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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야 ㅣ 단비어린이 문학
김근혜 지음, 한수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6월
평점 :

쓰기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안경이 출시가 된다면, 아마 아이를 가진 엄마들이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집중력을 높여주는 장점만 가지고 있을까? 단점은 없을까? 아이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이용하려는 나쁜 사람들은 단점은 감추고 장점만 부각시켜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 이 동화는 이런 안경 때문에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공부보다 노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활달한 대범이는 엄마에 의해 갑작스레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안경을 착용하고 자게 되었다. 처음엔 귀찮아 하면서도 반신반의 했던 안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집중력 덕분에 학업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던 것!! 반면에 부작용도 서서히 드러났다. 안경을 사용한지 한달쯤 되니 악몽을 꾸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두통과 속 울럼거림으로 자주 아팠다.
그럼에도 대범이는 안경의 부작용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인모의 수상한 행적, 그런 인모를 뒤따르는 수상한 남자를 목격하게 된다. 대범이처럼 말썽꾸러기였던 인모도 최근 모범생으로 거듭난 아이다. 그래서인지 대범이는 인모와 수상한 남자가 자꾸만 신경쓰였다. 이런 대범이에게 다원이 안경에 대해 묻는다. 대범이는 처음엔 부인했지만, 다원이가 대범이의 몸 상태를 정확히 집으며 안경을 보여주니 솔직히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다원은 이 인경을 판 사람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고, 대범이는 그런 다원이에게 인모에 대해 털어놓는다. 두 아이는 인모를 몰래 뒤따라갔고, 인모가 들어간 허름하고 수상쩍은 건물에 들어갔다가 안경 판매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곳, 영 수상하기만 하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관계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다. 그렇다보니 과한 경쟁 구도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 역시 많아졌다. 친구도 경쟁자로 여겨야 하는 시대이니 오죽할까. 동반자로 함께 하며 선의의 경쟁으로 앞으로 나아감을 알려줘야 하는 어른들이 치열한 경쟁만 가르치니 당연한 결과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다울 때가 가장 예쁘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너무 어른스럽다. 아이일 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 어른들이 그런 것들을 빼앗는 것 같기만 하다. 아이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공정한 경쟁으로 친구와 함께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경쟁이 아닌 아이들만의 시간을 되돌려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미래도 밝지 않겠나. 집중력 안경 따위의 이상한 발명품이 실제로 세상에 나오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