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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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종이책으로 읽은 추리소설인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창 두꺼운 책만 골라 읽던 때와는 달리 최근 몇년간 추리소설(종이책)을 멀리하다시피 한터라 500페이지를 살짝 넘는 두께의 책을 언제 다 읽나 싶어서 조금 부담을 느꼈더랬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읽기 시작하니 어느새 마지막 결말을 향하고 있었다. 책을 펼쳤을 때 아이들을 늦게 재우는데 성공한 뒤여서 이미 많이 늦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얼마 못 읽고 자겠구나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나는 졸음을 쫓아가며 읽고 있었다. 중간에 끊기 싫을만큼 재미있었다. 타임슬립 소재의 이야기들은 대체로 재미있게 읽었어서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의 타임슬립은 여태의 시간여행과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사건을 쫓는게 꽤 신선했고, 미래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들은 거의 하지 않은채 사건에 집중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좋았다.

시작부터 파격적이다. 젠과 켈리 부부의 아들 토드가 집 근처에서 사람을 칼로 찔러 잡혀간다. 변호사라는 좋은 직업에 꽤 괜찮은 커리어, 자상하고 다정한 남편,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들. 그저 평범한 가정에 불과했던, 아니 그렇게 알고 있던 젠은 이 사건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는다. 왜 아니겠는가. 10대 아들이 칼로 사람을 찌르고 경찰서에 잡혀갔는데 제정신일 부모가 어디 있을까. 사건에 대해 물어도 토드는 대답을 하지 않은채 스스로 잡혀 들어갔다. 토드가 찌른 남자는 대체 누구이고, 숨기고 있는건 대체 무엇일까. 젠은 어떻게든 이 사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자고 일어났더니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날로 되돌아가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일이지 싶은 젠에게 시간은 자꾸만 젠을 과거로 되돌아가게 만들었고, 사건이 벌어지는 것 자체를 막아보려 토드의 과거 행적을 쫓다보니 자신이 모르는 일이 너무나 많았음을 알게된다.

정말 놀라운 소설이다. 이렇게 사건이 전개되다니. 잠을 쫓아가며 읽은 보람이 있을만큼 재미있었다. 만약 켈리가 젠과의 미래보다 사건에 더 집중했더라면, 미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내가 젠이었다면, 젠처럼 사건을 쫓을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시간은 왜 젠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고, 현재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걸까? 나도 젠처럼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빠도 만나고, 쪼꼬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한번쯤은 바라는 기적같은 일이 내게도 일어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속독을 하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소설이 딱이다.



* 소설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은 반전이 백미인 추리소설인 만큼 지금 출판사 공식계정 (@siot.books)에서 환불이벤트를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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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
코리나 베츠코 지음, 베니 R. 로벨 외 그림, 삐맨 옮김 / 북캣(BOOKCAT)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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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초 IMAX 관람 영화였던 아바타.

아바타 1편 개봉 당시 정말 운이 좋게도 개봉 첫날 왕십리 IMAX

(당시 처음부터 IMAX 관으로 지어져서 엄청난 인기였음.)

로얄좌석을 예매해서 관람했었다. 내 손가락 칭찬해..ㅋ

그날 못 봤으면 계속 못 봤을 듯;;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계속 이어지는 매진행렬을 보고 많이 놀랐더랬다.

암튼, 그뒤 2편 개봉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도 역시 2편 개봉 소식 듣자마자 IMAX 관으로 예매해서

다녀왔다. 크.. 아바타 세계관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다.

그런데 이번 2편은 여러모로 스토리의 부족함을 느꼈었다.

그 부족함 중의 하나가 바로 그레이스 박사와 관련된 이야기로

제이크의 아이 중 한명인 키리가 그녀의 딸이다.

분명 1편에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던 그레이스가

어떻게 뇌사 상태로 살아있게 된건지, 임신은 언제 한건지..

대체 누구의 아이를 가진건지 2편에선 그 관련 내용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키리의 존재 자체가 의문 투성이.

3편에선 이 부족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지.. 빨리 보고싶다.

암튼, 이 책은 모든 이야기가 펼쳐지기 10년 전의 이야기다.

