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브레이커 - 보이지 않던 세상을 다시 읽는 사고법
양중훈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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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것을 보고 살아간다.

그런데 『씽크 브레이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눈에 들어오는 것’과 ‘제대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다.


늘 지나던 길인데 어느 날 처음 보는 가게를 발견하고,

매일 사용하던 물건인데 누군가 불편한 점을 지적하고 나서야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라고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그동안 그 대상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분명 눈앞에 있었지만 우리의 인식에 제대로 남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 차이를 ‘인식의 해상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사진이나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작은 차이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것처럼 사람의 사고에도 해상도가 있다.

같은 장소, 같은 사물, 같은 사건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지나가지만

어떤 사람은 그 안에서 구조와 관계, 원인과 가능성까지 읽어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느냐가 아니라, 같은 것을 보고 얼마나 많은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느냐에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 역시 처음부터 하나의 전문성을 향해 곧게 나아온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여러 일과 취미, 관심사를 두루 경험했고 한때는 그런 자신을 ‘어중이떠중이’처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살면서 실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자 상황이 달라졌다.

예전에 잠깐 해봤던 일, 실패했던 경험, 별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지식, 취미를 통해 익힌 감각들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산만하게 흩어진 조각처럼 보였던 경험들이 문제 앞에서는 하나씩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된 것이다.


특히 이 비유가 특히 좋았다.

인생에서 쌓이는 경험은 그 순간의 성공과 실패만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쓸모없어 보이는 경험도 훗날 전혀 다른 문제를 만났을 때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

실패 역시 마찬가지다. 실패 자체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왜 실패했는지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정보를 꺼내두면 다음 선택을 바꿀 수 있는 카드가 된다.

경험은 많이 했다고 해서 저절로 자산이 되지 않는다.

경험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그것을 어떤 의미로 기억했는지, 그리고 다른 경험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문제 해결 능력이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만 주어진 천부적인 재능은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누군가가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흔히 그 사람의 머리가 특별히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경험의 카드를 모았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관찰했고, 얼마나 많이 실패했고, 무엇을 공부했으며, 어떤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는지도 겉으로는 알 수 없다.

결과만 보면 순간적인 ‘센스’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오랫동안 축적된 관찰과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책의 초반부에서 이 생각은 자연스럽게 ‘저해상도와 고해상도’의 차이로 이어진다.

저자는 우리 눈이 최신 카메라보다 훨씬 정교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세상을 상당 부분 저해상도로 처리하며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뇌가 비효율적이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면서 주변 사람들의 옷 색깔, 휴대전화 기종, 광고판의 문구, 안내 방송, 표정, 움직임을 모두 분석하지 않는다.

당장 필요한 정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밀어낸다.

익숙한 길을 걷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면서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분석한다면 평범한 하루조차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러한 사고 방식 덕분에 우리는 빠르게 판단하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효율적인 뇌에는 동시에 하나의 맹점이 생긴다.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정보 속에 실제로 중요한 문제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유명한 ‘투명 고릴라’ 실험은 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농구공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패스 횟수를 세는 데 집중하고 있을 때 화면 한가운데를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지나가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눈은 분명 보았다. 하지만 인식하지 못했다. 이 사례를 일상으로 가져오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관심을 두는 것, 알고 있는 것,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세상을 선택적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같은 일을 겪고도 누군가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작은 이상 신호를 발견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자체가 고해상도 사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안다고 믿는 순간 더 이상 질문하지 않게 된다.

반대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고해상도의 시선은 많이 아는 것을 자랑하는 태도와는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모든 것을 이미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아직 자신이 읽어내지 못한 맥락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깊이 볼 가능성이 높다.


이 책에서는 자동차를 통해 이 차이를 매우 쉽게 보여준다.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자동차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움직이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멈추는 기계’ 정도로 보일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해도 “차가 이상하다”, “소리가 이상하다” 정도로 느낀다.

하지만 자동차의 구조를 공부하기 시작하면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던 엔진이 흡기, 연소, 배기, 냉각, 윤활처럼 여러 과정으로 나뉘어 보이기 시작한다. 부품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게 된다.

그러면 똑같은 이상한 소리도 이전과 다르게 들린다.

어디에서 소리가 발생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진동이 생기는지, 계기판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같은 것들이 단순한 ‘이상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좁혀갈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이것은 지식이 많아졌다는 의미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를 읽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전에는 ‘차가 이상하다’라는 하나의 커다란 문제밖에 보이지 않았다면, 이제는 증상과 조건, 원인 후보와 확인 순서로 나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문제의 덩어리가 잘게 나누어지는 순간 막막함도 함께 줄어든다.

