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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ㅣ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매드앤미러 프로젝트 :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의 프로젝트.
공통 한 줄 : 우리집에 못 보던 문이 생겼다. ▶ 김유라 -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 / 엄정진 - 어둠 속의 숨바꼭질
공통 미션 : 1. 매미가 등장하는 장면을 찾아라 / 2. 각 작품에서 다른 작품의 흔적을 찾아라. 일명 상대 장면 가져오기 미션!
이번 작품에서는 다 읽고도 2번 미션의 장면을 도무지 짐작하기 어려워 정답을 찾아본 후 다시 그 부분을 읽어봤다. '이 장면이라고?!' 싶어서 놀랐다. 상대방의 장면을 본인의 작품에 너무 잘 녹아내서일까. 정답을 보고도 그 장면이라 짐작하기가 힘들었다. 공통 한 줄에 이어 미션까지 주어진 상태에서 탄생하는 이야기, 다시 없을 매력적인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다. 이번 두 작품도 단 한 줄의 문장에서 시작했다고 보기 힘들만큼 놀라운 이야기들이었다.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나서, 만약 내가 영훈이의 상황에 놓였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지, 어느 부분에서 유혹에 넘어갔을지 상상해 봤다. 그런데 일단 애초에 내 성격에 그 문을 내가 열어봤을까 싶은 생각부터 들었다. 없던 문이 생긴 것에 대한 호기심은 클지라도 무서워서 열어보기 힘들지 않았을까? 다양한 소리가 나는 그 방 안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지더라도 '방 안으로 절대 들어가지 마시오. 이를 어길 시 계약이 파기되며 좋지 않은 페널티가 있음.' 이라는 문자를 받은 상태라면 내가 문을 열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하지만 유혹에 매우 강한 '악마'인만큼 또 다른 술수를 쓸테고, 그렇다면 결국 나는 어느 단계에 놓여있을까. 참 궁금해진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단 하나뿐인 내 형제를 만날 수 있다면? 그 만남을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면? 어쩌면 그 관문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이선처럼 이 모든 사실을 모른채 그 관문에 발을 들였다면 모를까, 만약 이런 제약들을 미리 알았다면 쉬이 발을 디딜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잃어버린 형제로 인해 가족의 해체 및 불화,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시절과 성인이 되고서도 힘겨운 삶에 놓여있는 상황이라면.. 그렇다면 선택에 영향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예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선이 겪는 불가사의한 이 일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발을 디뎠으니까. 그녀를 돕는 푸의 정체, 혹시 이선이 어린시절 유난히 아끼고 좋아했던 애착인형은 아니었을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어떤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을지, 어떤 공통된 한 줄에서 시작된 이야기일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빨리 다음 작품들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