누구보다 아바타 행성을 사랑하고 이해하던 그레이스 박사가

어떻게 나비족과 믿음을 쌓아갔는지 알 수 있었다.





올 컬러에 퀄리티 높은 그림체가 또 한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문득 생각하니 영화도 너무 좋지만, 영화 속에 다 넣지 못한 이야기들을

추가해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럼 더 풍성한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아니면 이렇게 책으로라도 빠진 이야기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그레이스 박사는 나비족과 인간이 서로의 다른 삶의 방식을

배우고 이해하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나비족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기 위해 나비족 추장의 아내 모앗

(네이티리의 엄마)을 설득한다.

모앗은 남편 에이투칸과 의논한 후 아이들을 데리고

헬스게이트를 방문해 보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첫 시작부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만다.

헬스게이트 방문 이후 아이들이 원인 모를 전염병에

쓰러지고 말았던 것. 이에 나비족 모두 화가 난다.

에이투칸은 인간들이 아이들을 독살하려 했다며 분노하고

모앗은 절대 그런게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미 나비족 모두에게

인간들을 향한 불신이 퍼져있었다.

그레이스가 벌인 일이 아님을 믿고 있는 모앗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말하고, 에이투칸은 반대한다.



나비족에 퍼진 전염병에 대한 소식을 접한 그레이스는

탐탁치 않아 하는 상부를 뒤로하고 어떻게든 도움을

주기 위해 나비족을 만나러 간다.

모앗과 만난 그레이스는 그녀와 함께 판도라 최고의

식물학자들이라는 타우카미 족을 만나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한다.

영화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보는 즐거움이 컸다.

곧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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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놀이 겨울편 : 어둠의 자장가 도깨비 놀이 4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오토나이 지아키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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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저자 '히로시마 레이코'의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중 '겨울편'을 만났다.

폭염이 지속되는 요즘같은 때, 시원한 오싹함을 느낄 수

있을까 싶어서 겨울편을 가장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겨울편을 읽고나니 다른 계절에는 어떤 도깨비와 어떤 놀이가

엮인 이야기들일지 참 궁금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놀이도 있지만,

잘 모르는 일본 아이들의 놀이도 나와서 조금이나마

놀이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또 우리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도깨비 이야기 속 '도깨비'와

느낌이 참 다르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우리 도깨비는 흥이 많고 장난이 심하지만,

귀가 얇고 마음이 약해서 곧잘 인간을 돕기도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 속 도깨비들을 살펴보면,

일본 도깨비는 아이를 잡아가거나 해칠 수 있는

꽤나 무서운 존재인듯 하다.

바로 옆나라임에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게 또 재미있다.

이 '겨울편'에서는 총 6가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등장하는 도깨비마다 착한 도깨비는 없다.

어떻게하면 아이들을 속일까 궁리하는 못된 도깨비만 나온다.

첫번째 연날리기 이야기 속 야이치처럼

우연히 만난 도깨비에게 친구를 빼앗길 뻔 했지만,

기지를 발휘해 무사히 도깨비를 물리치는 경우도 있고,

두번째 일본의 전통 카드놀이 '가루타' 이야기 속 사호처럼

자기 꾀에 넘어가 결코 나올 수 없는 도깨비 소굴로

들어가 들어가버린 경우도 있었다.

세번째 배드민턴과 비슷한 일본의 전통 놀이 '하네쓰키'

속 후미처럼 순간적인 판단으로 무사히 도깨비를

물리치고 갇혀있던 영혼을 풀어준 경우도 있고,

네번째 얼음눈 걷기 속 간타처럼 어리석은 고집에

도꺠비에게 시비를 걸어 위험에 빠진 경우도 있었다.

스케일도, 스타일도 참 다른 여섯 도깨비들이다.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짧은 이야기들이라 지루할 틈도 없었다.

'봄, 여름, 가을' 속 도깨비들은 어떨지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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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참마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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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표지 그림에 반해 선택한 동화책이예요.

보자마자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생각했어요.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들 보여주니 좋아했어요.

근데 하필 영화 관람 타이밍에 도착해서

이따가 읽어준다고 한게 잠자리 동화가 됐어요.







책과 함께 받은 부채 선물이예요.