이 부분은 업무나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요즘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문제는 거대한 덩어리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업무량 자체가 많은 것인지, 반복 작업이 많은 것인지, 불필요한 확인 과정 때문인지,

정보 전달이 늦어서 대기 시간이 생기는 것인지, 우선순위가 정리되지 않은 것인지 문제를 나눌 수 있다.

문제가 나뉘면 해결 방법도 달라진다.

막연한 문제를 구체적인 문제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해결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문제 해결에 대해 한 가지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은 정답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정의할 줄 아는 사람일 수 있다.

해결책을 빨리 찾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문제를 제대로 읽는 능력인 이유다.

책의 이러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창의성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무에서 만들어내는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아이디어는 이미 존재하던 정보와 경험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면서 나온다.

카메라를 오래 다룬 사람에게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물건이 아니라 빛과 조리개, 셔터와 센서가 상호작용하는 장치로 보인다.

악기를 오래 다룬 사람에게 음악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호흡, 압력, 리듬과 타이밍의 구조로 들린다.

요리를 오래 해본 사람은 재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열과 시간, 수분과 간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생각한다.

지식과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세상에 없던 것이 새롭게 생긴다는 뜻이 아니라 원래 존재하고 있었던 차이를 비로소 구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새롭게 읽힌다.

많이 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말이 아니라, 구분할 수 있는 개념과 경험이 많아질수록 이전에는 하나로 뭉쳐 보였던 세상이 여러 층으로 나뉘어 보인다는 의미다.

다만 책은 모든 것을 고해상도로 바라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가 모든 간판과 사람의 표정, 모든 기계와 현상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살아간다면 금세 지쳐버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느냐다.

특히 반복해서 불편한 일이 생길 때, 같은 문제가 계속 나타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에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지나치기 전에 한 번쯤 초점을 다시 맞춰볼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을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것은 무엇일까?

지금 보고 있는 현상 뒤에 다른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저해상도로 뭉쳐 있던 문제가 조금씩 나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불편함이 문제로 바뀌고, 문제는 다시 해결 가능한 대상으로 바뀐다.

이 책이 말하는 창의성도 결국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머리를 쥐어짜기 전에 평소 그냥 지나쳤던 것을 다시 바라보는 것.

익숙해서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던 방식에 질문을 던져보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조합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씽크 브레이커』는 ‘천재처럼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

평범하게 지나쳤던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읽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도 이 지점이 가장 좋았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우리는 세상을 더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경험은 양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해상도를 높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원래 이렇다”는 판단을 강화하기도 한다.

그래서 경험이 많을수록 필요한 것은 확신만이 아닐 것이다.

경험은 정답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지만 편견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현재를 재빨리 판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 눈앞의 상황이 정말 과거와 같은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태도다.


그래야 오래 쌓아온 경험이 벽이 아니라 카드가 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경험 카드’ 역시 이런 의미에서 흥미롭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은 수많은 경험은 그 당시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

실패한 일, 잠깐 배웠던 기술, 오래된 취미, 어설프게 익힌 지식까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그 카드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다.

그래서 실패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실패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기억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어디에서 잘못됐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면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까지 생각했을 때 실패는 다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제 해결 능력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나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평소 세상을 어떻게 관찰했는지, 무엇을 궁금해했는지,

어떤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는지가 조금씩 쌓여 만들어지는 힘이다.

결국 누군가는 같은 장면을 보고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수많은 신호를 읽어낸다.

그 차이는 처음부터 정해진 능력이라기보다 무엇을 오래 들여다봤는지, 어떤 질문을 던져왔는지, 어떤 경험의 카드를 쌓아왔는지에서 조금씩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씽크 브레이커』를 읽고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이것이다.

세상이 달라져야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가 달라지는 순간, 오래전부터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항상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미 눈앞에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문제라고 읽어내지 못했을 뿐이다.

계속 반복되는 불편, 이유 없이 거슬리는 과정, 늘 해오던 비효율적인 방식 안에도 개선의 실마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답을 찾아 서두르기 전에 먼저 질문해야 한다.

내가 지금 무엇을 너무 뭉뚱그려 보고 있는지, 무엇을 너무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나치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안에 아직 읽어내지 못한 구조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

고해상도의 사고는 세상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복잡한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힘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은 바로 그 정확한 읽기에서 시작된다.


결국 생각의 틀을 깨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억지로 기발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잘 보는 것.

