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왔다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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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핸드폰 두개 합친 것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해가 왔다> 그림 동화책. 커다란 해가 반갑게 인사하는 듯한 표지의 그림에 눈이 가서 읽어보게 된 동화책이다. 짧은 글의 동화라 순식간에 읽었지만, 이상하게 다시 되돌아가 천천히 읽어보게 되고, 또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귀여운 그림과 짧은 글 속에 담긴 메세지는 결고 가볍지 않았다. 처음 읽었을 땐 물음표 하나가 머릿속에 떴고, 두번째 읽었을 땐 알듯말듯 아리송함과 함께 가슴이 묵직해졌고, 세번째 읽었을 땐 해를 만나고 싶을만큼 아이의 현실이, 아이의 마음이 녹록치 않구나 싶어 마음이 아팠다.



우리는 당연하게 매일 해를 만난다.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당연한 일상이다. 그런데 해를 만나고 싶은 소년이 있었다. 소년의 집은 해가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달에게 소원을 빌었고, 달은 이 소원을 해에게 전달했다. 해는 깜짝 놀랐다. 그럴리가 없었으니까. 매일 잊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던 해이기에 아이의 소원은 이해할 수 없었고, 고민 끝에 작은 선물을 챙겨 아이를 찾아가보기로 한다. 아이를 만난 해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는 자신을 찾아온 해를 반갑게 맞았고, 또 함께 잊고 싶어했지만 해는 아이만의 해가 될 수 없었기에 헤어져야만 했다. 아이는 해와 헤어져야해서 속상했지만 보내줘야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런 아이에게 해는 작은 선물을 주었다.



해의 선물은 뜨겁지 않은 작은 해였고, 아이는 자신을 비춰주는 작은 해를 보며 기뻐했다. 소년의 집에 놀러온 옆집 동생이 소년을 부러워했고, 소년은 동생에게 해의 일부를 나누어주었다. 그렇게 해는 소년에게도, 소년의 이웃들에게도 찾아왔다. 소년과 옆집 동생의 기뻐하는 모습이 어쩐지 짠하게 느껴졌다.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해'조차 당연한 일상이 아니라는 것까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은 뉴스나 다큐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해가 들지 않을만큼 좋지 않은 위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저 무심히 흘려보고 듣기만 했었는데 이 동화책을 보고나니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졌다.

누구나 공평하게 누려야 하는 일조차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랄때 만큼은 그저 밝고 행복하게 성장하기만 하면 좋겠다. 소년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향한 관심이 많아져서 당연하게 누렸어야 할 일들을 누리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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