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알고리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를 통해 기관, 그룹 홈, 만 18세가 되어 독립을 해야 했던 아이들, 부모가 있지만 보살핌을 전혀 받지 못한 아이들 등과 관련된 영상을 참 여럿 봤었다. 하나하나 보다보니 자꾸 보게 됐더랬다. 안쓰럽고 짠하기도 했고,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다보니 더 그런 마음들이 크게 느껴져서 울컥울컥 하기도 했다. 나는 참 힘들고 어렵게 임신을 하고 내 아이들을 만났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 보면 이상하고 불공평 하게도 부모가 되길 간절하게 원하는 커플보다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계획에 없던 커플에게 임신이라는 축복을 더 잘 만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에겐 축복이 아니었기에 버려지거나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이 생긴다. 난 이와 관련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화가 나고 눈물이 난다. 아이를 만나길 바라고 바랬던 그 간절한 시간이 생각나서다. 그래서 다음엔 내 아이로 와주길, 혹은 간절히 부모가 되길 원하는 커플에게 태어나기를.. 그렇게 빌곤 한다.
시우는 그룹 홈에서 생활하는 아이 중 한명이다. 원장님이 아빠고 사회복지사 이모의 돌봄을 받는 시우는 상처가 참 많은 아이다. 데리러 올거라고 약속했던 엄마는 오지 않았고, 수많은 자원봉사자 형 누나들은 다음을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으며, 친구들 사이에선 놀림과 괴롭힘이 일상이었으니 마음이 닫히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누구도 시우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고, 툭하면 말썽을 일으키는 시우는 그룹 홈 내에서도 문제아였다. 이에 원장 아빠는 시우에게 멘토 선생님을 붙인다. 하지만 시우는 멘토 선생님을 온몸으로 거부한다. 그런 시우의 반항에도 멘토 선생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매주 꼬박꼬박 시우를 만나러 왔고, 그렇게 조금씩 시우의 마음도 열리기 시작한다. 이런 멘토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현실에서 얼마나 될까? 아무리 열정적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교권추락으로 인한 현실은 그 열정도 식힐 정도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런 멘토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현실에서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간절하다.
마음이 닫힌 아이의 마음을 여는 일,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 아이의 마음을 연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멘토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았으면 싶은 거다. 현실에 시우와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참 마음이 무거워진다. 인구절벽, 소멸을 걱정하는 정부는 이런 부분에 전혀 신경을 못 쓰는 것 같기만 하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보다 이미 태어나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현실적인 정책과 지원, 그리고 좀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방안을 여러모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