14마리 참마 이야기가 담긴건 아니고

시리즈 중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는 부채였어요.

이 동화 시리즈는 이 책으로 처음 알았는데,

그림이 너무 귀엽고 색감도 좋은데다

글밥도 적어서 부담없이 읽어주기도 좋아요.

그래서 다른 시리즈 책도 찾아보려고요!




띠지도 버릴 수 없는 깨알 정보가 너무 좋아요.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터라 첫찌부터 열찌까지

한번에 알아보기가 힘든데, 아이들 읽어주면서

띠지도 같이 펼쳐놓고 첫찌부터 열찌까지

찾아보며 읽었더니 읽는데 시간이 엄청 오래걸려요.

그래도 찾는 재미에 아이들이 즐거워 했어요.




진짜 책 가득 그림에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어요.

첫찌~열찌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하고요.

엄마를 도와주는건 누구인지,

놀라서 도망간 벌레는 어디있는지,

누가 말썽꾸러기일 것 같은지,

가장 귀여운건 누구인지 등등

책을 읽다보면 나오는 질문에 제 나름 질문을 하며

찾아보는 재미에 책을 더 즐겁게 읽었어요.

짧은 글이지만, 다른 동화책에 비해 제법

시간이 걸렸던 동화예요. 다 읽고서는

다시 읽어달라 성화였어요;



어쩌다보니 잠자리 동화로 읽어준 거였는데,

둘째는 금방 잠들었고, 첫째는 질문만 수십개예요.

페이지 넘기는게 얼마나 힘들었나 몰라요. ^-^;

생각보다 더 아이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화였어요.

덕분에 제 목은 아프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덩달이 기분 좋고 뿌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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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친 오케이 선생님 단비어린이 문학
김리하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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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알고리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를 통해 기관, 그룹 홈, 만 18세가 되어 독립을 해야 했던 아이들, 부모가 있지만 보살핌을 전혀 받지 못한 아이들 등과 관련된 영상을 참 여럿 봤었다. 하나하나 보다보니 자꾸 보게 됐더랬다. 안쓰럽고 짠하기도 했고,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다보니 더 그런 마음들이 크게 느껴져서 울컥울컥 하기도 했다. 나는 참 힘들고 어렵게 임신을 하고 내 아이들을 만났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 보면 이상하고 불공평 하게도 부모가 되길 간절하게 원하는 커플보다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계획에 없던 커플에게 임신이라는 축복을 더 잘 만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에겐 축복이 아니었기에 버려지거나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이 생긴다. 난 이와 관련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화가 나고 눈물이 난다. 아이를 만나길 바라고 바랬던 그 간절한 시간이 생각나서다. 그래서 다음엔 내 아이로 와주길, 혹은 간절히 부모가 되길 원하는 커플에게 태어나기를.. 그렇게 빌곤 한다.

시우는 그룹 홈에서 생활하는 아이 중 한명이다. 원장님이 아빠고 사회복지사 이모의 돌봄을 받는 시우는 상처가 참 많은 아이다. 데리러 올거라고 약속했던 엄마는 오지 않았고, 수많은 자원봉사자 형 누나들은 다음을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으며, 친구들 사이에선 놀림과 괴롭힘이 일상이었으니 마음이 닫히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누구도 시우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고, 툭하면 말썽을 일으키는 시우는 그룹 홈 내에서도 문제아였다. 이에 원장 아빠는 시우에게 멘토 선생님을 붙인다. 하지만 시우는 멘토 선생님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그런 시우의 반항에도 멘토 선생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매주 꼬박꼬박 시우를 만나러 왔고, 그렇게 조금씩 시우의 마음도 열리기 시작한다. 이런 멘토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현실에서 얼마나 될까? 아무리 열정적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교권추락으로 인한 현실은 그 열정도 식힐 정도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런 멘토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현실에서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간절하다.

마음이 닫힌 아이의 마음을 여는 일,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 아이의 마음을 연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멘토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았으면 싶은 거다. 현실에 시우와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참 마음이 무거워진다. 인구절벽, 소멸을 걱정하는 정부는 이런 부분에 전혀 신경을 못 쓰는 것 같기만 하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보다 이미 태어나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현실적인 정책과 지원, 그리고 좀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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