질문하는 것.

차이를 구별하는 것.

경험을 그냥 지나가지 않는 것.

그리고 서로 관계없어 보였던 경험들을 다시 연결해보는 것.

이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 쌓이면 어제까지는 ‘원래 그런 것’으로 보였던 것이 오늘은 하나의 문제로 보이고, 문제로 보이던 것이 다시 가능성으로 읽히기 시작한다.


『씽크 브레이커』는 정답을 많이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너무 쉽게 정답이라고 믿고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다.

문제를 잘 풀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쩌면 가장 먼저 연습해야 하는 것은 더 빠르게 답을 내는 일이 아니라,

눈앞의 세계에 조금 더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는 일일 것이다.


ㅡ

'이 리뷰는 [체크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남들이 보기엔 산만해 보였을 경험들이, 문제 앞에서는 전부 보너스 카드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문제 해결 능력은 특별한 재능이라기보다,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보고 무엇을 쌓아왔는가에 더 가까운 능력인지 모른다고.
세상을 눈으로 본다고 해서,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는 것과 읽는 것은 다르다. 문제 해결의 시작은 세상을 더 정확하게 보는 데 있다.
같은 사물, 같은 현상, 같은 사건을 보고도 누군가는 그냥 지나치고, 누군가는 그것을 탐구한다.
누군가는 겉모습만 보고 끝내고, 누군가는 구조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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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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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뇌에는 보통 사람에게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까?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며

익숙한 세계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신경과 의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의 『뇌가 만든 천재들』은

이 질문을 높은 지능이나 타고난 재능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신경과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며 우리의 뇌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고통과 기억을 어떻게 다시 구성해 예술로 바꾸는지를 추적한다.


이 책의 출발점부터 흥미롭다. 약 300만 년 전의 ‘마카판스갓 조약돌’이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돌로, 발견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자는 이를 인간의 얼굴 인식 능력과 파레이돌리아 현상에 연결한다.

먹을 수도 없고 특별한 도구도 아닌 돌을 누군가 굳이 가지고 다녔다면,

그에게는 이미 쓸모를 넘어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여기서 창의성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창의성이란 없는 것을 갑자기 만들어내는 능력보다 모두가 보고 있는 것에서 남들이 보지 못한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쇼베-퐁다르크 동굴 이야기도 놀랍다.

구석기 시대 화가들은 사자의 머리를 겹치거나 들소의 다리를 여러 개 그리는 방식으로 정지된 벽 위에 움직임을 표현했다. 수만 년 뒤 뒤샹이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2》에서 하나의 화면에 연속된 움직임을 담아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사례를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말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창작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인간이 오래 품어온 감각과 질문을 자기 시대의 언어로 다시 번역하는 과정일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이후 ‘광기와 천재’라는 오래된 신화를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인물은 멕시코 출신 화가 마르틴 라미레스다.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대공황과 실업, 가족과의 단절을 겪은 뒤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긴장성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충분한 통역 없이 이루어진 진단이었다는 점에서 그 정확성을 둘러싼 논쟁도 존재한다.


병원에서 라미레스는 쓰레기통의 종잇조각을 이어 붙이고 성냥의 목탄, 구두약, 크레파스와 과일주스까지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에는 멕시코의 교회와 기병, 성모상과 동물뿐 아니라 끝없는 터널과 철도, 고속도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 길들을 보고 있으면 단순한 풍경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멕시코와 미국, 고향과 타향, 병원 안과 바깥세상 사이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했던 한 사람의 삶이 겹쳐 보인다. 사람은 현실에서 돌아갈 수 없는 장소를 기억 속에서 다시 만들기도 한다.

예술은 때로 현실에서는 갈 수 없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라미레스나 반 고흐의 삶을 근거로 ‘정신질환이 예술적 천재성을 만든다’고 결론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생각을 ‘고통받는 천재’의 신화로 경계한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천재들은 강하게 기억되는 반면 평온하게 살았던 수많은 창작자는 잘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적 고통과 천재성이 실제보다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책이 강조하는 것도 고통 자체보다 그 고통을 어떻게 인식하고 변형했는가에 가깝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고통을 예술의 재료로 바꿀 수 있다는 것과 고통이 있어야 위대한 예술이 탄생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후자의 생각은 정신질환을 낭만화하고, 실제로 질환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의 고통마저 천재의 대가처럼 포장할 위험이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사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그는 평생 뇌전증을 앓았고, 작품 속에도 뇌전증을 가진 인물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스메르쟈코프의 뇌전증이 이야기의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뇌전증이 도스토옙스키를 천재로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질병과 고통을 인간의 죄책감과 죽음, 구원과 자유를 탐구하는 문학적 재료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앤디 워홀에서는 다른 방향의 질문이 등장한다. 워홀이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였다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후대 연구자들은 그의 반복적인 생활습관과 제한된 관심사,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을 자폐 특성과 연결해 해석해왔다.

