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튜링과 함께하는 초등 숫자 게임 - AI 시대, 수학적 사고력을 강화하는 최신 두뇌 훈련 더숲STEAM 시리즈
튜링 재단.제마 바더 지음, 개러스 콘웨이 그림, 신준영 옮김 / 더숲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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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학교 입학을 앞두면서부터 아이가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줄만한 책들을 찾아보게 됐다. 학교 입학 전까지 주로 좋아하는 운동 위주의 학원만 보냈어서 막상 입학을 앞두게되니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학교 입학 전까지 필수로 해두어야 하는 학업적인 부분들을 아이를 붙잡고 집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여러 학원을 알아보고 등록했다. 그런데 아이와 공부 하는 시간 내내 싸워야 했고, 아이를 울리게 됐다. 내 스스로 마녀가 된 것 같은 기분. 나도 아이도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줄 다른 보조적인 방법을 찾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었고 궁금해서 눈여겨봐두었다.

도착한 책을 살펴보다가 수학과 거리가 먼 나도 아는 앨런 튜링 재단에서 만든 퍼즐북이라는 것에 놀랐다. 책 제목에서는 동일인물임을 연관짓지 못했었다. 깊이 아는 것도 아니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탓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보진 못했으나 보려고 찜해두었던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 덕분에 암호해독과 관련해 큰 공을 세웠다는 그의 업적까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현대 수학과 과학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정도의 업적을 남겼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튜링 재단의 존재 역시도. 책 구입이 후원과 이어진다니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문제를 살펴보니 정말 다양한 방식의 문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문을 꼼꼼하게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부터 덧셈 뺄셈 나눗셈 곱셉으로 만들어진 문제, 분수, 숫자퍼즐 등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는 문제들이 가득했다. 다만, 직접 문제를 본 결과 현재 우리 아이의 수준보다 훨씬 윗단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아무래도 이 책은 보관해두고 있다가 아이의 수학적 능력이 좀더 올라갔을 때 함께 풀어봐야할 듯하다. 근데 살펴보다보니 어느새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꾸 풀어보게 되었다. 직접 지문에 표시를 한 것은 아니지만 푸는 재미가 꽤 있었다. 수학에 약한 내가 이렇다면 다른 과목에 비해 숫자에 좀더 강한 면을 보이는 첫째이니 충분히 재미있어하며 풀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문제풀이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정답은 뒷편에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점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러 가정학습지를 풀어본 경험이 있는 아이가 문제풀이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거나 빨리 끝내고 싶거나 하기 싫을 때 은근슬쩍 정답을 확인하려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걸 발견하면 단호하게 안된다 말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우리집의 경우 정답지가 같이 붙어있는게 그닥 좋은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로 만나게 될 가정 학습지들은 정답 부분을 따로 보관할 수 있게 분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시리즈도 이후 출간되는 책들은 정답 분리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난 이제 처음 만난 책이지만, 알고보니 시리즈로 출간된 거였다. 좀더 시간이 흐른 뒤에 아이와 풀어본 후 아이 반응이 괜찮으면 다른 책들도 하나씩 만나볼 생각이다. 다른 책들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을지 궁금하다.


분명 아이 수준보다 높다는걸 느꼈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한번 풀어보게 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실패. 너무 어렵다며 울상이었다. 차분하게 문제를 읽어보고 생각해보자고 했더니 안되겠단다. 하기사, 아직 덧셈과 뺄셈 밖에 못하는 아이한테 너무 많은걸 바랬다 싶다. 한쪽에 잘 보관해두고 있다가 다시 꺼내줘야겠다. 저학년 이상의 초등학생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풀만한 논리 퍼즐북이다. 즐겁게 수학 사교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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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레드카펫 네오픽션 ON시리즈 20
김청귤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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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에 호기심이 동했던 소설. 짧은 6개의 단편을 만날 수 있는 이 소설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공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이 사실은 상대방의 자유와 인격을 억압하는 일임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또 남자와 여자, 서로가 받고 있다 느끼는 차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이기도 했다.


