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타르트가 아니야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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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한번쯤 겪게 되는 '따돌림'을 주제로 한 동화다. 그래도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하며 화해할 줄 아는 동화 속 아이들의 모습은 순수하다 느껴졌다. 요즘의 현실 속 아이들은 영악하다 못해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져 갈수록 더 교묘하고악랄하게 친구를 괴롭히는 사례들이 많지 않은가. 어떤 면에선 성인보다 더 잔인한게 요즘 아이들이니 말이다. 당찬 미나에겐 미영이라는 언니가 있다. 요 몇일 언니 상태가 이상하다 했더니,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학교에서 연락이 온다. 미나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언니의 모습이 답답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막상 미나 자신이 따돌림을 당하는 처지가 되자 그제야 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따돌림이라는게 참 별거 아닌 걸로 시작되는 것 같다. 미나의 경우는 미나의 절친 철민을 좋아하는 루나가 미나와 철민 사이를 질투하면서 주변 친구들을 먹을 것과 선물로 포섭해 따돌림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온다. 미나로선 그저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미나는 여러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말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마치 언니처럼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루나는 미나를 더 압박했고, 미나는 조금 움츠러드는 듯 했다. 하지만, 미나의 상황을 더 두고볼 수 없었던 친구의 결단과 수업의 일환인 상황극을 통해 미나는 루나에게 반격을 했고 사과를 받아냈다. 현명하게 자신의 상황을 극복한 미나는 루나를 용서해 친구가 되었고, 자신의 언니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언니는 결코 혼자가 아니고, 가족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딸이자 언니라고 말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학교폭력이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있다는 것이다. 비대면이 이런면에선 좋은 점으로 작용을 하니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다시 시작된 전면 등교가 또 다른 통계로 이어질지 모를 일이지만, 계속 이대로 학교폭력이 더 줄어들었으면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이들 모두 미나처럼 현명하게 자신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고, 루나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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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지우개 단비어린이 문학
박정미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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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거나 좋지 않은 기억이 지워지거나 없던 일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 누구나 아마 한번쯤.. 아니 그 이상 해봤을 거다. 이번 동화는 그 상상이 실제로 가능하게 되었을 때 벌어지는 일을 다루었다. 기웅이는 전의 실수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가장 친한 친구인 성민이도 도와주지 않자 잔뜩 화가 난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홧김에 손에 쥐고 있던 지우개 똥을 던졌는데, 뜻밖의 것을 마주한다. 지웅이가 던진 지우개 똥을 흡수해 몸집이 조금 더 커진 깜장 몰랑이가 바로 그것이었다. 엄마에게 혼나기 전에 얼른 집으로 가야 했던 기웅이는 깜장 몰랑이를 무시하고 가려고 했지만, 자신이 기억 지우개라며 좋지 않은 기억을 지워주겠다는 말에 깜장 몰랑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게 된다. 나쁜 기억을 종이에 적은 후 자신을 문질러 지우면 나쁜 기억이 사라진다는 말에 기웅이는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던 일과 성민이와 약속했던 타임캡슐 일을 적은 후 지워본다. 그랬더니.. 정말 신통방통하게도 기분 나빴던 그 기억은 사라져 있었고, 깜장 몰랑이의 몸집은 조금 커졌다.


나쁜 기억이 사라지니 좋기만 했던 기웅이는 그 뒤로도 몇번의 기억을 지웠고 그때마다 깜장 몰랑이는 몸집을 키워갔다. 하지만, 사라진 기억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기웅이는 나쁜 기억을 지우는 것이 정말 괜찮은 일인지 고민하게 된다. 좋든 싫든 내가 가지게 된 기억을 지우는 일이 정말 괜찮을까? 기웅이의 이야기를 보면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다. 나쁜 기억이라 해도 결국은 내가 가지고 가야하는 기억인 것이다. 그 일로 얻은 지혜와 경험은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졌을 때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은 기억하는 일을 나만 없앤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차라리 아예 타임머신을 타고 그일이 벌어지기 전으로 돌아가면 몰라도 말이다. 차라리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앞으로를 위한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기억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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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 바람을 가르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박소명 지음, 한수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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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그간 꽤 읽었지만,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독립운동을 결심한 인물의 이야기 중에 가야금 장인은 없었다. 그래서 신선하기도 하고 독립운동에는 정말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 민족의 혼까지 지배하고자 전통으로 여겨지는 모든 것을 없애려고 발악했던 일본. 그중에는 악기와 음악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의 온갖 핍박 속에 강제로 아빠와 헤어지고 몸이 좋지 않은 엄마와 단둘이 살아야 했던 소년 오현은 향월관을 운영하는 이모 덕분에 배를 곪지는 않았지만 가정형편상 일찌감치 소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다. 그래서 오현의 소원은 경성에서 성공했다는 동네 필수 형네 재기 삼촌처럼 경성으로 가서 돈을 버는 거였다. 어서 돈을 벌어 아픈 엄마의 병을 치료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전통행사인 마당밞이를 하다가 순사들에게 엄마가 잡혀가게 되었고 주재소에서 며칠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채 순사들에게 시달림을 당한 엄마는 집으로 돌아온 얼마 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장례를 치른 후 엄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야말로 경성으로 떠나야 할 때라 생각한 오현 앞에 뜻밖에도 아버지가 나타난다. 지금껏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었던 오현은 이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의 사정을 알게 되었고, 이모의 사연 또한 듣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성에 대한 미련이 남긴 했지만, 주변의 상황은 오현을 계속 가야금 장인의 길로 인도했고, 마침내 오현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절로 가슴에 분노가 차오르곤 한다. 더불어 조상에 대한 깊은 존경과 감사 또한 느끼게 된다.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아픈 우리의 역사 속 강직하고 곧은 우리 조상의 모습은 언제 봐도 멋있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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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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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눈에 비친 인도는 매우 심각한 빈부격차, 법으론 평등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존재하는 신분제도와 명예살인, 거기에 불가촉천민이라는 인간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최하층 사람들의 존재 그리고 심각한 오염에도 불구하고 힌두교들이라면 반드시 찾는다는 갠지스강 등 여러가지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은 나라다. 물론 각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와 법이 있고, 사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지만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내게 이 소설은 인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금 더 추가해주고 말았다.