이 책은 이 가능성을 워홀의 팝아트와 함께 살펴본다.

흥미로운 것은 ‘반복’이 그의 예술 자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캠벨 수프 캔과 매릴린 먼로의 얼굴을 끊임없이 복제하고, 자신의 작업실을 ‘팩토리’라고 부르며 예술 제작 과정 자체를 대량생산 방식으로 바꾸었다.

남들에게는 경직된 습관처럼 보일 수 있었던 특성이 워홀에게서는 하나의 미학적 언어가 된 것이다.

자신을 세상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사고방식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고, 결국 세상이 그 세계 안으로 들어왔다.


이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인간이 얼마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경험하는지도 보여준다.

프란츠 리스트와 바실리 칸딘스키를 통해서는 소리를 색처럼 경험하거나 서로 다른 감각이 연결되는 공감각을 살펴보고, 프리다 칼로에게서는 끔찍한 사고 이후 계속된 육체적 고통과 트라우마가 자화상과 신체 이미지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들여다본다.


버지니아 울프와 실비아 플라스, 앤 섹스턴의 삶에서는 이야기가 개인의 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들의 죽음을 단순한 ‘광기’로 환원하지 않고 유전적 취약성과 만성적인 스트레스,

가족 관계와 여성에게 가해졌던 사회적 압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바라본다.

또 뇌 손상으로 공간의 한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편측 무시’가 화가의 그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향정신성 물질과 환각은 인간의 지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꿈과 무의식은 초현실주의 예술과 어떻게 이어졌는지도 살펴본다.


기억과 망각 역시 중요한 주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반드시 축복인 것은 아니며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 사는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역설도 생각하게 한다.

시력을 잃어간 보르헤스가 자신의 상실마저 문학의 재료로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더 깊게 남는다. 이 모든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생각으로 모인다.

예술은 완벽한 뇌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 자신이 경험하는 세계를 이해하고 다시 구성하는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도 자연스럽다.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까지 쓰는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은 공감각과 질병, 트라우마, 꿈, 기억과 망각을 거쳐 결국 인간과 기계의 지능과 창의성이라는 문제까지 나아간다.


라미레스에게는 돌아가지 못한 고향이 있었고, 칼로에게는 고통스러운 몸이 있었으며

도스토옙스키에게는 뇌전증과 죽음 가까이까지 갔던 삶이 있었다.

인간의 창작에는 단순한 정보의 조합만이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살아낸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시 표현하는 과정이 들어 있다.


그래서 『뇌가 만든 천재들』을 읽고 나면 처음의 질문도 조금 달라진다.

‘천재의 뇌는 무엇이 다른가?’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은 어쩌면

‘인간의 뇌는 어떻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전혀 다른 의미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일지도 모른다.

천재는 고통을 많이 받은 사람도, 남들과 다른 뇌를 가진 사람도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감각과 경험, 때로는 결핍과 한계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이전에는 없었던 언어로 세상에 보여준 사람이다.


300만 년 전 누군가 얼굴을 닮은 돌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했던 순간부터 동굴벽화와 라미레스의 선로, 워홀의 수프 캔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현실에 없는 의미를 만들어왔다.

우리는 단순히 세상을 보는 존재가 아니다.

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경험한 것을 다시 해석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도 존재하게 만드는 존재다. 『뇌가 만든 천재들』은 천재들의 특별한 뇌를 구경하는 책인 줄 알았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인간의 불완전한 뇌가 얼마나 놀라운 방식으로 세계를 만들어내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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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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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오랫동안 광기와 창의성의 상관관계를 추측해왔지만, 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은 역사를 거치며 조금씩 변화했다. 고대에는 광기를 신이 내린 속성이나 형벌로 여겼다. 중세에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가 개념을 제시하고 훗날 클라우디오스 갈레노스Claudius Galenus가 발전시킨 의학에 따라 질병을 체액 불균형과 연관 지었다. 혈액이 과하면 쾌활하고 활기차며 정력적이고, 점액이 과하면 사려 깊고 평온해지며, 황담즙이 과하면 공격적이고 야심 차며, 흑담즙이 과하면 시인의 질병인 우울증에 걸린다고 보았다.
19세기에 들어서야 현대 정신 의학의 선구자 필리프 피넬Philippe Pinel이 정신 질환을 분류했다. 천성이 인본주의자였던 피넬은 정신병원 내 쇠사슬 사용을 막은 최초의 의사이며, 정신 질환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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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
최영원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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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어와 영어, 수학과 과학을 배우며 어른이 되지만,

