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 103세 할머니 의사의 인생 수업
글래디스 맥게리 지음, 이주만 옮김 / 부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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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기juice를 찾아서!”

글래디스 맥게리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다.”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고, 마음은 쉽게 지친다.

한때는 분명 의미 있었던 일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고,

하루하루를 채우는 일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

그녀는 오히려 그런 순간일수록 더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103세까지 의사로 활동하며 전인의학을 개척해온 맥게리 박사는,

90대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100세에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해 102세에 이 책을 출간했다.

그녀의 삶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말에 설득력을 더한다.

책의 중심에는 ‘생기(juice)’라는 개념이 있다.

생기는 단순히 몸이 건강하거나 활력이 넘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에너지를 쏟으며 느끼는 몰입과 기쁨,

그 속에서 살아 있음의 감각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어릴 적, 아픈 코끼리에게 약을 건네며 기쁨을 느꼈던 순간을 통해,

그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확신을 처음 품었다고 말한다.

생기는 한 번 얻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인생의 여러 고비마다 새로운 생기를 만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완전히 잃었다고 느낀다.

그럴 때 저자는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제안한다.

“지금, 나는 어디에 내 에너지를 쓰고 있는가?”

후회, 비교, 불안, 타인의 시선에 쏟는 에너지는 마음을 메마르게 한다.

그 대신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에 에너지를 쓰라고 강조한다.

“사랑하는 일에는 언제나 에너지를 쓸 가치가 있다. 예외는 없다.”

이 말은 그녀의 인생을 관통하는 확신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는 몸과 마음의 연결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두통이나 소화불량, 만성 피로 같은 증상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오래 무시해 온 내면의 목소리일 수 있다.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공동체와의 연결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이웃에게 설탕 한 컵을 빌리거나, 아픈 이웃의 문 앞에 국을 두고 가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그러한 작고 소박한 교류는 단순한 편의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에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따뜻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관계를 피하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우리 삶에서 생기를 앗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로움은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를 인용하며,

인간관계의 단절이 단지 감정적 고립을 넘어 삶의 에너지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임을 설명한다.

그녀는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삶이 어수선하고 관계 속에서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완벽한 관계만을 추구하면 오히려 진짜 연결은 멀어진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함께 부딪히고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그 과정 속에야말로 진짜 생명력이 흐른다고 말한다.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는 상황을 바꾸려 하거나 삶과 싸운다.

그때 “지금 삶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삶을 바꾸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작은 선택과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책 말미로 갈수록 그녀는 더 큰 애정과 신뢰를 담아 말한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사랑하는 대상에 기꺼이 쏟을 때,

인생은 그 대가로 놀라운 생기를 되돌려준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마음이 아니라,

베풀고 나누려는 태도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에너지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무엇에 에너지를 쓸 것인지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다.

그 질문을 매일 던지는 사람은 더 이상 불필요한 일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

『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는 삶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

오히려 더 넓고 깊게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삶이 고단할수록 되새기게 되는 이 한마디를 남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당신 안의 생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


'부키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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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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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실상 모두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잊고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나라는 사람은 나만의 육신에 둘러싸인 존재고, 당신은 당신만의 육신에 둘러싸인 존재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서로 의존해야 생존한다. 아무리 자신을 남들과 분리하려고 해도 좋든 나쁘든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우리는 가족의 일원이고, 나아가 문화와 국가, 대륙의 구성원이며, 인간이라는 종의 일원이다. 우리는 유전자를 공유하고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서로 연결된다. 우리는 말 그대로 같은 공기를 호흡한다.
우리는 별개의 존재일지 모르지만 하나의 공동체다. 공동체로서 생명력을 공유한다. 개인의 생명력을 보살피듯이 공동체의 생명력도 보살핌이 필요하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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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에 시작하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휘둘리지 않고 똑똑하게 친구를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 열 살에 시작하는 데일 카네기
박소윤.이주희 지음, 차상미 그림, 데일 카네기 원작 / 지성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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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친구 관계는 평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경험이다.

