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록
프리키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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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 단편집인 '기생록'. 소개글을 보자마자 흥미로움에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던 책이다. 요즘 꽤 괜찮은 단편 소설이 많아진 것 같다. 소재나 이야기 진행이 독특한 경우가 많아서 더 흥미진진하다. 짧은 이야기가 아쉬울 때도 있지만, 짧기 때문에 속도감이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단편집이라고 하면 좀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는 것 같다. 이번 '기생록'은 내가 즐겨 읽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재의 작품만 모여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딸을 잃고 가정이 파탄나버린 가장에게 또 다른 위협이 닥친다는 내용의 '국가생명연구소'. 한순간에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분노와 절망에 빠져버린 부모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최악의 방법으로 분노를 쏟아낸 엄마의 행동에 소름이 돋았던 작품이다. 어떻게든 분노를 쏟아내야 했던 엄마 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여자를 혐오하는 남자와 옆집 여자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진 남자의 잘못된 만남인 '이웃을 놀라게 하는 법'. 진짜 타이밍 무엇. 그 타이밍 때문에 인생 망친 남자가 안타까웠고, 진짜 나쁜놈은 이렇게 빠져나가는구나 싶어 놀랐던 작품이다. 조상 잘못 만나 억울한 후손들의 이야기인 '이 안에 원귀가 있다'. 원귀와 원귀의 복수극에 이용당한 청각 장애인들과 아무것도 모르는 자손들은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싶었던 작품이다.



정말 이런 법이 생기면 어떨까 싶었던,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인 '소녀 사형 집행관'. 요즘 법을 악용하는 청소년 범죄자들의 수법이 날로 잔혹해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촉법소년법을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나이만 살짝 조정되었을 뿐이다. 나도 소년법 폐지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정말.. 영악하고 악랄한 소년범들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는 법 자체가 너무 약해서 범죄자들이 법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외국처럼 몇백년 징역형이 나오면 좋겠다. 사회로부터 아예 격리되어야 할 범죄자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전부터 촉법소년법을 좋게 보고 있지 않고 있어서인지 이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잘못된 인체 실험이 결국 인류를 새인류로 바꾸게 될거라 예상되는 '괴물사냥꾼'. 애초에 인체 실험 이후 관리를 철저하게 하던가. 이건 순전히 관리 소홀로 인해 벌어진 인류의 멸망 시나리오와 다름이 없지 않은가.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아무 소용 없음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작품이다. 책 제목의 작품인 '기생록'. 기가막힌 생존 방식에 소름 끼쳤던 작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는데 누구 하나 의문을 품는 사람이 없었던 건가? 언제까지 그런 식으로 기생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참 인상깊었던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작가가 다음은 어떤 독특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돌아올지,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다. 이 책이 눈에 띄었다면 꼭 읽어보길.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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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소중해요 - 지구를 살리는 환경 이야기 마인드맵 그림책
이사벨 토머스 지음, 엘 프리모 라몬 그림, 박정화 옮김, 사라 휴즈 서문 / 바나나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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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지속적으로 환경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어느 날은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보고 함부로 버리면 지구가 아프다고 하고, 어떤 날은 음식을 남기면 자연에 나쁜거라고 한다. 또 물을 절약해서 써야하고,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참 기특함과 동시에 어른으로서 아이들만큼 환경을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건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의 삶은 편리해진만큼 환경파괴가 급속도로 심각해진 현실에서 살고 있고, 환경파괴가 점점더 심해져 우리의 미래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우리가 조금만 불편하면 자연은 그만큼 회복되지만, 우리는 그 조금의 불편함도 참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의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게 어른으로서 참 미안할 따름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물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마인드 맵을 통해 정보와 개념을 시각화해서 기억하기 쉽게 알려준다. 아이들이 꼭 한번씩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지구에 있는 물의 양부터 우리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까지 물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인드맵의 방식을 취한 아이들 그림책은 처음 만나서 어떨까 싶었는데, 원형 다이어그램까지 사용해 복잡할 수 있는 주제를 단순 시각화 시켜서 아이들의 기억에 각인시키기 좋은 것 같다. 여기에 아이들의 생각을 좀더 확장시켜서 원형 다이어그램을 더 연결해보게끔 아이들에게 유도를 해봐도 좋을 듯 싶다.



