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에서 본 거리 - 다섯손가락 이두헌 노래글
이두헌 지음 / 이은북 / 2026년 4월
평점 :
예약주문



『이층에서 본 거리』를 읽다 보면 이상하게 다섯손가락 밴드의 노래를 하나하나 찾아 듣고 싶어진다.

책장을 넘기고 있는데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흐르고, 또 어느 순간에는 〈풍선〉의 멜로디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익숙한 노래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을 알고 나니 예전에 들었던 그 노래들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냥 흘려듣던 가사 한 줄에도 누군가의 청춘과 고독, 짝사랑, 시대의 공기, 오래된 거리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다섯손가락의 이두헌이 자신이 쓴 노래 가사와 그 노래가 태어난 순간들을 함께 풀어낸 책이다.

〈고독한 이에게〉,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새벽 기차〉, 〈풍선〉, 〈눈물 없는 나라에〉 같은 노래들이 실려 있고, 노래 뒤에는 그 노래가 어떤 마음과 기억 속에서 만들어졌는지가 이어진다.

읽다 보면 이 책은 단순한 노래 해설집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 한 사람의 청춘과 한 시대의 풍경을 다시 꺼내보는 산문집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섯손가락은 1980년대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유난히 서정적인 감성을 들려주던 밴드였다.

그 시절의 노래들은 지금처럼 강렬한 퍼포먼스나 화려한 사운드보다는, 마음을 천천히 적시는 가사와 멜로디에 가까웠다.

고독, 짝사랑, 이별, 그리움, 어린 시절의 꿈 같은 감정들이 노래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

그래서인지 다섯손가락의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낡아버리지 않고, 오히려 어느 날 문득 다시 들으면 더 깊게 와닿는 힘이 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노래 가사를 먼저 읽고,

그 뒤에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다시 그 가사를 처음부터 읽고 싶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냥 들었을 때는 익숙한 후렴이나 멜로디로만 남아 있던 노래가 사연을 알고 나면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노래는 듣는 순간의 감정으로 남지만, 그 노래가 태어난 이야기를 알고 나면 마음속에 훨씬 깊은 기억으로 남는다.

〈고독한 이에게〉는 특히 오래 머물렀던 부분이다.

저자는 고독을 혼자 있는 선택이 아니라 관계의 결핍에서 비롯된 피할 수 없는 감정에 가깝게 이야기한다.

스무 살 무렵, 음반에 실릴 것을 전제로 처음 온전하게 만든 노래가 바로 이 곡이었다는 고백도 인상적이었다.

미술에는 재능이 없었지만 미술가를 동경했고, 고독한 날 미술관의 그림 한 점에서 마음의 온기를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고독은 결국 내게 가장 다정한 친구”라는 문장이 더 깊게 느껴졌다.

고독을 밀어내야 할 감정이 아니라, 결국 나를 가장 오래 지켜본 친구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참 쓸쓸하면서도 다정했다.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의 이야기는 뜻밖에 귀엽고도 애틋했다.

대학 시절 5분 만에 끝나버린 짝사랑, 비 오는 수요일, 버스 뒷자리에서 들려온 여학생들의 싱거운 대화, 명동 거리에서 보았던 장미.

그 사소한 장면들이 하나로 엮여 한 시대의 노래가 되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우리는 보통 명곡이라고 하면 아주 거창한 순간에서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오래 남는 노래는 이렇게 별것 아닌 하루의 장면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사소한 순간도 누군가의 마음을 통과하면 오래 기억되는 노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풍선〉을 읽을 때는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 좋았던 부분이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즐겨 읽던 《소년중앙》, 길창덕의 〈꺼벙이〉, 고우영 만화, 동네 만화방, 월간 만화 《보물섬》, 그리고 〈요정 핑크〉를 떠올린다.

현실은 답답하고 무거웠지만, 만화책 한 권과 작은 상상은 그 시절을 견디게 해주는 구원 같은 것이었다.

1983년의 대학을 음울한 잠수함 같았다고 표현한 부분도 오래 남았다.

학교에 가서는 시대의 분위기 속에서 돌을 던지고, 만화방이나 전자오락실로 피신하던 청춘의 모습은 씁쓸하면서도 묘하게 순수했다.

그리고 그 모든 기억이 〈풍선〉이라는 노래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좋았다.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의 작은 꿈들이 노란 풍선처럼 하늘로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눈물 없는 나라에〉에 담긴 해운대 포장마차 이야기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돈 한 푼 없이 부산을 헤매던 청년에게 포장마차 주인이 홍합과 소주를 내어주고, 기타와 노래를 청하던 장면은 그 시대에만 가능했을 법한 낭만처럼 느껴졌다.

저자는 그날 처음으로 최루탄 없이도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

그 문장을 읽는데 마음이 괜히 먹먹했다.

