고, 시키고 있다고 했다.

아마 세상에 제일 해가 되는 종이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종이 멸종될 위기에 있다.

한 종의 멸종은 또 다른 연쇄적인 위기를 가져온다.

먹이사슬에 변화가 있을테고, 이것은 또 다른 멸종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된다.

최종적으로 인간의 멸종 또한 예고되는 문제다.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이런 문제를 인식하게 된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이 책은 어른들도 아이들과 꼭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걱정해야 하는 문제이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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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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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는 팔을 뻗어 내 손을 꼭 잡고 "난 헌팅턴병으로 죽어가는 게 아냐"라고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난 그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거야. 둘은 엄연히 달라. 난 날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 병세가 아주 악화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살 작정이야. 내 주위의 좋은 것들만 생각하고, 내게 닥칠 미래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거야. 바다에서 수영하고, 케이크를 굽고, 춤을 더 많이 출 거야."  - P. 392


날벼락 같이 유전병의 존재를 알았다면? 그 유전병이 언젠가 나에게도 들이닥칠 예정이고, 내 아이에게도 유전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건 바로 싱글맘 제스의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10살 아들 윌리엄과 엄마의 죽기 전 소원인 '윌리엄과 아빠의 돈독한 관계 만들기'를 시도하기 위해 전 남자친구이자 윌리엄의 생물할적 아빠인 애덤이 운영하는 프랑스의 호텔 샤토 드 로시뇰로 여름휴가를 왔다. 사실 제스는 이 5주간의 여름휴가가 탐탁치 않았다. 엄마의 소원만 아니었다면, 그녀가 50% 확률로 헌팅턴병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이 여름휴가는 실현되지 않았을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애덤과 윌리엄의 관계 개선을 위해 애덤을 만나러 와야했다. 여자친구가 자신의 아이를 낳고 있는 순간에도 바람을 피운 남자를 말이다.


죽어가는 엄마의 모습에서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밖에 없는 제스가 안타까웠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그녀의 상황에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홀로 감내해야 했을 그녀가 짠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애덤이 윌리엄의 존재를 부정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다는 점이었다. 양육비를 제때 지급하고, 윌리엄의 생일을 기억하며, 약속된 시간에 윌리엄과 스카이프로 영상통화를 하고, 일년에 2~3번 정도 만나기도 한다. 물론 이 정도로 애덤이 아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할수는 없지만, 많은 남자들이 자신의 아이를 부정하고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으며 만나지도 않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정도의 아빠기는 하다. 하지만 이 관계는 제스와 애덤 두 사람이 서로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그런데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당시 제스가 애덤에게 아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 번 더 그를 이해하려고 했다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었을까? 아닐수도 있다. 살면서 계속 부딪히고 트러블이 생겨 결국 더 안좋은 상황에서 헤어졌을 수도 있다. 어쩌면 두 사람의 인연은 긴 시간 헤어짐이 필연적으로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이러나 저러나 나는 애덤이 그리 괜찮은 남자라 생각되지 않았다. 아이와의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모습도, 현 여자친구와 제스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며 저울질 하는 모습도.. 참 못난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마음이 여전히 서로를 향해 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제스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자신의 병 때문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어렵사리 다시 찾아온 기회를.. 이대로 놓치게 될까? <미 비포 유>가 저절로 생각이 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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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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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양이의 머리와 등은 까만색, 얼굴과 배, 발은 하얀색이야. 얼핏 보면 펭귄 같기도 해. 흔하지는 않지만 보기 드문 생김새도 아니지.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제 몸집만 한 여행 가방을 갖고 있다는 거야. 왜 있잖아. 손으로 끄는 바퀴 달린 가방 말이야.  - P. 7


어느 비가 오던 저녁, 한 아파트 경비실에 까만 고양이 한마리가 찾아온다. 너무도 당당하게 뒷짐을 쥐고는 하룻밤을 청하던 고양이의 이름은 깜냥이었다. 할아버지는 탐탁지 않아했다. 주민들이 싫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비원들이 젊은 사람으로 교체되거나 수를 줄이기 위해 해고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 주민들에게 밉보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미 경비실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고양이를 다시 내쫓기엔 비가 너무 내렸다. '어쩔 수 없지.. 하룻밤 뿐인데 뭐. 무슨 일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얼렁뚱당 하룻밤 동거를 허락했다.


저녁을 먹자마자 깜냥은 잘 준비를 했어. 가방에서 이불을 꺼내 경비실 바닥에 깔고 베개, 눈가리개, 귀마개도 준비했지. 이불 위에 배를 대고 엎드린 다음 베개에 턱을 괸 채 말했어. "원래 아무 데서나 안 자는데 밤새 비가 쏟아질 것 같더라고요."  - P. 11


늦은 저녁으로 라면을 챙겨먹으려던 할아버지는 번갈아 경비실로 찾아와 할말만 쏟아내고 사라지는 주민들 때문에 제때 편히 먹을 수가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 치워라, 유리병이 깨져있으니 치워라... 결국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을 처리한 뒤에야 불어터진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런 할아버지 곁에서 참치캔을 얻어먹은 깜냥은 본격적으로 잘 준비를 한다. 할아버지는 그런 깜냥에게 잘 자라고 하고는 순찰을 나섰다. 그런데.. 자꾸 경비실로 인터폰이 울린다. 너무 시끄러운 나머지 깜냥이 인터폰을 받고 말았다. 아이들의 장난이었다. 잘못하면 계속 인터폰으로 장난을 칠 것 같다는 생각에 깜냥은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기로 한다. 집을 방문해보니, 이게 왠일. 어른도 없이 어린아이 둘만 덩그러니 집 안에 있었다. 한숨을 폭 내쉰 깜냥은 어른이 올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기로 한다. 아이들은 깜냥 덕분에 엄마가 올 때까지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깜냥은 다시 경비실로 복귀한다.


다시 잠을 청하려던 순간, 또 다시 인터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층간소음 문제였다. 인터폰으로 해결이 되지 않자, 이번에도 직접 방문을 하는 깜냥. 한 소녀의 춤연습 때문에 벌어진 층간소음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아랫집 사람들에게 참으라고 전하라며 적반하장이다. 이 일을 어쩐다.. 고민도 잠시 깜냥은 이번에도 멋지게 일을 해결했다. 경비실로 복귀 하자마자 또 한건의 일을 해결하고 드디어 할아버지와 다시 만났다. 다음날 아침, 깜냥의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고양이 경비원을 찾는 것을 본 할아버지는 깜냥을 조수로 삼기로 한다. 정식으로 조수가 된 깜냥!! 다음은 또 어떤 일들이 깜냥을 기다리고 있을까?


귀여운 해결사 깜냥의 이야기는 감동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경비원으로 일하시는 할아버지를 함부로 대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모습은 혀를 차게 만들었고, 아이들만 있거나 아이들로 인한 층간소음 문제들은 한숨이 절로 흘러 나왔다. 작가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냈고, 덕분에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시리즈로 출간 예정이라는데, 정말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동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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