내가 먼저 살펴보니 아직 우리집 남매에게는 좀 어려울 수 있는 그림책이다. 그래서 페이지마다 조금씩 읽어주면서 물의 소중함과 환경보호에 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봐야할 것 같다. 읽어보면서 나도 배우는게 참 많았다. 생각보다 더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고, 원형 다이어그램으로 연결해서 보니 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사용되는 곳, 필요한 곳과 물을 보호하는 방법 등 스토리처럼 연결지어서 볼 수 있으니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 흐름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앞으로 다시 가보기도 하고 뒤로 넘어가기도 하고. 은근 보는 재미가 있었고, 덕분에 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꼭 읽어야할 필수 도서인 듯 싶다. 책이 너무 괜찮아서 시리즈처럼 다른 책도 있을까 하고 찾아보니 없는 것 같다. 다양한 주제로 시리즈처럼 출간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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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가 된 죽음
샐리 니콜스 지음, 줄리아 사르다 그림, 이상희 옮김, 그림 형제 원작 / 베틀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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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의 이야기 중 하나인 '대부가 된 죽음'이 화려한 그림들과 함께 새롭게 탄생했다. 이 이야기는 전에도 몇번 읽어본 이야기다. 그런데 이 동화책을 읽는 내내 읽어본 이야기라는 사실을 생각 못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난 것처럼 재미있게 읽었다. 동화는 참 신기한 것 같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읽어도 지루한 법이 없고, 조금만 달라져도 새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동화를 아예 새롭게 현대식 혹은 여러 장르로 재탄생 시켜도 재미있으니 말이다. 원래 동화를 좋아하는터라 자주 읽는 편인데, 이번 이야기도 그림형제의 동화고 새롭게 탄생했다고 해서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원래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는 찢어지게 가난한 어부에게 13번째 아이가 태어나 아이의 대부를 구하기 위해 집을 나서며 가장 처음 만난 이에게 부탁을 하려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가난한 어부가 가장 정직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 길을 나서는 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부가 처음으로 만난 이는 바로 하느님이었다. 남녀노소 모든 이를 공평하게 대하는 자신이야말로 가장 정직한 사람임을 어필했던 하느님. 하지만, 너무나 가난했던 어부에게 하느님은 정직한 이가 아니었다. 누군가는 부유해서 춥고 배고픔을 모르며 살아가고, 누군가는 가난해서 춥고 배고픈 환경에서 살아가는게 공평할리가 없지 않은가. 어부는 하느님을 거절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두번째로 만난 이는 악마. 어부는 가난했을 뿐 멍청이는 아니었기에 모든 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악마의 달콤한 제안 역시 거절한다. 그리고 세번째로 만난 이가 바로 데스, 죽음의 신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죽음을 가져다주는 자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이라 말하는 데스를 어부는 아이의 대부로 선택한다. 아이의 대부가 된 데스는 어부에게 의사가 되어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방법이란 아픈 사람의 방에 들어가서 데스가 침대 발치에 서 있다면 회복을 할 수 있으니 그가 건네준 주스를 마시게 하면 되고 침대 머리맡에 서 있다면 죽음을 알리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어부의 삶은 달라진다. 왕이 병이 들기 전까지.

죽음의 신을 아이의 대부로 삼고 큰 부자가 되었음에도 욕심을 부렸던 어부. 자신이 아들을 위해 가장 정직한 이를 찾아 헤맸을 때를 잊은 모양이다. 약속을 어기고, 정직함을 잊은 어부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오직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 모습은 끝내 탐욕에 무릎을 꿇은 자의 마지막 발악이었을 뿐이었다. 가난했을 때는 정직함을 제일로 삼은 듯 하더니, 부유해지니 더 큰 욕심을 부렸던 어부의 모습, 익숙하지 않은가? 우리 스스로 더 큰 욕심을 내고 있는게 있는건 아닐지, 어부처럼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되는건 아닐지 깊이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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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로봇 닥터 네오픽션 ON시리즈 18
윤여경.정지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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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하면서 읽은 작품. 언젠가 정말 딱 이런 상황의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꽤 많은 AI 기기들이 많고, 의료분야에서도 로봇수술이 활성화 되어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그러니 언젠가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이 실제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사람보다 실패나 실수할 확률이 적고, 더 빠르고 정확하게 치료할 수도 있다. 부족한 인력난을 AI 로봇 의사로 대체할 수도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런 미래가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는 면도 있다. 로봇 의사가 활약하는 미래라면, 의료기술의 발달이 지금보다 더 발전했을 것이고, 더 많은 병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는거니까.