누군가가 건넨 투박한 한 끼, 무심한 듯한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마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건 저자의 추억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내 추억까지 같이 떠오른다는 점이었다.

만화책을 펼쳐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어린 날, 오락실 앞에서 괜히 서성거리던 순간, 좋아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서툰 시절, 비 오는 날 괜히 창밖을 오래 바라보던 마음 같은 것들.

본문 속 이야기와 내 기억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 안에 흐르는 감정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조금 그립고, 조금 웃기고, 조금 쓸쓸했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노래 해설집이라기보다, 노래가 태어난 마음의 풍경을 따라가는 책에 가깝다.

읽고 나면 익숙했던 노래를 다시 찾아 듣게 되고, 가사를 한 줄씩 다시 읽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기억 속 거리와 사람들, 지나간 나이와 감정까지 함께 떠오른다.

그 시대에는 분명 그 시대에만 느낄 수 있었던 낭만이 있었다.

편지를 쓰고, 우체통 앞에 서고, 만화방에 숨어들고, 전자오락실로 도망치고, 비 오는 거리를 걸으며 누군가를 생각하던 시간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지만,

동시에 내 안에 남아 있던 어린 나와도 조용히 마주하고 있었다.

좋은 노래는 한 시대의 배경음악이 되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나면 한 사람의 추억까지 다시 깨운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내게 그런 책이었다.

익숙한 노래를 다시 듣게 만들고, 잊고 있던 기억을 다시 꺼내보게 하고,

지나온 시절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게 해준 책이다.

읽고 나니 다섯손가락의 노래들이 전보다 조금 더 깊고 따뜻하게 들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정림올제 서평단 @bagjeongrim21‘을 통해

'이은북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눈물 없는 나라는 여전하다. 이제는 인공눈물로 빽빽한 눈을 적시는 메마른 시대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편지를 쓴다. 눈물 없는 나라의 어느 우체국으로, 닿지 않을 진심을 부친다. 기쁨 없는 세상에서 기쁨을 노래하면 언젠가 행복한 날이 올 거라는 그 시절의 순수했던 주문을 되뇌면서 말이다. 비록 그녀의 눈물은 얻지 못했으나, 그날 해운대의 포장마차 주인이 내게 건넨 그 ‘재미있었다’라는 한 마디가 오늘의 나를 여전히 노래하게 한다. 따뜻한 마음이 생길 거라는 그 간절한 기도는, 어쩌면 그녀가 아닌 나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주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을 팝니다 - 사랑받는 매장의 여섯 가지 리테일 전략
김용일 지음 / 시공사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웬만한 물건을 굳이 매장에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다.

가격 비교도 쉽고, 후기 확인도 빠르고, 배송도 편하다.

그런데도 어떤 매장은 일부러 찾아가게 되고, 어떤 공간은 한 번 다녀온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반대로 분명 유명한 브랜드였고 예쁘게 꾸며진 공간이었는데도 이상하게 금방 잊히는 곳도 있다.

『기억을 팝니다』는 바로 그 차이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매장이 기억을 판다고? 였다.

보통 매장은 상품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옷가게는 옷을 팔고, 카페는 커피를 팔고, 서점은 책을 판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고객이 실제로 오래 붙잡고 있는 것은 상품 그 자체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매장에 들어섰을 때의 첫인상, 공간의 온도, 조명, 동선, 직원의 말투, 상품을 발견하는 순서, 결제하고 나오는 순간의 기분까지 모두 합쳐져 하나의 기억이 된다.

저자 김용일은 리테일 마케팅이 다루는 대상은 자리가 아니라 기억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남는가, 어떤 감정으로 떠오르는가,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떠올려지는가.

결국 리테일 마케터는 이 질문을 현장에 옮겨 답을 내놓는 사람에 가깝다.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오프라인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역할이 바뀌었다는 부분이었다.

이제 매장은 물건을 쌓아두는 장소가 아니라 브랜드를 체험하고 해석하고 기억하는 공간이 되었다.

진열의 기술이 아니라 인식의 설계가 필요한 시대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감각적인 매장을 만들어라처럼 막연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쁜 인테리어, 화려한 포토존, 유행하는 팝업스토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고객이 어떤 길로 움직이는지, 어디에서 멈추는지, 어떤 정보 앞에서 피로감을 느끼는지,

무엇을 보았을 때 브랜드를 이해하게 되는지까지 세밀하게 살핀다.

그래서 매장은 상품을 진열하는 그릇이 아니라, 브랜드의 생각이 물리적으로 구현된 인터페이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특히 기억되는 매장과 잊히는 매장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좋았다.