정작 평생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돈’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거의 없다.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투자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돈을 어떻게 지키고 불려야 하는지 누구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테크를 공부한다.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은 이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재테크 책과는 방향이 달랐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노자,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니체, 쇼펜하우어 등 고전 철학자의 사상을 돈과 소비, 투자, 노동, 욕망의 문제에 연결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보다 먼저 ‘왜 돈을 원하는가’를 묻는다.


저자는 돈을 공부할수록 결국 돈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같은 돈을 가져도 어떤 사람은 자유를 얻고, 어떤 사람은 더 큰 불안을 얻는다.

소득이 늘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돈 자체보다 비교와 욕망, 삶의 기준에 있을 수 있다.

돈은 우리의 불안을 완전히 없애주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는 돈이 많아질수록 지켜야 할 것과 비교할 대상, 원하는 것까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부를 만들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은 ‘얼마를 가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에게 충분함은 어디까지인가’를 정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부를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다.

스토아 철학자들 역시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더 중요한 부로 여겼다.

노자의 이야기도 같은 지점에 닿는다. 화려한 색과 소리, 맛과 귀한 물건처럼 강한 외부 자극에 계속 끌리다 보면 인간은 자신의 중심을 잃기 쉽다고 경고한다.

이 말은 소비 자극이 넘쳐나는 지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SNS를 켜면 새 옷과 자동차, 여행, 명품, 투자 수익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과거의 욜로 문화 역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했지만,

소비가 자존감을 대신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다.

소비가 나쁜 것이 아니라 소비가 나를 설명하기 시작할 때 문제가 생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냐보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해지면,

돈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가 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보여준 단순한 삶도 그래서 인상적이다.

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무조건 아끼고 궁핍하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면서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저소비의 본질은 돈을 안 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욕망에서 빠져나오는 데 있다.

물건을 줄이는 일이 결국 자신의 기준을 되찾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정 욕구와 소비의 관계도 깊이 들여다본다.

아들러가 말한 열등감과 허구적 목적처럼 우리는 ‘이 정도가 되면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가상의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명품, 집, 투자 수익 같은 요소들이 어느 순간 자신을 증명하는 표식이 된다.


특히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봉과 자산, 몸매와 성취가 매일 전시된다.

우리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자신의 평범한 현실을 비교하면서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비교의 가장 큰 문제는 기분이 나빠지는 데 있지 않다. 타인의 속도를 내 인생의 시간표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누군가 집을 샀다고 조급하게 투자하고, 누군가 성공했다고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시작한다면 삶의 방향타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소비 습관도 무시할 수 없다.

제임스 클리어가 설명하듯 반복되는 행동은 어느 순간 자동화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쇼핑 앱을 켜고, 지칠 때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불안을 달래기 위해 충동적인 투자에 손을 대는 행동도 반복되면 하나의 습관이 된다. 부를 만드는 것과 부를 잃는 것 모두 거대한 선택 한 번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통장을 관리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습관을 관리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현실적인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

근로소득만으로 살아가기보다 일정한 종잣돈을 만들고 주식, 채권, ETF,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돈이 다시 돈을 만드는 구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수익률보다 자기 통제다.

소득이 늘 때 소비까지 함께 늘어나면 자산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오래 남았던 문장은 버나드 쇼의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는 말이었다. 젊음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 아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자본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살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가장 귀한 자본인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는 데 너무 쉽게 써버린다. 몇 년 뒤 기억조차 나지 않을 유행과 소비에 젊음을 사용하면서 정작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와 경험, 기술과 건강에는 인색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무조건 아끼라는 뜻이라기보다 지금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보라는 말로 느껴졌다. 소비의 흔적은 사라질 수 있지만 읽은 책과 배운 기술, 쌓아온 경험과 건강한 습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돈의 복리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삶의 복리’인지도 모른다.


칸트의 철학도 돈을 바라보는 기준을 한 단계 더 넓혀준다.

