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생각 만 개의 마음 ; 그리고 당신
권지영 지음 / 문학세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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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푹 빠져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떤 때는 누군가의 비밀 일기를 읽는 기분이 들었고, 어떤 때는 누군가의 생각을 들여다본 기분이 들기도 했으며, 어떤 때는 누군가의 마음을 느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런 기분들을 느껴본 것이 있었던가? 최근 웹소설을 주로 읽었던터라 이런 느낌이 참 오랫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군데군데 문장이 하나씩 가슴에 쏙 들어온다. 이런 느낌, 참 좋다. '아!' 하는 짧은 감탄사를 내뱉거나 '아, 맞네! 그러네!' 하는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짧은 문장 하나에 수많은 생각이 오가기도 하고, 수많은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했다. 간만에 책다운 책을 읽은 기분이다.

느닷없이 일기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진짜 실천하진 않겠지만, 머릿속 가슴속에 엉켜있는 수많은 감정과 느낌을 밖으로 꺼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엉켜있어서 뚜렷하지도 않은 그 무언의 감정과 느낌을 말이다. 정작 종이 위에 펜을 들면 아무것도 쓰지 못할거면서. 참 희안한 감정이다. 그저 에세이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요즘 내 마음이, 생각이 참 어지럽고 복잡한게 맞나보다. 겨울이 마지막 심술을 부리며 물러나는 변덕스러운 시기라서 그런걸까. 자꾸 내 자신을 돌아보고 내 생각을 파고든다. 날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는 이상한 에세이. 그럼에도 너무 괜찮았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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