저자는 사람들은 매장을 통째로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조명, 사인, 진열대, 가격표, 직원의 표정, 음악, 바닥의 촉감, 공기의 냄새와 온도까지 수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오지만,

인간의 뇌는 이 모든 것을 저장하지 않는다.

뇌는 기록 장치라기보다 편집 장치에 가깝다. 대부분은 버리고, 일부만 남긴다.

그래서 기억되는 매장은 전체가 아니라 하나의 장면으로 저장된다.

입구에서 느낀 첫 공기의 온도, 직원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 계산대 앞에서 흐르던 음악,

문을 열 때의 무게감 같은 작은 장면들이 전체 경험을 대표하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좋아했던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꼭 크고 화려한 곳만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매장이라도 들어갔을 때 부담스럽지 않고, 물건을 보는 흐름이 편안하고, 직원의 응대가 과하지 않으며,

나에게 맞는 것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해준 곳들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반대로 사진은 예쁘게 찍히지만 막상 머무는 동안 피곤했던 공간은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결국 좋은 공간은 많이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분명하게 남겨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는 기억 설계는 단순히 인상적인 장면을 더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상적인 불편을 먼저 제거하는 일에 가깝다.

안내가 불명확하거나, 결제가 복잡하거나, 직원의 거리감이 맞지 않거나, 동선이 막히거나,

향과 소리가 과하면 아무리 멋진 디스플레이가 있어도 기억은 쉽게 망가진다.

불편함은 편안함보다 더 오래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억되는 매장은 화려해서가 아니라 일관되게 단단해서 남는다.

운영의 태도, 응대의 기준, 공간의 리듬이 흔들리지 않을 때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신뢰를 형성한다.

정보를 다루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사람이 빈칸을 견디지 못한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멈추는 순간은 정보가 충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적당히 모자랄 때 생긴다.

긴 설명보다 자기 이야기를 대입할 수 있는 한 줄의 문장이 사람을 붙잡는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빈칸은 낚시가 아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의미를 만들도록 돕는 장치다.

가격과 조건은 투명하게 보여주되, 제품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는 스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야 한다.

블로그 글도 그렇고 매장도 그렇고,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설명하는 친절함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적당한 여백일지도 모른다.

감각에 대한 장도 오래 남았다.

책은 사람이 논리로 공간을 경험하기 전에 몸으로 먼저 걷는다고 말한다.

밝기, 온도, 소리의 밀도, 냄새의 방향, 바닥의 탄성, 진열대와 몸 사이의 거리 같은 것들이 동시에 작동하며 하나의 상태를 만들고, 그 상태가 감정이 되고, 감정이 기억의 접착제가 된다.

특히 냄새와 기억을 연결하는 부분이 좋았다.

저자는 어느 매장에서 맡은 향이 나중에 다시 떠올라 그 공간을 생생하게 재생시켰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로고도 제품도 기억나지 않는데, 아까 그곳이라는 감각만 또렷하게 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프루스트 효과다.

어떤 향을 맡는 순간 잊고 지냈던 장면이 설명 없이 되살아나는 비자발적 회상이다.

향은 이해를 거치지 않고 회상을 만든다.

하지만 책은 향을 쓴다고 곧바로 기억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향은 단독 자산이 아니라 경험의 레이블이다. 같은 향이라도 매장이 붐비고 응대가 불편했던 날에 맡으면 불편함의 태그가 되고, 조용하고 안내가 명료했던 날에 맡으면 안심의 태그가 된다. 그래서 향 설계는 좋은 향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그 향이 붙을 경험을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보문고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이해됐다. 종이책, 목재, 잔잔한 건조감 같은 정서를 향으로 번역해 공간에 적용했고, 그 경험이 다시 상품으로 이어졌다. 중요한 것은 향 자체의 판매가 아니라, 책을 떠올리는 정서를 교보문고라는 장소에 귀속시켰다는 점이다.

결국 향이 브랜드보다 오래 남으려면, 향이 좋은 냄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의 태도와 경험을 대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특히 실용적이지만, 꼭 리테일 업계에 있는 사람만 읽을 책은 아니라고 느꼈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람,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

고객에게 무언가를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연결해서 읽을 수 있다.

결국 콘텐츠도 매장과 닮아 있다.

사람들이 들어와서 무엇을 보고, 어디에서 멈추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무엇을 기억한 채 나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면 이 책은 단순히 매장 인테리어를 잘하는 법에 머물지 않는다.

1장에서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매장의 비밀과 기억되는 매장과 잊히는 매장의 차이를 다루고,

2장에서는 리테일 마케팅이 기억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선택 피로, 빈칸, 반복, 익숙함 같은 심리 구조가 매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짚는다.

3장에서는 냄새, 색, 조명, 소리, 촉각, 온도와 밀도처럼 기억을 고정시키는 감각의 법칙을 다룬다.

