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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다이어리 ㅣ 단비청소년 문학
서성자 지음 / 단비청소년 / 2023년 3월
평점 :

지금, 그 어느때보다 학폭과 관련된 이슈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이럴 때 좀더 적극적으로 학폭 예방과 대처법 등을 아이들에게 알리고, 부모의 관심을 이끌어 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잘못을 잊고 잘 먹고 잘 사는 경우가 많다. 학폭에 노출되어 성장한 피해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가 많다. (여러 영화, 드라마, 책, 뉴스 등을 보면.) 그런데,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악행을 잊어버렸거나, 성인이 되어 우연히 마주쳤을 때 다시 괴롭히는 등 죄책감 없이 잘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가해자들의 부모 또한 아이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바른 길로 인도하기보다 발뺌하거나 되려 피해자 행세를 하기도 하는 등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해 아이들이 제대로 벌을 받는 일은 드물다. 심지어 학교에선 가해자와 피해자를 그대로 등교 시키는 일도 많으니 말해 무엇할까.
이 책은 학폭에 대한 이야기다. 유하는 갑작스럽게 가장 친한 친구였던 수지의 자살 소식과 몇일 후 유하 앞으로 배송되어 온 수지의 다이어리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고 말았다. 매 시간 수지의 자살 이유와 자신에게 다이어리를 보낸 의미를 생각하며 다이어리의 내용을 읽고 또 읽는다. 하지만 그저 평범한 이야기일 뿐, 조그마한 단서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친구를 잃은 슬픔과 친구의 아픔을 알아주지 못한 미안함, 그리고 함께 미래를 꿈꿨던 친구에 대한 그리움은 유하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러다 문득 날짜와 함께 기록된 한 문장에서 이상함을 느낀다. 생일 날짜가 동일했던 두 사람이었기에 그 문장이 거짓을 말하고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다이어리를 뒤지며 거짓된 내용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 살아생전 수지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부호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게 여겨지는 부분 또한 찾아냈다. 다이어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모두 적은 후, 아니라 생각되는 사람들을 그어나갔고, 다이어리 속에서 찾아낸 힌트를 통해 총 3명의 가해자로 예상되는 인물들을 찾기에 이른다. 짝궁 은재와 남자친구 영모에게 자신이 알아낸 사실들을 털어놓으며 수지에게 일어난 일을 알아내어 가해자가 맞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홈즈 탐정단으로 명명 되어진 세 사람의 단합은 학교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몰고 오게 된다.
책에서처럼 현실에서도 가해자들이 벌을 받는 일이 흔했으면 좋겠다. 촉법소년도 문제다. 나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없애거나 8세 이하로 낮췄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고 정보가 빨라서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죄를 짓고, 웃으며 처벌을 피해가는 아이들이 상당하다. 갈수록 더 잔혹하고 악락해지는 수법과 범죄 행각들을 보면 경악스럽워 한숨만 나온다. 촉법소년을 떠나 학폭과 관련된 사건만큼은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무겁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학폭으로 인한 고통으로 신음하는 피해자들이 더 늘어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