단순히 어울리고 노는 것을 넘어, 친구와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갈등을 피하고, 어떻게 이해받을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이야말로 사회성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열 살에 시작하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이런 친구 관계의 기술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익힐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데일 카네기의 고전 『인간관계론』을 바탕으로,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다시 쓴 이 책은 친구를 사귀고, 다투지 않으며, 따뜻한 관계를 맺고 싶은 모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한 이론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가 실제로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중심으로 실전형 말하기 방법을 알려준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친구의 잘못을 지적하고 싶은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를 단계적으로 안내한다.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 즉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말하기 연습’ 코너는 책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적절한 예와 잘못된 예를 비교하면서 설명해주어 매우 유익하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말투와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중간중간 등장하는 ‘카네기 할아버지의 조언’ 코너는 실제 아이들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고민들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현명한 어른이 옆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듯한 이 코너는, 아이들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하면서 위로와 지혜를 동시에 전해준다. 친구의 실수를 그냥 넘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는 내가 먼저 관심을 보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카네기 할아버지의 말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면서도 따뜻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서 잠깐! 퀴즈’와 같은 참여형 코너는 독서에 재미를 더한다.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떤 말과 태도가 좋은지 고민해보게 하면서도, 정답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이 구성이 책의 몰입도를 높인다. 아이들이 독서 중간중간 생각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선택지를 고민해보는 과정은 단순한 읽기가 아닌 ‘관계 감각’을 키우는 훈련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열 명의 친구가 한 명의 적을 당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누군가의 미움은 예상치 못한 갈등과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모두와 친해지기’보다는 ‘싸우지 않고 잘 지내기’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친구의 생일을 기억해주고, 밝게 인사를 건네고, 실수를 조용히 알려주는 작은 배려가 결국 ‘인기 있는 친구’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친절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언젠가는 꼭 돌아온다는 메시지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관계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

갈등을 피하는 기술도 이 책의 핵심 중 하나다.

말싸움은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모두가 상처받는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말다툼을 피하는 세 가지 방법—경청과 인정, 부드러운 표현, 자리를 피하는 지혜—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알려준다.

친구가 끝까지 자기주장을 할 때 맞서기보다 “그래, 네 말이 맞아”라고 말하며 갈등을 피해주는 것도 충분히 멋진 선택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책 후반부에는 친구를 내 편으로 만드는 설득의 기술도 등장한다.

친구가 “응, 맞아!”라고 대답하도록 유도하는 대화법,

그리고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라고 공감해주는 말의 힘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본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진심으로 움직이는 힘은 논리나 주장보다 공감과 배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은 공감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 말에 책의 모든 핵심이 담겨 있다.

『열 살에 시작하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법뿐 아니라,

상처 주지 않고 자기 생각을 전하는 방법, 다름을 인정하고 싸우지 않는 지혜,

말 한마디에 담긴 힘을 알려주는 따뜻한 인생 첫 인간관계 수업이다.

단순한 예절 교육이 아니라, 관계의 본질을 일찍부터 경험하게 하는 이 책은,

친구를 사귀고 싶은 모든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를 돕고 싶은 모든 어른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지성주니어(현대지성)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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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라는 대답은 넘기 매우 힘든 장애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아니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의 자존심은 계속 같은 방향의 말을 하도록 지시하기 때문이지. 따라서 처음부터 친구가 긍정적인 대답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해.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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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ins Cobuild English Usage : 콜린스 코빌드 어법사전 - All-new Edition 한국어판
Harper Collins 엮음, 김방이 편역 / 넥서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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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오래 공부했지만 여전히 말문이 막히고, 같은 단어인데도 문장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 어휘는 외웠고, 문법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제대로 된 표현을 만들기가 어렵다면, 그건 ‘어법’이라는 연결고리를 놓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넥서스 출판사에서 출간된 『콜린스 코빌드 어법사전』(HarperCollins 편저, 김방이 편역)은 바로 그 빈틈을 메워주는 국내 최초의 ‘어법 사전’이다.

이 책은 기존 영어 사전과 달리 단어의 뜻이나 품사 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영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집중한다. 수십 년간 축적된 45억 단어 규모의 콜린스 코퍼스(Collins Corpus) 자료를 기반으로, 영어 원어민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실용적인 예문과 표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덕분에 독자는 ‘시험용 영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영어’를 만나게 된다.

