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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박현경 지음 / 선스토리 / 2025년 1월
평점 :

28편의 짧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선택한 이 책, 다 읽고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읽다가 울컥 눈물이 났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다정 한 따뜻함이 녹아있어 이야기들이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감에 필요한 지혜들이 곳곳에 보였다. 부모와 자식, 부부, 친구, 이웃.. 잔잔한 삶의 이야기들이 내 이야기처럼,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들려서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았다. 아이들을 재운 늦은 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평범하면서 아름다운 잔잔한 이야기들을 만나고 나니 스트레스로 가득했던 마음이 스르르 풀어졌다.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의 목숨을 건 15분. 오로지 딸을 보기 위한 그의 선택, 누가 그의 선택을 반대할 수 있을까. 황혼의 나이에 연을 맺어 남은 삶을 서로에게 의지하기로 약속한 노부부. 혼자가 아닌 함께함으로써 안정과 위안을 얻은 노부부는 행복한 선택에 조용히 미소가 지어졌다. 죽을 결심으로 산을 올랐다가 스스로의 가치를 재발견한 한 청년. 그날의 경험이 평생의 교훈이 되었기를. 듣기 싫은 소리를 모두 흡수해주는 흡음기, 정말 누가 개발 안해주나?! 이런게 발명된다면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도 줄어들 것 같은데 말이다. 럭셔리하지만 외롭고 고독한 사람과 여유없이 아둥바둥 살지만 시끌벅적 따스함이 있는 가정을 이룬 사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갑작스럽게 아빠를 잃고, 혼자 자신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엄마를 보면서 참 바르게 자란 딸. 모든 것을 부모의 도움과 돈으로 해결하려는 아이와 스스로 해처나갈 힘을 키운 아이. 성인이 되었을 때 더 크게 될 아이는 누구겠는가. 아이를 위한 바른 교육이 무엇인지 부모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아내가 출산 후 갓난아기를 케어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동안, 불륜 관계를 만들어버린 남편. 한참 힘들 때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변해버린 아내의 모습을 탓하는 남편의 모습은 기가 막힐 뿐이었다. 그런 남편의 달라진 모습을 눈치 챘으면서도 참 현명하게 대처한 아내가 위대해 보였다.
이런 이야기들로 구성된 짧은 드라마 혹은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으로 봐도 참 좋을 것 같다랄까. 자꾸만 삭막해지고 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따뜻함을 잃지 않은 세상의 모습들이 있음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예쁜 이야기들. 시리즈처럼 또 다른 짧은 이야기들을 만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