4장에서는 그 기억이 어떻게 구매로 이어지는지, 5장에서는 축적된 기억이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6장에서는 기억을 설계하는 사람들의 역할과 리테일 마케터의 판단 기준, 오래가는 매장의 조건까지 이야기한다.

부록에는 리테일 마케터와 자영업자를 위한 To Do List까지 담겨 있어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책을 읽다 보면 리테일은 단순히 판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어떤 순간에 오래 머무는지,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다시 방문하고 싶어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결국 매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상품을 진열하는 일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설계하는 일이다.

『기억을 팝니다』는 팔리는 매장을 만드는 법을 말하지만, 결국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고객의 발걸음을 붙잡는 공간, 다시 떠올리게 되는 장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지는 경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책을 읽고 나면 매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다. 이제는 예쁜 공간인지 아닌지만 보게 되지 않는다.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기억을 남기려고 하는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나가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좋은 매장은 고객에게 물건을 판 뒤 끝나는 곳이 아니라, 고객의 기억 속에서 다시 시작되는 곳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결국 리테일의 본질은 상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다시 떠올리고 싶은 기억을 남기는 일이다.


'시공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그런데 앞서 거듭해 강조했듯이 결국 사람을 멈추게 하는 것은 긴 설명이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대입할 수 있는 한 줄의 문장이다.
그 빈칸이 머릿속에서 스스로 채워지기 시작할 때, 발걸음은 멈추고 손은 움직인다.
정보 격차 이론information gap theory이 이 현상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한다.
사람은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행동한다.
핵심은 간극의 크기가 아니라 간극의 형태다. 너무 작으면 ‘대충 알겠다‘로 끝나고, 너무 크면 ‘어차피 모르겠다‘로 포기한다.
행동을 만드는 빈칸은, 금방 채울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지금은 확신이 서지 않는 정도의 크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 - 개정증보판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로그를 오래 해오면서 가장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열심히 쓰는데 왜 방문자가 안 나올까요?”라는 말이었다. 사실 나도 비슷한 고민을 정말 오래 했다. 하루에 몇 시간씩 글을 쓰고, 사진을 정리하고, 제목도 고민하는데 조회수는 그대로일 때가 많았다. 공들여 쓴 글보다 별생각 없이 올린 글 하나가 더 많이 읽히는 걸 보면 괜히 허탈해지기도 했다. 블로그를 계속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는 딱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방향을 못 잡은 사람, 1일 1포스팅을 해도 방문자가 늘지 않아 지친 사람, 내 기록을 단순한 일기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꽤 현실적인 안내서가 되어준다. 책은 제목처럼 방문자 수 1,000명을 말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단순히 숫자를 올리는 요령만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블로그를 왜 하는지, 어떤 목표로 운영할 것인지부터 다시 묻게 만든다.

책의 초반에서 저자는 하루 이틀 운동한다고 몸이 갑자기 변하지 않듯, 하루 이틀 블로그를 한다고 갑자기 달라지는 건 없다고 말한다.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방문자가 늘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실천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책에 나온 팁을 적용한 실천이다. 이 부분이 좋았다. 막연히 열심히 하라는 말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특히 인상 깊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블로그 왜 하고 싶으세요?”

이 질문을 보는 순간 조금 멈칫했다.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정작 이 질문에 또렷하게 답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일상 기록을 하고 싶은 건지, 책 리뷰를 쌓고 싶은 건지, 협찬이나 수익을 염두에 둔 건지, 나라는 사람의 취향과 생각을 오래 남기고 싶은 건지. 목적이 흐릿하면 글도 흐려지고, 블로그의 방향도 쉽게 흔들린다. 책에서는 일상 기록용인지, 사업 홍보용인지, 체험단이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지 먼저 계획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냥 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람과 진심으로 블로그를 키워보고 싶은 사람의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꽤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블로그를 무조건 하나의 방식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블로그 스폿, 개인 도메인 홈페이지형 블로그까지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해준다. 네이버 블로그는 국내 이용자가 많고 소통과 마케팅 활동에 유리하지만 정책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 티스토리는 애드센스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네이버 상위노출은 쉽지 않다. 블로그 스폿은 구글 기반의 안정성이 있지만 국내 타깃에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다. 개인 도메인 블로그는 자유도가 크지만 제작과 관리 부담이 있다. 결국 어떤 플랫폼이 좋으냐보다, 내가 무엇을 위해 블로그를 하는지가 먼저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키워드에 대한 설명도 많이 남았다. 책에서는 블로그가 검색어 기반 플랫폼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말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쓰는 것과, 사람들이 검색할 만한 단어를 글에 녹이는 것은 다르다. 예를 들어 제목을 ‘나의 주말’이라고 쓰는 것보다 ‘경기도 주말에 가볼 만한 곳’이라고 쓰는 편이 검색 유입에는 훨씬 유리하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막상 내 글 제목을 돌아보면 나 혼자 알아보기 편한 제목이 많았다. 책을 읽으며 블로그 제목은 내 기록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가 나를 찾아오는 입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보 블로거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도 제목이라고 한다. 나도 예전에는 제목 앞에 [서평], [일상], [여행 1일차] 같은 식으로 나만의 분류를 붙이는 게 정리되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런 표기가 검색어를 잡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미 카테고리에서 분류가 되고 있으니, 제목에는 사람들이 검색할 만한 핵심 키워드를 한두 개만 깔끔하게 넣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고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를 위한 제목을 써왔는지 돌아보게 됐다.