첫번째 이야기는 주인공이 직접 이야기하는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그녀가 진짜 우연에 실수가 더해진 잘못을 했을 뿐인지 아니면 우발적인 계획(?)으로 저지른 일인지 헷갈릴만큼 황당한 사건이었다. 어느 쪽이든 그녀에게 잘했다 칭찬을 할 수는 없지만, 나쁜 놈들에게 가해진 응징만큼은 매우 사이다였다. 그런데 그녀가 형사에게 하던 이야기 중 실제로 비슷한 발언을 하는 남자들을 본 적이 있다. 젊은 사람도 있었고 중년과 노인도 있었다. 대놓고 반박을 한 적도 있지만 대체로 속으로 수많은 욕을 퍼부어 주었더랬다. 밥솥이 밥을 하기전까지의 과정, 세탁기가 돌아가기 전까지의 과정과 옷장에 정리되기까지 누가 할까? 그야말로 할많하않. 이런 말을 하는 생각없는 남자들은 두둘겨 맞아도 할말이 없다.


괴물 퇴치를 위해 당연한듯 인생 전부를 희생 해야하는 마법소녀들이라니. 이 얼마나 불합리한 처사인가. 언제 누가 마법소녀가 될지 몰라 모든 여자가 무조건 마법소녀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도 모자라 은퇴를 해도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없고, 정부가 정해준 남자와 결혼해 딸을 낳아 국가에 바치도록 강요받는 삶이라니.. 이러면 누가 여자로 태어나고 싶겠나. 나도 시위 대찬성!! 할 수만 있다면 적극 시위에 참가했을 일이다. 인류의 위협이 되는 괴물의 등장 때문이라지만, 많은 희생을 강요받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당연하게 여기는 남자들의 태도에 화가 났던 에피소드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던 미세먼지 인간들의 이야기는 독특하고 신선했다. 공기정화 능력을 타고나는 미세먼지맨들을 보며 딱 중국에 필수로 필요한 인재들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실제로 중국에는 좀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미세먼지맨. 아무리 바란들 현실에서 이런 일은 벌어진 일은 없지만, 누가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몽땅 빨아들이는 거대한 기계라도 개발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미세먼지맨으로 변한 나쁜 놈들도 사회로 복귀시켜 월급까지 주며 영웅처럼 대접한다는 부분에선 한숨이 푹 쉬어졌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더니.. 휴!


정말 불쑥 화가 치밀었던 에피소드다. 어쩐지 지금의 현실이 계속 지속된다면 국가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강제 출산 장려까지 시도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상상을 하게 했다. 강제로 모유수유를 위한 가슴수술을 받아야 하는 여성들이라니. 온갖 기계가 신체를 대신하는 사회에서 정상적인 인류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 고작... 어휴! 그런데 주인공에게 왜 그런 시술이 된건지, 누가 주도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읽기 시작하니 단번에 읽어버릴 수 있었던 단편소설집.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다. 꽤 다양한 배경임에도 어디에나 차별은 존재했다. 어디든 무엇이든 여성의 참여도는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당연하게 여성이 해야할일로 치부되는 일들이 있다. 남자들은 자신들의 할일이라 생각하기보다 여성을 돕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굉장히 크기 때문에 다툼이 끊이지 않는거라 생각한다. 여성들에게 좀더 나은 사회가 되길, 성별을 나눠놓는 차별이 더이상 다툼의 씨앗이 되지 않길.. 조용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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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따라 붙이는 퍼즐 스티커북 3000 놀면서 똑똑해지는 퍼즐북 시리즈
김희정 그림, 길벗스쿨 편집부 구성 / 길벗스쿨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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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따라 붙이는 퍼즐 스티커북 1000>이 딱 우리집 둘째에게 맞는 책이라면, <숫자 따라 붙이는 퍼즐 스티커북 3000>은 우리집 첫째 맞춤 책이예요. 3000은 1000보다 확실히 스티커 크기도 작고 그림도 좀더 섬세하고 화려하거든요. 저희집 남매는 무엇이든 하나만 있으면 안되요. 2살 차이가 나는데도 꼭 그 하나가지고 싸우거든요. 그래서 숨은그림찾기 책을 구입할 때도 수준에 맞을만한 책으로 한권씩 구입해서 줍니다. 이렇게 사줘도 꼭 서로의 것을 탐내서 싸우기도 하긴 하지만, 그래도 각자 자신의 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때문에 이 스티커북 시리즈 출간 소식을 봤을 때 완전 우리집 맞춤형이다 싶었죠.



