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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ㅣ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평점 :

제인 호크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 <구부러진 계단>이 출간되었다. 앞의 이야기들을 진작 읽었어야 했는데, 읽겠다고 꺼내놓고는 다른 책에 밀려 슬그머니 다시 책장에 꽂는 바람에 지금껏 읽지 못했다. 그랬는데, 벌써 세번째 이야기라니. 순서대로 읽는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전작을 읽지 않고 세번째 이야기를 먼저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인 호크. 그녀는 촉망받는 FBI 요원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이 그녀의 삶을 바꿔놓고 말았다. 남편의 자살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다보니 조직을 배신한 일급 수배자가 되어버렸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어린 아들도 지켜내야 하고, 최첨단 기술 나노테크놀로지로 인류의 두뇌를 통제해 지배하려는 소시오패스 집단에 맞서야 함과 동시에 이 모든 음모의 보스도 찾아내야 한다. 아무리 촉망받던 요원이라지만,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임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사건들이 맞물려 있었고 제인은 그 한가운데서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때때로 이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현실의 미래가 걱정스러워 지곤 한다. 우리는 그야말로 눈부신 기술의 발전 속에 편리함을 누리며 더 많은 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술만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다. 게다가 좋은 기술마저 악용하는 사람들도 많다는건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의 미래가 궁금하면서도 두렵기도 하다. 책 속의 소시오패스 집단인 자칭 아르카디언들처럼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기술과 세력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현실에도 제인과 같은 인물들 역시 등장할테지만 이런 일은 그저 상상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길 바랄 뿐이다. 현실은 상상보다 더 끔찍하고 무서울테니까.

이야기는 제인이 세라라는 여자에게 위험에 대한 경고와 단서를 얻기 위해 만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물론 그 만남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만남이라기보다 약간의 불법을 통한 갑작스러운 만남이기는 했지만. 뭐 그래도 얘기는 잘 끝냈고, 제인은 다음 행보를 위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쌍둥이 남매 작가 타누자와 산자이가 뒤를 잇는다. 촉망받는 남매 작가로 집필에 몰두하던 두 사람의 집에 갑작스럽게 침입자들이 들이닥친다. 마침 누나 타누자가 밖에 있다가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고, 침입자들이 산자이에게 알 수 없는 앰플액을 주사하려던 찰나 기지를 발휘해 산자이를 구해낸다. 성공적으로 도망치는 듯 했지만, 침입자들은 끈질기게 쌍둥이를 뒤쫓았고 결국 붙잡히고 만다. 한편, 제인은 자신을 도와줄 인물로 예전에 남편 닉의 도움을 받았던 질베르토를 찾아간다. 질베르토는 기꺼이 그녀에게 도움을 주기로 한다. 세라의 전남편 사이먼의 이부형제인 부스 핸드릭슨을 잡아 또 다른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제인은 생각하고 움직이고 또 달린다.
전체 이야기의 흐름이 나쁘진 않지만, 읽다보면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는 굳이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할애해 등장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등장해서 엄청 중요한 인물들인가 싶었는데, 그런 마지막이라니. 차라리 사건을 좀더 빠르게 진행 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뭐 어쨌든 아들 트래비스와 무사히 만나게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한 뒤에야 아들과 재회할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찾아보니 제인 호크 시리즈는 5부작인 모양이다. 앞으로 남은 제인의 여정이 어떻게 끝나고 마무리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