카테고리에 대한 조언도 실용적이었다. 처음 블로그를 만들면 욕심이 생겨 카테고리를 많이 나누게 된다. 맛집, 카페, 책, 문구, 일상, 여행, 생각, 기록처럼 하나씩 만들다 보면 정리된 것 같지만, 실제로 방문자가 카테고리를 하나하나 눌러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책에서는 큰 카테고리는 최대 3개 정도로 간단하게 시작하라고 말한다. 비슷한 주제는 묶고, 너무 세분화하지 말라는 조언이 현실적이었다. 블로그는 보기 좋게 정리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결국 검색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 원하는 정보를 편하게 볼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 좋았던 건 일상 글과 정보성 글 사이의 균형을 말해준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가끔은 키워드를 신경 쓰지 않는 일상 글도 괜찮다고 한다. 일상 속 생각이나 루틴을 보여주는 것은 브랜딩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문자를 모으고 싶다면 키워드 있는 포스팅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이 말이 꽤 중요하게 느껴졌다. 방문자 수만 높은 상업화 블로그는 있을 수 있지만, 그 블로그 주인과의 연대감이 쌓이기는 어렵다. 반대로 일상만 쓰면 오래 읽히는 검색 유입을 만들기 어렵다. 결국 사람들이 내 정보도 궁금해하고, 나라는 사람도 궁금해하게 만드는 블로그가 오래 간다.

책에서는 일상 블로그, 여행 블로그, 정보성·전문 블로그, 이슈성 블로그 등 여러 유형도 설명한다. 특히 책, 경제, IT, 어학, 요리처럼 본인의 강점이나 취미를 꾸준히 쌓아가는 전문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최근에는 방문자 수가 압도적으로 높지 않아도 한 가지 주제로 오래 운영한 블로그가 인정받는 흐름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결국 블로그는 단기간의 유입보다 오래 쌓인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닉네임과 블로그명을 지키는 방법도 흥미로웠다. 누군가에게 내 블로그를 알려줄 때 “네이버에 내 닉네임 검색해봐”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려면 블로그 이름과 닉네임이 검색 결과에서 잘 보이도록 가끔 제목에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다만 이것 역시 남발하지 말고, 평소에는 주제 키워드에 집중하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작은 팁 같지만 실제 운영자 입장에서는 꽤 필요한 부분이었다.

책을 읽고 나니 블로그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조회수가 오를까?”를 먼저 생각했다면, 이제는 “나는 어떤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키워드, 제목, 카테고리, 포스팅 주기 같은 전략이 의미를 갖는다. 방향 없이 열심히 쓰는 것보다, 내 블로그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글을 꾸준히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한 달 만에 블로그 일 방문자 수 1,000명 만들기』는 블로그를 막 시작한 사람에게도 좋지만, 이미 오래 운영했는데 정체된 사람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제목은 검색되는 방식으로 쓰고 있는지, 카테고리는 너무 복잡하지 않은지, 일상과 정보의 균형은 맞는지 하나씩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조급하게 만들지 않아서 좋았다. 방문자 수 1,000명이라는 목표를 말하지만, 결국 그 숫자에 도달하는 길은 요행이 아니라 꾸준한 실천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읽고 나면 이상하게 다시 블로그를 정리하고 싶어진다. 제목을 고쳐보고 싶고, 카테고리를 줄이고 싶고,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사람들이 찾는 글 사이의 균형을 다시 잡아보고 싶어진다.

블로그는 나를 위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맞이하는 공간이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생각도 그거였다. 내가 편한 방식으로만 쓰는 공간이 아니라, 내 글을 찾아오는 사람을 생각하며 조금 더 다듬어야 하는 공간.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블로그 운영법 책이라기보다, 내 기록을 더 오래 읽히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실전 안내서에 가깝다.