<숫자 따라 붙이는 퍼즐 스티커북 1000>을 둘째에게 주면서 <숫자 따라 붙이는 퍼즐 스티커북 3000>은 첫째에게 줬어요. 둘째가 3000 책을 보더니 오빠꺼라고 바로 수긍을 하더라고요. 아이 눈에도 왠지 어려워보였나봐요. 하하. 대신 첫째가 자꾸 동생 스티커북을 기웃기웃 했네요. 자기꺼 하다말고요. 작은 스티커보다 큰 스티커가 더 빨리 완성할 수 있고, 떼고 붙이는 것도 쉬워보여서 그런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마음이 약간 이해가 되긴 한게, 3000은 제가 봐도 '헉' 소리가 나올만한 그림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두 권을 놓고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커요. 3000 책 살펴보다가 언제 다 붙이나 싶은 생각에 속으로 '으악' 하기도 했어요. 아마 복잡한 그림은 붙이는거 도와달라 할 것 같아요. 너무 자잘하게 붙여야해서 붙이다 질리지는 않을까 싶기도 해서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단번에 완성하게 하기보다 나눠서 붙이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다행이랄지, 첫 페이지를 정말 뚝딱 완성했어요. 동생보다 먼저 완성할거라는 강한 의지를 비추며 신들린듯(?) 막 붙이더라고요. 우리집 남아와 여아는 스티커를 붙이는 것에서도 차이가 나는게 참 보는 재미가 있어요. 여아인 둘째는 꼼꼼하게 붙이느라 하나를 붙여도 시간이 걸리고, 잘못 붙였다 싶으면 다시 떼서 세심하게 붙이는데 남아인 첫째는 숫자만 맞으면 비뚤더라고 툭툭 붙이더라고요. 그래서 붙이는 갯수의 차이가 꽤 나는데도 불구하고 완성하는 속도는 거의 차이가 없었어요. 완성하고는 아빠에게 자랑하며 칭찬 바라는 모습은 똑같아서 또 웃었네요. 퍼즐 스티커북 덕분에 저녁 식사 후의 시간을 제법 알차게 잘 보냈어요. 당분간 잘 활용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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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따라 붙이는 퍼즐 스티커북 1000 놀면서 똑똑해지는 퍼즐북 시리즈
김희정 그림, 길벗스쿨 편집부 구성 / 길벗스쿨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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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소식을 보자마자 '이거다' 했던 놀이북이예요. 아이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같이하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스티커 붙이는거 좋아하는데 이왕이면 퍼즐 맞추는 것처럼 스티커 조각 하나하나 붙이며 그림 완성하면 더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항상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놀아야할지 고민인데 이번주는 요 퍼즐북으로 시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https://www.instagram.com/reel/C4MQTs9sP85/?igsh=N2tyZTRtdmwycWZp


여기 올라온 영상 보고 책이 더 기다려졌었어요. 영상 보고 얼마 안되서 책이 도착해서 바로 뜯어봤지요.



다양한 모양을 가진 10종류의 색별 스티커가 책 뒷편에 있었어요. 정말 양이 제법이라 생각보다 더 오래 할 것 같아요. 책 보며 제가 더 신나건 왤까요. 책 감춰뒀다가 아이들 저녁 먹고 꺼내주니 너무 신나합니다. 빨리빨리 달래요. 스티커는 커팅할 수 있게 되어있어요. 그래서 편하게 스티커 찾아 붙일 수 있어요. 다만.. 미리 다 뜯어서 줬더니 끝나고 정리가 좀 안되더라고요. 사용하기 전인 스티커가 떼어져 다른 곳에 붙기도 하고요. 그래서 투명 파일철에 넣어놓고 사용하기로 했어요.



