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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녀 ㅣ 영덜트 시리즈 2
거트루드 크라운필드 지음, 온(On) 그림, 조현희 옮김 / 희유 / 2025년 6월
평점 :

내가 평생을 보냈고, 보낼 예정이었던 내 세상이 사실은 작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내 세상은 더 넓어지거나 그대로이거나 혹은 더 좁아질 수도 있다. 자신의 생각과 고집, 아집에 갇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할 수도 있고 말이다.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는지, 도전 정신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용감한 일인지 이 이야기 속에 모두 담겨 있었다.

그림자 마녀가 살고 있는 그림자의 나라는 그림자 궁전, 사악한 마술의 대가이자 마녀의 오빠가 살고 있는 어둠의 동굴, 국경 지대 요정의 오두막과 고블린의 오두막이 속해 있고, 그림자 나라와 멀리 떨어져 있는 불의 나라에는 불타는 석탄 궁전과 즐거운 환호 궁전 그리고 현자의 오두막이 속해 있다. 불의 나라에는 붉은 불꽃 왕, 하얀 불꽃 공주, 빛의 왕자, 현자, 선량한 불잉걸 왕자와 잉걸불 요정들이 살고 있고, 그림자의 나라에는 일렁이는 그림자, 검디검은 그림자, 그림자 무리, 마법사, 대장 악마, 악마 무리, 잔뜩 꼬인 연기, 잿빛 고블린, 굴뚝 바람이 살고 있다.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나라에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걸까?

빛 한 점 들지 않는 음침한 그림자의 나라. 이 땅에서 유일하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생명체인 그림자 마녀. 마녀는 사악한 오빠에게 잡힌 하얀 불꽃 공주를 구하기 위해 나타난 그녀의 연인 빛의 왕자의 진실된 마음에 감복해 그를 돕게 된다. 그들이 무사히 빠져나간 후, 그림자 마녀는 더 이상 그림자의 땅을 예전처럼 느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눈부신 요정이 뿜어내던 빛이 비추던 그림자의 나라와 그저 어둡기만 했던 그림자의 나라는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 선량했던 왕자로 인해 몰랐던 외로움과 고독함을 알아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빠가 있다한들 사악한 마법만 가르칠 뿐, 감정적인 교류는 기대할 수 없었으니까. 그랬기에 불의 왕자를 돕는 일이 오빠를 배반하는 일이었음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 일은 곧 발각이 되었고 마녀는 오빠가 그녀를 위해 준비해 둔 어둠의 방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그 어둠의 방에서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었던 마녀는 오빠를 만나러 오기 전 미리 언질을 해둔 그녀의 충직한 하인 일렁이는 그림자가 반드시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었다. 한편, 일렁이는 그림자는 자신의 주인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음을 짐작하고 불의 나라에 가서 도움을 요청한다. 이에 불의 왕국에서는 현자에게 지혜를 구했고, 현자의 조언에 따라 왕의 조카인 불잉걸 왕자가 마녀를 구하기 위해 그림자의 나라로 가게 된다.
오빠가 왜 공주를 납치한 건지, 어떻게 납치할 수 있었던 건지, 왕자의 여정은 어땠는지, 공주를 구출할 때 마녀와 왕자는 어떤 일들을 겪고 이겨냈는지 등.. 그 전의 이야기가 너무 뭉뚱그려 짧게 소개된게 조금 아쉬웠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 받아들일 줄 알았던 마녀의 용기있는 선택이 그녀의 삶을 변화시켰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과감히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을 벗어던질 수 있던 그녀의 용기가 또 다른 미래로 그녀를 안내했다. 마녀의 안주하는 삶이 아닌 진취적인 삶을 향한 용기가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지길.. 꿈과 희망으로 향하는 도전을 멈추지 않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