'푸른향기 서포터즈 13기' 활동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1 추천하지 않는 예시 1 : 괄호로 나만의 분류법 생성하는 경우
[여행 1일차] 미국 여행 첫째 날, ~~~
[여행 2일차] 미국 여행 둘째 날, ~~~
[Bali 여행 2022] Erin쌤의 발리여행 첫째 날
[서평 100번째] <작은 아씨들>
[미라클모닝] 긍정확언 99일째
[육아 일기] 우리 아이 벌써 이렇게 컸네

위 예시와 같은 괄호 분류는 작성자 기준에 맞게 편리하자고 하는 것이지, 검색어(키워드)를 잡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키워드 활용 첫 번째 주의점은 ’제목 맨 처음에 특수문자 쓸 필요가 없다.’입니다. 초보 블로거 중에 정리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진 분들은 포스팅 제목에 [대괄호]. ’작은따옴표’, <홑화살괄호>등을 붙여 포스팅을 분류하곤 해요. 절대적으로 불필요한 일입니다. 어차피 그 분류는 내 블로그 게시판(카테고리)에서 분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꼭 표현하고 싶은 분류라면 포스팅 본문 시작 부분에서 언급해도 충분하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식으로 부자됩시다 - 행복한 투자 여정을 위한 입문서
박세익 지음, 임성민 기획 / 이든하우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도 시장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면 마음이 먼저 바빠진다.

누군가는 이미 고점이라 지금 들어가기는 늦었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말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고, 지금이라도 뭔가 해야 뒤처지지 않을 것 같은 조급함이 생긴다.

하지만 막상 내 계좌를 들여다보면 마음은 더 복잡해진다.

정말 지금 들어가도 괜찮을까?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이번에도 남들 말만 듣고 따라갔다가 후회하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들이 꼬리를 물수록 깨닫게 된다.

주식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종목 하나를 찍어주는 정보가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기준과 흔들릴 때 붙잡을 수 있는 원칙이라는 것을 말이다.

『주식으로 부자됩시다』는 주식을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뜨거운 시장 앞에서 조급해지는 마음을 붙잡아주고,

단순히 지금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법,

좋은 기업을 고르는 기준, 변동성을 견디는 태도, 매수와 매도의 순간을 판단하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짚어준다.

이 책을 쓴 박세익 저자는 현재 체슬리투자자문에서 운용총괄 대표를 맡고 있으며,

국내 자본시장과 거시경제 분석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 온 투자 전문가다.

책 소개를 보면 이 책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의 본질을 이해하고,

단기적인 투기보다 장기적으로 부를 쌓아가는 투자 원칙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책으로 소개된다.

특히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투자,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투자를 목표로 주식 시장의 흐름부터 기업을 보는 법,

변동성을 견디는 법, 매수와 매도 판단까지 폭넓게 다룬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주식 개념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인플레이션, 금리, 유동성,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 같은 말만 들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 역사 속 장면을 가져와 투자 이야기와 연결한다.

영화 『관상』의 대사에서 시장의 바람을 읽는 법을 설명하고, 『타짜』의 평경장과 고니 이야기로 손절과 베팅의 태도를 말한다.

로마제국의 몰락과 나폴레옹의 승리와 실패를 통해 영원한 시장도, 완벽한 고집도 없다는 사실을 짚어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딱딱한 주식 이론서라기보다,

시장이라는 큰 판에서 사람이 어떻게 판단하고 흔들리고 다시 기준을 세우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초반부에서 가장 먼저 와닿았던 부분은 인플레이션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성실하게 저축만 해도 어느 정도 삶을 지킬 수 있었다.

부모님 세대에는 높은 예금 금리와 복리의 힘으로 월급을 모아 집을 사고, 자녀를 교육시키는 일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돈은 계속 풀리고, 화폐의 가치는 조금씩 떨어지고, 물가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의 기준을 바꿔놓는다.

책에서는 짜장면 한 그릇 가격부터 식료품, 주거비, 광열비까지 우리 생활에 직접 닿아 있는 사례로 인플레이션을 설명한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누가 내 통장에서 돈을 빼간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그 보이지 않는 손실을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의 잔인한 세금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은 현금을 그냥 들고 있는 것만으로는 내 삶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물가보다 더 빠르게 가치가 커질 수 있는 핵심 우량 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 우량 자산의 조건은 분명하다.

공급이 제한적이고, 꾸준한 수요가 있으며, 언제든 팔 수 있는 자산이다.

그 예로 세계 1등 기업의 주식,

희소성과 수요를 가진 핵심 지역 부동산,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

오랜 시간 가치를 인정받아 온 금을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조건 무엇을 사야 한다는 식의 추천이 아니었다.

왜 어떤 자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유지되거나 더 커지는지,

왜 어떤 자산은 인플레이션 앞에서 내 돈을 지켜줄 수 있는지를 이해하게 만든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차트를 대하는 태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차트를 단타 매매의 도구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차트를 기업의 관상처럼 바라본다.