내가 읽은 미래세계를 다룬 소설들의 대부분이 환경파괴로 인한 황폐화로 빈부격차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거나 자율적인 판단이 가능한 AI가 인간을 공격한다거나, 나라간 전쟁 혹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멸망 수준의 모습을 보이는등 부정적인 미래가 많았다. 그래서 로봇의사가 등장하는 이 이야기의 배경도 비슷하지 않을까 했었지만, 다행히(?) 평범한 미래로 보였다. 주요 등장인물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사망한 최첨단 로봇 공학자 정도원 박사, 그의 아들 정수호, 정도원 박사가 가장 아끼는 의학로봇인 로사, 그리고 잡부의 아들이자 아이큐 179의 천재이자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던 민유다.

세상에 큰 도움이 되길 바라며 로봇을 연구하고 개발했지만 정도원 박사의 기술은 너무나 앞선 기술이었고, 그 때문에 세상은 그의 연구를 불신하며 믿지 않았다. 그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그의 로봇들은 여기저기 기업들에게 팔려나갔고, 기업들은 그의 기술을 일정 범위 내에서 활용함으로서 큰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남은 박사의 로봇 '로사'가 해체되어 팔릴 위기에 놓였다. 수호는 아버지가 가장 아꼈던 로사를 구하기 위해 애를 썼고, 망설임없이 로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의사 면허가 중지될 수 있는, 로사의 의료행위 실험기간(1년) 동안 감시하는 인간의사 역할을 맡기로 한다. 하필 이 시기가 토러스라는 휴머노이드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후였다.

AI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신을 이해했다. 나 역시 AI가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이 불안하고 무서우니까. 세계적인 전문가들도 AI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는가. 우리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만큼의 위험성도 똑같이 존재하니 AI의 발전이 크게 반갑지만은 않다. 내가 로사의 존재가 불편하게 느끼면서도 어디서든 활용 가능한 필요존재라는 상반된 느낌을 동시에 갖는 이유다. 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미래 우리의 삶에 파고들, 우리의 노동을 대신할,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로봇'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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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왔다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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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핸드폰 두개 합친 것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해가 왔다> 그림 동화책. 커다란 해가 반갑게 인사하는 듯한 표지의 그림에 눈이 가서 읽어보게 된 동화책이다. 짧은 글의 동화라 순식간에 읽었지만, 이상하게 다시 되돌아가 천천히 읽어보게 되고, 또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귀여운 그림과 짧은 글 속에 담긴 메세지는 결고 가볍지 않았다. 처음 읽었을 땐 물음표 하나가 머릿속에 떴고, 두번째 읽었을 땐 알듯말듯 아리송함과 함께 가슴이 묵직해졌고, 세번째 읽었을 땐 해를 만나고 싶을만큼 아이의 현실이, 아이의 마음이 녹록치 않구나 싶어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당연하게 매일 해를 만난다.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당연한 일상이다. 그런데 해를 만나고 싶은 소년이 있었다. 소년의 집은 해가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달에게 소원을 빌었고, 달은 이 소원을 해에게 전달했다. 해는 깜짝 놀랐다. 그럴리가 없었으니까. 매일 잊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던 해이기에 아이의 소원은 이해할 수 없었고, 고민 끝에 작은 선물을 챙겨 아이를 찾아가보기로 한다. 아이를 만난 해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는 자신을 찾아온 해를 반갑게 맞았고, 또 함께 잊고 싶어했지만 해는 아이만의 해가 될 수 없었기에 헤어져야만 했다. 아이는 해와 헤어져야해서 속상했지만 보내줘야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런 아이에게 해는 작은 선물을 주었다.



해의 선물은 뜨겁지 않은 작은 해였고, 아이는 자신을 비춰주는 작은 해를 보며 기뻐했다. 소년의 집에 놀러온 옆집 동생이 소년을 부러워했고, 소년은 동생에게 해의 일부를 나누어주었다. 그렇게 해는 소년에게도, 소년의 이웃들에게도 찾아왔다. 소년과 옆집 동생의 기뻐하는 모습이 어쩐지 짠하게 느껴졌다.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해'조차 당연한 일상이 아니라는 것까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은 뉴스나 다큐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해가 들지 않을만큼 좋지 않은 위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무심히 흘려보고 듣기만 했었는데 이 동화책을 보고나니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졌다.

누구나 공평하게 누려야 하는 일조차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랄때 만큼은 그저 밝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만 하면 좋겠다. 소년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향한 관심이 많아져서 당연하게 누렸어야 할 일들을 누리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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