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이 말하는 부는 통장 잔액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간, 건강, 지식, 관계, 경험, 선택의 자유까지 삶 전체를 자산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책 후반부에서 시간 관리와 복리, 독서 습관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일 읽는 몇 페이지, 조금씩 쌓는 투자금, 꾸준히 관리하는 건강처럼 눈앞에서는 별것 없어 보이는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의 격차를 만든다.


결국 진짜 부자는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의 욕망을 좇는 데 인생을 소비하지 않고, 오늘의 작은 선택을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투자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이 책이 말하는 ‘부의 철학’은 결국 그런 삶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라고 느꼈다.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다. 하지만 그 돈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묻는 책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그래서 이 책은 ‘얼마를 벌고 싶은가’보다 조금 다른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지금 가장 귀한 자본인 돈과 시간, 그리고 젊음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ㅡ

'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맹자는 "뜻을 세우되 뜻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자신을 이기지 못한 탓"이라고 했습니다. 부를 쌓지 못하는 이유도 능력의 부족보다 자기 통제의 실패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산을 축적한다는 것은 욕망을 따라 흘러가지 않고, 자신이 세운 삶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늘어난 수입에 휘둘리지 않고 소비를 절제하며 미래의 가치에 집중하는 힘. 이것이 바로 자산을 만든다는 말의 본질이며 그것은 ’돈의 기술’이기 이전에 ’삶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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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
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원선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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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

서점이나 SNS에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두지만,

어느 순간 책장에는 ‘언젠가 읽어야 할 책’만 늘어간다.

한편으로는 한 달에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하고, 완독한 책을 쌓아가는 일이 독서의 성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10권 독서법』을 읽다 보면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읽은 책이 실제로 내 삶에서 무엇을 바꾸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저자 하토야마 레히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빠르게 읽는 속독도, 많은 책을 읽는 다독도 아니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지금 자신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20대와 30대가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 싸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40대의 관리자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을 맡고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와 낯선 업계의 노하우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평생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이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과 실패를 몇 시간 안에 만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삶을 빌려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단 10권’이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 학생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독서량’보다 ‘책 사용법’에 있다고 말한다.

책을 외워야 할 지식, 즉 입력의 수단으로 읽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처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알고 있다’를 ‘할 수 있다’로 바꾸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사실만 남을 뿐이다.

결국 독서의 진짜 결과는 완독 표시가 아니라 그 뒤에 달라진 행동에서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는 시간만큼 ‘고찰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금 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어느 부분이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와는 다르다.

책을 하나의 정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꺼내기 위한 질문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독서는 지식을 많이 저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

저자가 눈앞에 두는 책을 10권으로 제한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책이 너무 많으면 정말 필요한 책이 다른 책 사이에 묻히고 관심도 분산된다.

그래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책, 실제로 실천해 보고 싶은 책, 미래의 자신에게 도움이 될 책을 골라 10권만 가까이에 둔다. 이 10권은 단순한 독서 목록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업무 리스트 역할까지 한다.

어떤 책을 지금 곁에 두고 있는지는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다. 결국 책을 고르는 일은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

10권은 계속 바뀐다.

저자는 한 달에 한 번 목록을 다시 살펴보고 현재의 과제와 맞지 않는 책은 정리한다.

필요하면 버렸던 책도 다시 산다.

실제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한 번 처분했다가 산리오의 라이선스 사업이 성공하던 시기에 다시 구입했다.

사업이 잘되고 있었기에 오히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같은 책도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책처럼 읽힐 수 있다.

책이 바뀐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결국 내가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고르는 기준도 실용적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먼저 살펴보고,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자신이 주목하는 사람이 읽는 책이나 신뢰할 만한 추천 목록을 참고한다.

중요한 것은 유명한 책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문제와 연결되는 책을 찾는 것이다.

다음 주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언젠가 도움이 될 교양서가 아니라 당장의 발표를 개선할 수 있는 책이다.

경제경영서나 실용서를 스마트폰 사용설명서처럼 생각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완독 여부조차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할 답에 빠르게 도달해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다.

300페이지를 끝까지 읽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보다 단 한 페이지에서 필요한 답을 발견해 행동 하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의미 있는 독서일 수 있다.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만족보다 책에서 무엇을 가져와 현실에 옮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산리오에서 해외 CSR을 고민하던 당시 마이클 포터의 ‘공통 가치 창조(CSV)’

개념을 실제 업무에 활용한 저자의 경험도 이 독서법을 쉽게 이해하게 해준다.