영화 『관상』에서 파도만 보지 말고 바람을 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가져와,

주가라는 파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만드는 금리, 유동성, 정책, 기업 경쟁력 같은 바람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본적 분석은 바람의 방향을 읽는 일이고, 기술적 분석은 눈앞에 나타난 파도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둘 중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둘을 함께 읽어야 시장의 변화를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 좋았다.

특히 한국 시장을 설명할 때 PBR을 기준으로 시장의 저평가와 과열 구간을 바라보는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코스피처럼 시클리컬 산업 비중이 큰 시장에서는 이익이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함께 봐야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PER이나 PBR 같은 숫자는 단순한 계산표가 아니라 시장의 공포와 기대, 탐욕이 반영된 온도계처럼 느껴졌다.

숫자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 뒤에 있는 시장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 실전적으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무엇을 살 것인가를 다루며 단순함의 힘, 1등 기업을 고르는 법,

좌완 파이어볼러를 찾듯 드문 기회를 발견하는 법, 그리고 기업의 해자를 보는 법을 말한다.

3부에서는 시장의 변동성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로마제국의 몰락, 나폴레옹의 승리와 실패, 농구 황제의 태도, 성시경과 버핏을 연결한 장면들까지 등장하는데,

이런 비유들이 투자 원칙을 훨씬 쉽게 기억하게 만들어준다.

4부에서는 언제 사고 언제 팔 것인가로 넘어간다.

주식은 확률 베팅이라는 사실, 평범한 투자자를 고수로 만드는 3파 매수법, 반 토막 난 주식을 손절할지 버틸지 같은 현실적인 고민을 다룬다.

이 부분이 좋았던 이유는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종목을 사라는 메시지에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볼 것인지, 무엇을 살 것인지, 어떻게 버틸 것인지, 언제 행동할 것인지까지 투자자가 실제로 부딪히는 순서대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처음에는 계좌 금액을 늘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이 책이 말하는 부자는 단순히 수익률을 높이는 사람이 아니라,

돈과 시장의 움직임 앞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에는 언제나 냉탕과 온탕이 반복되고, 투자자의 마음도 그때마다 함께 흔들린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대박 종목 하나를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어떤 시장에서도 기준을 잃지 않고 오래 살아남는 힘에 있다.

『주식으로 부자됩시다』는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시장을 너무 겁내지 않되 가볍게 보지도 않는 법을 알려준다.

이미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감정적으로 사고팔았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투자 이야기를 영화, 역사, 스포츠, 대중문화의 장면들과 엮어 풀어내서 끝까지 읽는 힘이 있었다.

주식은 결국 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태도와 습관, 그리고 자기 통제의 문제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모도 서평단 @knitting79books'을 통해

'이든하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인플레이션은 잔인한 세금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심하게 타격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의 이 오랜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닥치면 중산층도 물론 버거워하지만, 제일 혹독하게 고통을 겪는 이들은 저소득층이다. 이렇다 할 재산 없이 소량의 현금과 예금만 가진 저소득층에게 인플레이션은 그들이 가진 얼마 안 되는 돈의 가치마저 갉아먹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지출 구조의 차이다. 저소득층은 소득 대부분을 식료품, 주거비, 수도,광열비, 보건비 같은 생존과 직결된 필수품에 쓴다. 이러한 품목들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하기가 어렵다. 하루에 한 끼만 먹거나, 겨울에 난방을 아예 끊어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필수재 가격이 가장 먼저 또 크게 오른다. 이런 이유로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리는 카피의 절대 공식 - 퇴근 전 바꾼 카피 하나로 매출을 뒤집는 57가지 문장 공식
최홍희 지음 / 어웨이크(AWAKE)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팔리는 카피의 절대 공식』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쓰고 있던 문장들이 어땠는지 떠올리게 됐다.

블로그 제목을 정할 때도, 인스타그램 첫 문장을 쓸 때도, 상품이나 책을 소개할 때도 나는 늘 비슷한 고민을 했다. 어떻게 써야 사람들이 내 글을 발견하고 끝까지 읽게 될까 하는 생각이었다.

과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게 만들려면, 어떤 말을 가장 먼저 건네야 할까.

요즘은 AI가 문장도 금방 만들어주고, 광고 문구도 몇 초 만에 뽑아주지만 이상하게 그 문장들이 사람 마음에 닿는지는 또 다른 문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이 책은 문장을 더 멋지게 꾸미는 법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말 앞에서 멈추고 어떤 순간에 지갑을 열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저자 최홍희는 카피 하나로 350억 매출을 만든 상세페이지 업계의 전설로 소개된다.

와디즈에서 1,00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수많은 제조업체와 셀러들이 그녀를 찾았던 이유도 단순히 문장을 잘 써서만은 아니었다.

