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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1월
평점 :


책의 소개글을 보고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책은 연휴 시작 전에 도착을 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양가를 오가다보니 꽤 긴 연휴임에도 왜 이렇게 시간이 훌쩍 가버리는지. 긴 연휴동안 여유롭게 독서를 좀 할 수 있으려나 했던 내 생각은 조금도 들어맞지 않았고, 덕분에 이제서야 급하게 읽어보게 되었다. 읽기 시작하니 금방 후루룩 읽게 된다. 직장에 대한, 직업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는데다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듯 보이는 주인공 나구모 미모사(34세)가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한 식당의 음식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삶의 태도가 흐뭇했다. 찾아온 손님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각자에게 맞는 음식을 내어주는 이런 식당, 어디 없으려나.

패밀리 레스토랑의 점장으로 일하는 미모사. 하지만 사실 그녀는 점장으로 일하는데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2년째 점장 타이틀을 달고 힘껏 애써가며 일을 하고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누군가를 보좌하는 역할 정도가 딱 맞다고 여기고 있었기에 갑작스럽게 바뀐 회사 운영 방침으로 된 점장이라는 직책에 애정이 생길리가 없었다. 하지만 일을 그만둘 수도 없는 상태였다. 갑작스러운 화재 사고로 순식간에 집과 생활용품을 모두 잃고 회사의 배려로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점점 커져가고, 개인적으로도 힘든 일이 겹치니 불면증은 심해져만 갔다. 이런 그녀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는 장소가 생긴다. 기숙사 관리인을 겸해서 일을 하고 있는 가네다 씨 덕분에 숙소 근처에 있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키친 상야등'이란 식당을 방문하게 되면서다.
오후에 오픈해서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키친 상야등'. 이곳은 지치고 힘든 이들이 마음 편하게 머물다 가는 식당이다. 마음의 위안을 얻고, 평화를 얻어가는 곳이랄까? 덕분에 이곳은 단골들이 참 많다. 미모사 역시 첫 방문 이후 이 식당의 단골이 된데다 식당 근처의 지점으로 발령 받겠다는 목표까지 생겼으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우 드문 식당인 것이다. 나도 이런 식당이 있다면 단골이 될 의향이 있는데..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드는 그런 식당이었다랄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따뜻한 마음이 넘치는 키친 상야등과 같은 장소들이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이들에게 꼭 나타나주면 좋겠다. 마음을 따뜻하게 뎁혀주는 힐링소설, 추운 겨울에 딱 맞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