책에서 얻은 개념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좋은 책은 반드시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

결국 독서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이유는 책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책을 통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해가 잘되지 않을 때 ‘콘텍스트가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어려운 내용을 만나면 쉽게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배경과 앞뒤 맥락을 알게 되는 순간 복잡했던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

이해한다는 것은 정보를 하나 더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정보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래서 독서는 문장을 수집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10권 독서법』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라는 독서의 강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

저자가 말하는 ‘책을 10권밖에 읽지 않는다’는 것은 적게 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10권의 책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바꾸라는 의미다.

책의 숫자를 늘리는 독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독서.

100권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보다 단 10권을 읽고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편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결국 독서가 남겨야 하는 것은 읽은 책의 숫자가 아니라 책을 만나기 전과 조금은 달라진 나 자신일 것이다.

『10권 독서법』은 책을 많이 읽는 방법보다 책을 현실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ㅡ

'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미국과 일본의 학생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독서량’이 아니라 ‘책 사용법’이다.
일본의 학생은 책을 입력의 수단, 즉 외워야 할 지식으로 생각하며 읽는다면,
미국의 학생은 책을 문제 해결의 처방전으로 생각하고 출력의 수단으로서 읽는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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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부터 영상·3D까지 디자이너의 AI 창작 워크플로우를 완성하는 ComfyUI 실전 가이드 : ComfyUI 독학노트 - 이미지 생성: FLUX.1 Krea·FLUX 등 최신 모델 워크플로우 / 영상·3D 제작: Wan2.2, Hunyuan3D와 Mesh 6 / 품질 결정: LoRA, ControlNet, Inpaint, Redux, 업스케일
김한호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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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일 자체는 이제 그리 어렵지 않다.

몇 줄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현실적인 인물 사진부터 일러스트, 제품 광고 이미지까지 짧은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같은 인물이나 제품을 여러 장면에서 어떻게 일관되게 유지할지, 

완성된 이미지를 영상이나 3D 작업으로 어떻게 확장할지를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ComfyUI 독학노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단순한 AI 이미지 생성과 실제 창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워크플로우의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ComfyUI는 이미지 생성 과정을 여러 개의 노드로 나누어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도구다.

모델을 불러오고,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거나 해상도를 높이는 과정이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펼쳐진다.

버튼 하나를 누른 뒤 결과만 기다리는 방식과 달리, 각 단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다.


생성형 AI 시대에 중요한 능력은 우연히 좋은 결과물을 한 번 얻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떤 요소를 조정했는지 이해하고, 같은 품질과 방향을 다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우연히 얻은 이미지 한 장은 한 번의 성과로 끝날 수 있지만, 잘 설계한 워크플로우는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수정하고 확장하며 사용할 수 있는 창작 자산이 된다.


이 책은 ComfyUI 설치와 화면 구성, 노드의 의미, 연결선과 데이터 흐름, 노드 추가·복사·정리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워크플로우를 JSON 파일이나 이미지에 저장하고 다시 불러오는 방법, Nodes Manager로 커스텀 노드를 설치하고 누락된 노드를 확인하는 과정도 다룬다.

처음에는 복잡한 노드들이 얽힌 화면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각각의 노드가 하나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이미지 제작 과정이 오히려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Stable Diffusion의 작동 구조와 체크포인트, CLIP, VAE, KSampler 등의 역할을 설명하며 본격적인 이미지 생성 단계로 넘어간다.

같은 프롬프트라도 샘플러에 따라 이미지의 안정성, 디테일, 질감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실제 결과로 비교해 보여준다.

단순히 권장 설정값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설정 하나가 결과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구성한 점이 좋다.


프롬프트 작성법도 실용적이다.

단어를 길게 나열하기보다 인물, 행동, 배경, 조명과 카메라의 관계를 하나의 문장으로 설계하도록 안내한다.

부드러운 빛, 자연광, 스튜디오 조명, 강한 직사광 같은 표현이 이미지의 감정과 완성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고, 

중요한 정보는 문장의 앞부분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반영되게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좋은 프롬프트는 화려한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증명이 아니다.

화면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인물과 배경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보는 사람의 시선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를 정리한 작은 연출안에 가깝다.

결국 프롬프트를 잘 쓴다는 것은 AI에게 명령을 잘 내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FLUX 활용 부분에서는 컴퓨터 사양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현실적인 기준도 제시한다.

FP16, FP8, Q8, Q4, Q2 등 모델의 압축 정도에 따라 필요한 VRAM과 이미지 품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한다.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없더라도 자신의 작업 환경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충분히 작업할 수 있으며,

무조건 가장 무거운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도구를 제대로 활용한다는 것은 항상 최고의 사양을 갖추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환경의 한계를 이해하고, 작업 목적에 필요한 품질과 속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한 실무 능력이다.