고생해서 만든 상품이 재고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판매자의 절실함을 이해하고,

제품의 본질을 고객의 언어로 바꿔 전달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건 카피를 타고난 감각의 영역으로 두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팔리는 문장을 보면 저 사람은 센스가 좋다, 감이 좋다 하고 넘기기 쉽다.

그런데 저자는 카피가 영감이 아니라 설계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누구에게 말할 것인가, 무엇을 말할 것인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 2W1H가 책 전체를 끌고 가는 핵심이다. 결국 카피는 멋진 표현을 빌려오는 일이 아니라, 고객과 제품과 메시지 사이의 연결점을 정확히 찾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AI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사람의 구매는 늘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AI가 내놓는 말은 대체로 안전하고 무난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익숙하고 흔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저자는 AI가 잘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과감히 빼는 판단, 사람을 홀리는 적절한 과장, 살아 있는 맥락을 읽는 능력을 말한다. 이제는 누구나 AI로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어떤 문장을 버리고 어떤 단어를 남길지 결정하는 사람만이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는 카피의 범위도 생각보다 넓었다.

카피는 꼭 한 줄짜리 광고 문구만을 뜻하지 않는다.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쓰인 모든 글, 이미지와 글의 배치, 상세페이지의 흐름까지 모두 카피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광고인이나 마케터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사람, 블로그 제목을 고민하는 사람, 인스타그램 문구를 다듬는 사람,

내가 만든 콘텐츠가 그냥 흘러가지 않고 누군가에게 제대로 닿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꽤 현실적으로 읽힐 책이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모두를 위한 카피는 누구의 지갑도 열지 못한다는 이야기였다.

좋은 문장을 쓰기 전에 먼저 읽어줄 사람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타깃을 넓히면 더 많은 사람에게 팔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누구에게도 정확히 닿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노견을 위한 노즈워크 예시가 나온다.

강아지를 위한 장난감이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노견이 알아보기 쉬운 색 조합이라는 말은 타깃을 좁힌 사람만 할 수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누구를 바라보고 쓰느냐에 따라 문장은 완전히 달라진다.

또 하나 좋았던 건 고객이 원하는 변화를 돈, 시간, 환상으로 정리한 부분이었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결국 고객의 돈을 아껴주거나, 시간을 아껴주거나, 어떤 환상을 심어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걸 다 약속하려고 욕심내지 않는 것이다.

돈도 아껴주고 시간도 줄여주고 삶까지 멋지게 바꿔준다고 말하면 오히려 믿기 어렵다.

가장 확실한 한 가지 변화를 붙잡는 게 더 강하다.

흰 티셔츠를 팔면서 성수동 힙스터가 된다고 말하기보다,

아침마다 옷 고르는 시간을 줄여준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환상이라는 단어도 흥미로웠다. 사람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그 물건을 통해 조금 더 나아진 자기 모습을 산다. 타이머를 사면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나를,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면서는 낭만적인 하루를 보내는 나를, 밀키트를 사면서는 혼자 살지만 대충 먹지 않는 나를 상상한다. 결국 좋은 카피는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고객이 갖고 싶은 자기 모습을 정확히 건드린다.

읽으면서 내 글도 많이 돌아보게 됐다. 나는 종종 정보를 많이 넣으면 좋은 소개가 된다고 생각했다. 책 소개든 상품 설명이든 많이 알려주면 그만큼 친절한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보의 양보다 중요한 건 누구의 어떤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였다. 사람들은 긴 글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읽을 이유가 없는 글을 싫어한다. 반대로 자기 고민을 정확히 짚어주는 문장 앞에서는 생각보다 오래 머문다.

『팔리는 카피의 절대 공식』은 카피를 막연한 감각의 영역에서 꺼내와 누구나 따라 해볼 수 있는 설계의 영역으로 옮겨놓는 책이다. 문장을 잘 쓰고 싶은 사람보다, 내가 쓴 문장이 실제로 누군가의 선택과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더 필요한 책이라고 느꼈다.

결국 카피는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정확히 읽는 일이다. 제품의 본질을 오래 들여다보고, 고객의 하루를 상상하고, 그 사람이 가장 흔들리는 1초를 찾아내는 일. 이 책을 읽고 나면 광고 문구뿐 아니라 내가 쓰는 모든 소개 글과 제목을 다시 보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에서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로 방향을 바꾸는 순간, 문장은 비로소 누군가를 움직이는 힘을 갖게 된다.


'어웨이크(AWAKE)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카피의 구성 요소, 2W1H
누구에게(Who), 무엇을(What), 어떻게(How) 말할 것인가.
이것이 카피에 숨은 세 가지 구성 요소이자 이 책의 핵심 공식인 ‘2W1H’이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