예를 들어, ‘accept’와 ‘except’처럼 혼동하기 쉬운 단어는 “혼동 주의(Entries for easily confused words)”라는 항목으로 따로 분류해 의미와 쓰임을 비교해준다. ‘accept는 받아들이다, except는 제외하다’라는 기본 뜻뿐 아니라 실제 사용 예문을 통해 두 단어의 맥락까지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암기가 아닌, 문장 속에서의 감각을 길러주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독자가 실수하기 쉬운 포인트는 ‘Be Careful(주의)’라는 아이콘으로 표시된다. 이 항목은 영어 학습자가 자주 실수하는 표현이나 헷갈리는 구조를 짚어주며, 예를 들어 ‘have breakfast’는 맞지만 ‘have a breakfast’는 틀리다는 식으로 정확한 사용법을 안내한다. 또 다른 아이콘 ‘Cross References(교차 참조)’는 어떤 단어의 추가 정보가 다른 항목에 있을 경우, 그 항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bare(벌거벗은, 드러난)’를 설명하면서 관련된 ‘barely(거의 ~않다)’ 항목으로 이동해 비교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책은 총 세 개의 큰 구조로 되어 있다. 첫째는 Usage Section(어법), 둘째는 Grammar Section(문법), 셋째는 Topic Section(주제별 표현)이다. ‘agree to’, ‘go swimming’처럼 문법적 구조나 어휘 조합을 헷갈려하는 부분들을 Usage 섹션에서 상세히 풀어주며, Grammar 섹션에서는 yes/no 질문, wh-질문 등 문장 구조별 문법 요소를 정리해 학습의 기본기를 닦아준다. Topic 섹션은 ‘감사의 표현’, ‘사과’, ‘동의/반대’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들을 주제별로 모아, 상황별 표현 연습에 탁월하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새롭게 추가된 Language Change and Society(언어 변화와 사회) 섹션이 눈에 띈다. 지난 10년간 영어 사용 변화 추이를 분석해 소셜 미디어, 다양한 지역 사투리, 사회 인식 변화 등이 영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구하며, 단순히 언어 학습을 넘어 영어라는 문화 자체를 이해하는 데까지 시야를 확장시킨다.


✅ 이 책을 추천하는 포인트!

Be Careful(주의): 자주 틀리는 표현이나 실수하기 쉬운 구조를 아이콘으로 친절하게 알려줌.

예: “have breakfast”는 맞지만 “have a breakfast”는 틀림.

Cross References(교차 참조): 관련 항목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확장 학습 유도.

예: ‘bare’ 설명 중 ‘barely’로 이어지는 참조 안내.

실제 예문 기반 설명: Collins 코퍼스에서 추출한 실사용 문장 수천 개 수록.

예: 뉴스, 소설, SNS 등 현실적 출처에서 가져온 생생한 문장.

주제별 정리 구조: 어법-문법-주제 표현으로 분류되어 학습 동선이 명확함.

예: 동의·반대, 감사, 사과, 경고 등 회화에 바로 쓸 수 있는 표현 제공.

언어의 변화 반영: 최신 영어 사용 트렌드와 문화적 배경까지 탐구.

예: 구어체 표현(Spoken English), 미국·영국 영어의 차이(American English) 등 별도 표기.


'넥서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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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15주년 특별기념판) - 사람을 얻는 마법의 대화 기술 56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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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은 갈등을 부추기는 언어 습관을 벗어나, 상대와 협력하고 스스로를 지키는 말하기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쿵후(Kung Fu)가 육체적 공격을 받아내고 흘려보내는 무술이라면, 저자가 말하는 텅후(Tongue Fu)는 정신적·언어적 공격에 대응하는 지혜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이 책은 단순히 ‘말을 예쁘게 하는 법’을 넘어, 나와 상대를 모두 지키는 성숙한 대화법의 철학을 제시한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언어적 실수를 짚고, 그것이 얼마나 쉽게 사람 사이에 벽을 쌓는지를 보여준다.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때, 본능적으로 반격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럴수록 감정의 고리는 더 깊은 적대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 ‘즉각 반응’ 대신 ‘한 박자 멈춤’을 권한다. 특히 “공감은 성숙의 가장 좋은 지표다”라는 문장은 책의 핵심 정신을 잘 드러낸다. 상대의 말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나라면 어땠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되묻는 것만으로도 적의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공감의 질문은 갈등을 단순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맥락을 이해하고 내 감정까지 지키는 가장 강력한 기술로 작용한다.