좋은 작업은 비싼 장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설계할 때 만들어진다.

LoRA를 활용해 특정 스타일을 적용하거나 동일한 캐릭터를 정면·측면·후면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멋진 캐릭터 한 장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게임·웹툰·애니메이션·브랜드 마스코트처럼 여러 장면에서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 시트로 발전시킨다.




캐릭터 AI 작업에서는 한 장의 화려함보다 여러 이미지에서 같은 인물로 인식되는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편집 기능도 풍부하다.

인페인트로 제품과 배경은 유지하면서 꽃이나 소품만 교체하고, 아웃페인트로 기존 화면 바깥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

Canny ControlNet으로 윤곽과 구도를 유지한 채 스타일을 바꾸고, Depth를 활용해 공간감과 원근을 보존하는 방법도 다룬다.

Redux로 레퍼런스 이미지의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업스케일과 리터칭을 통해 의류 소재, 인물 피부, 머리카락과 제품 표면의 디테일을 살리는 과정도 이어진다.


이러한 기능들은 실제 디자인 업무와 직접 연결된다.

제품 병의 형태와 라벨은 유지하면서 배경만 자연광이 비치는 주방이나 석재 공간으로 바꾸고, 

유리병에 빛의 굴절과 물방울을 더해 광고 이미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모델 사진과 제품 사진을 결합해 인물이 제품을 들고 있는 홍보 포스터를 만들거나, 

서로 다른 이미지 여러 장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업용 AI 이미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만이 아니다.

제품의 형태와 비율, 라벨과 브랜드 정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바꾸는 통제력이 더욱 중요하다.

창의성은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과감하게 바꿔도 되는 것을 구분하는 판단에서도 나온다.


책의 후반부는 ComfyUI의 활용 범위를 영상과 3D까지 확장한다.

Wan2.2를 활용해 텍스트로 영상을 만드는 T2V, 한 장의 이미지에 움직임을 더하는 I2V, 첫 프레임과 마지막 프레임을 연결하는 FLF2V를 설명한다.

앞 영상의 마지막 프레임을 다음 영상의 시작점으로 활용해 여러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고, 프레임 보간으로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도 배운다.

숲속 여성에게 새가 날아오는 장면을 연결하거나, 운동·업무·공연 관람 장면을 이어 헤드폰 광고 영상을 완성하는 실습은 한 장의 이미지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유튜브 광고 스토리보드, SNS 화장품 포스터, 쇼츠 영상, 게임 장비·스킬·포션 아이콘 제작처럼 실제 콘텐츠 작업에 가까운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또한 Qwen-Image와 편집 모델, FLUX.2 Klein, Krea, Kontext 등 비교적 새로운 모델을 활용하는 워크플로우도 소개한다.

배경 제거 후 게임 그래픽에 적용하는 방법과 Hunyuan3D, Meshy를 활용해 이미지 한 장을 3D 모델로 변환하는 과정까지 담아 이미지·영상·게임·3D를 하나의 창작 흐름으로 연결한다.


생성형 AI의 실질적인 가치는 한 장의 멋진 이미지를 빠르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지를 수정하고, 다른 이미지와 합성하고, 영상의 첫 장면으로 확장하고, 

다시 3D 모델과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단순한 생성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제작 환경이 된다.

결과물 하나에 만족하기보다 다음 단계로 어떻게 이어갈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AI를 더 오래, 더 깊게 활용할 수 있다.

『ComfyUI 독학노트』는 가볍게 결과만 얻고 싶은 사람에게는 두껍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노드와 모델, 샘플러, VRAM, 커스텀 노드와 워크플로우의 개념을 직접 실행하며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책은 특정 버튼의 위치만 알려주는 사용 설명서보다 오래 활용할 수 있다.


AI가 디자이너를 대신한다는 말은 창작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AI는 수많은 가능성을 빠르게 보여줄 수 있지만, 무엇이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는지,

어떤 결과를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서로 다른 결과를 어떻게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할지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앞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은 이미지를 직접 그리는 사람에만 머물지 않고, 

가능성을 탐색하고 기준을 세우며 결과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는 창작 디렉터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

이 책은 생성 버튼을 잘 누르는 방법보다 창작 과정 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미지 생성에서 시작해 수정, 합성, 업스케일, 영상 연결과 3D 변환까지 자신만의 워크플로우를 구축하고 싶은 디자이너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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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당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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