<스티커북 1000>은 딱 둘째(55개월)에게 맞더라고요. 아이가 딱 붙이기 좋은 약간 큼직한 크기의 스티커라 아이가 붙이기에 좋았어요. 어떻게 붙이는지 알려주니 바로 페이지를 채워나가더라고요. 할 때마다 칭찬을 바라며 쳐다봐서 무한 칭찬을 해줘야하긴 했지만, 스티커북 덕분에 별다른 고민없이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스티커 붙이면서 손의 감각도 높이고, 자연스레 숫자에도 더 익숙해지니 놀이를 하면서 저절로 공부가 되는 매우 만족스러운 놀이북이예요. 스티커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퍼즐 스티커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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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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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기 마련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 소원을 이루기도 하지만, 아주 가끔은 운이 그 소원을 이뤄주기도 한다. 보통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저마다의 종교에 따라 기도를 하기도 하고, 미신 혹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방법으로 간절함을 표현한다. 너무 간절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사람의 심리를 악용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소원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걸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소원이 이뤄지는 것을 도와주는 고객센터가 있다면 어떨까? 사기도 아니고, 마법처럼 허무맹랑하게 100% 소원을 이뤄주는 것도 아닌, 소원에 좀더 다가갈 수 있도록 당사자에게 조언과 도움을 주어 노력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라면 이용해 보겠는가? 그것도 비용이 무료라면?! 아마 현실에 개발되어 존재한다면 소원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10살의 소원은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였다. 그래서 소원의 유일한 친구이자 든든한 울타리는 엄마 뿐이었다. 그런데 비가 오던 날,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우산을 가져가지 않았던 그날, 딸이 비를 맞을까 걱정 되었던 엄마가 직장 상사 몰래 우산을 가지고 딸을 데리러 왔다가 소원의 눈앞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미혼모의 몸으로 소원을 키워왔던 엄마였기에 소원은 보육원으로 가게 되었고, IT쪽으로 천재적인 머리를 가졌던 소원이 일찍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을 할때까지도 소원은 외톨이였다.

엄마의 유일한 소원이 소원이 친구를 만드는 거였음을 알고 있던 소원은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이루지 못한 소원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소원성취 고객센터'라는 어플을 개발하게 된다. 이 어플을 이용하기 위해선 먼저 소원과 상담을 해야한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다른 소원에 맞춘 맞춤 설계를 위함이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공유하고 대화를 하는 것은 소원 자신의 소원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나이, 성별, 직업이 다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소원을 가지고 소원을 찾아왔다. 이들 중 친구, 지인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이용 당하기 일쑤였던 도순과 비록 딸과 아내에겐 최악의 남편, 아빠였지만 반려묘에게만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춘호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순의 이야기에선 내 모습이 살짝 투영 되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부탁을 들어주고 도와줘도 결국 되돌아오는건 100번의 도움에 한번의 거절이 가져온 비난 뿐이었던 때가 생각났다. 그래서 도순이 소원의 도움을 받아 지인들에게 AI 답장을 보낸 부분이 은근 사이다였다.

춘호는 참 무책임하고 무능한 남자였다. 아무리 반려묘에게 최선을 한다한들 그가 좋게 보이진 않았다. 여러번의 사업 실패는 그럴 수 있다지만, 왜 비겁하게 가족을 놔두고 가출을 했느냔 말이다. 그리고는 고등학생이었던 딸이 결혼을 앞둘 때까지 돌아가지 않았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딸이 결혼식에 참석하라며 머리를 하고 양복을 맞춰 입으라 보내준 100만원을 덜컥 반려묘의 치료비로 써버렸을 땐 화도 나고 답답했다. 딸의 단 한번뿐인 결혼식에 남의 양복을 빌려입고 나타난 아빠를 본 딸의 마음은 조금도 고려하지 못했음이다. 물론 고양이의 치료도 시급했지만, 저렴한 양복이라도 몸에 맞는 것으로 구입을 할 비용을 남겨뒀더라면 어땠을까? 어려운 문제지만, 춘호의 대처가 아쉽기만 했던 에피소드였다.

마지막, 소원이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는 부분에서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런데 소원이 만든 앱, 대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 걸까? 이 부분은 확실히 미스터리다. 약간의 의문이 남긴 하지만, 읽는 내내 드마라로 만들어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힐링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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