나는 열린 결말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딱 떨어진 결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게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물론 해피엔딩을 선호하긴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분명 사건의 내막이 밝혀졌고, 범인도 찾았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아니, 오히려 마음 한켠이 너무 불편했다. 분명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을 아이들의 실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하루 180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수많은 아이들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인도의 경찰들은 무얼하고 있단 말인가. 실종된 그 아이들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답답함이 가슴을 짓누른다.


빈민가에서 아이들의 실종이 연달아 벌어졌다. 그런데 경찰은 실종사건 수색은 커녕 불도저로 지저분한 빈민가를 밀어버리겠다고 벼르고만 있는 중이다. 본래도 뇌물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경찰이었으니 공권력에 기대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참 씁쓸하고 속이 상하는 대목이었다. 경찰들에게 책임져야 하는 주민들의 안전에 빈민가의 주민들은 포함되지 않는 모양이다. 이에 형사 드라마를 좋아하는 9살 소년 자이는 친구 파리와 파이즈를 영입해 탐정단을 만들어 실종된 친구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엄마의 비상금을 털어 보라선 열차까지 타며 실종 사건 조사에 열을 올렸던 탐정단. 드디어 실마리를 잡는다. 그리고 마주한 끔찍한 진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밝힌 진실이라기엔 너무나 잔인한 현실이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쫓은 사건이었지만 아이들의 가감없는 그 시선 속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담겨있었다. 성차별, 종교적 갈등, 부정부패, 가난, 억압...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은 위선이 가득하고, 치열하며 잔혹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실종되는 아이들의 숫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많은 변화의 바람이 인도에 불어닥쳤으면 좋겠다. 빈민가에서 살든 그렇지 않든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귀하게 보호받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는 빈민가 아이들이 실종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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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눈물 단비어린이 문학
정해윤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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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금지가 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일이다. 눈물이 사라진다면 슬픔도 사라지게 될까? 슬픔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리게 되는 세상이 되는 걸까? 슬픔 하나만 사라졌다고 가정했을 뿐인데, 온통 삭막함으로 뒤덮인 세상이 상상이 된다. 눈물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세상이라니. 이런 세상에서 주인공 겸이가 살고 있었다. 겸이가 사는 세상은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인류가 죽음을 맞이했고, 큰 슬픔에 빠진 남은 인류를 구원하고자 겸이 할머니가 눈물 금지 주사를 개발했다. 너무나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자 만든 주사였지만, 이 주사는 할머니의 의도와는 다르게 통치의 수단이 되고 말았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강제로 눈물 금지 주사를 맞아야 했다. 그런데 이에 맞서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눈물 금지 주사를 거부하고 진짜 감정을 돌려받길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반대로 인공지능으로 사람들처럼 감정을 느끼는 로봇들은 눈물 금지칩을 원했다. 하지만 독재자가 되어버린 통치자는 거부하는 사람들을 조용히 처리하려 하거나 강제 노역장에 끌고 가는 방법을 취했다.


겸이 할머니는 친구였던 통치자를 찾아가 눈물 주사에 강제성을 부여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겸이의 친구 리아네가 눈물 금지 주사를 거부하고 잡혀가는 일이 생겼다. 이에 겸이와 할머니는 집에 혼자 머물고 있다는 리아를 먼저 구출했고, 리아의 구형 헬퍼 로봇까지 넷이서 '리아 부모님 구출 작전', 일명 '리부구'를 펼칠 비밀 결사대를 조직한다. 할머니와 헬퍼 로봇의 정보로 리아 부모님 구출에 단번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직전에 실패하고 만다. 다시 한번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이번엔 할머니가 잡혀가버렸다. 이제 겸이와 리아 둘이서 할머니까지 구출해야만 한다. 눈물을 돌려받기 위해 맞서는 용감한 사람들을 보면서 민주주의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단 한명의 독재자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국가에 입힐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가 느끼는 희노애략은 정말 중요한 감정이다. 그 무엇 하나 빠져서는 안되는 소중한 감정인 것이다. 어떤 미래가 오더라도 이 감정들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좋은 일에 사용하고자 만들었지만, 결국 나쁜 일에 사용된 눈물 금지 주사 같은 사례가 우리 미래엔 벌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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