책은 또한 ‘말을 삼키는 기술’에 대해 강조한다.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았을 때, 즉각적으로 되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추스르는 힘이야말로 진짜 지혜라는 것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남긴 말처럼, “그 순간 꿀꺽 말을 삼켜버려라.” 그 말이 언젠가 되돌아와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면, 지금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 침묵은 때때로 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며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게 해준다.

또한 이 책은 대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작은 단어 하나—‘하지만’—이 얼마나 많은 논쟁을 낳는지를 보여준다. “좋은 아이디어야, 하지만…”이라는 문장은 앞의 칭찬을 무효화시키며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든다. 반면 “좋은 아이디어야, 그리고…”라고 바꾸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온도는 달라진다. ‘그리고’는 반박이 아닌 연결을 만들어낸다. 사소한 단어 하나가 분위기를 바꾸고, 사람의 마음을 여닫는다는 사실은 대화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은 실수한 상대에게 어떻게 말할지, 나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불편한 상황에서 어떻게 협상을 이끌 수 있을지를 하나하나 짚어준다. “인간의 뇌는 부정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부정적인 지시보다 긍정적인 요청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인상 깊다. “지각하지 마세요” 대신 “9시에 자리에 앉아주세요”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의 행동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결국 ‘말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데 있다’는 점이다. 심술궂은 사람, 무례한 사람, 까다로운 상대는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내 감정을 빼앗도록 내버려둘 필요는 없다. 내가 어떤 말투와 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관계는 적으로 끝날 수도 있고 동료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듣는 법’에 대한 장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말할 기회를 찾기에만 급급해 듣는 데에는 인색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신의 귀를 원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귀 기울이는 자세는 때로 말보다 더 큰 위로와 설득이 된다. 제대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화난 사람의 목소리가 낮아지고,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은 결국 대화가 감정을 주고받는 행위임을 상기시킨다. 아무리 좋은 논리도 감정이 무너지면 전달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말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며 그 태도는 곧 내 삶의 반경을 바꾼다. 상대를 이기기보다 이해하고 연결하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적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말의 힘을 믿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말로 관계를 망친 적 있는 사람, 대화 앞에서 자주 불편했던 사람,

그리고 더 나은 말 습관을 갖고 싶은 모든 이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말은 칼이 될 수도 있지만 다리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친절하고 실전적인 언어로 가르쳐준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겪는 수많은 상황들을 예시로 들기 때문에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이 가득해, 실전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실용성이 뛰어난 책인 만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다시 읽으며 활용한다면 더욱 유용할 것이다.

'북피티 @book_withppt'님의 서평 모집단을 통해 

'갈매나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서제공 #북피티 인스타 @book_withppt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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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를 휘두르며 관계를 만들 수는 없다.
- 무명씨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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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나
루퍼트 스파이라 지음, 주잔나 첼레이 그림, 김주환 옮김 / 퍼블리온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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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나야.”

짧게 반복되는 이 문장이 생각보다 깊은 울림을 주어서 놀랐던 책이 여기에 있다.

루퍼트 스파이라의 그림책 『나는 언제나 나는』을 부모가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문득 나 자신이 위로 받게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슬플 때도, 기쁠 때도, 실수했을 때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그 모든 순간에 과연 나는 나였을까?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감정과 역할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을까?

“나는 언제나 나야”라는 말은 그렇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장이었다.

이 책은 명상가 루퍼트 스파이라가 어린이를 위해 쓴 동화책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그림책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스파이라는 “나는 존재한다(I am)”는 사실 자체를 중심에 두고, 어떤 감정이나 상황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짜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가 화가 나든, 외롭든, 기쁘든, 그 감정은 모두 지나가는 것이고, 그 모든 것을 경험하는 ‘나’는 여전히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부드럽고 반복적인 문장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아이에게 조용히 말해준다.

“너는 언제나 너야. 어떤 감정을 느끼든, 어떤 상황에 있든, 그건 너의 일부일 뿐이지, 너의 전부는 아니야.”

이 메시지는 비단 아이에게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어른인 우리도 종종 ‘나’라는 존재를 감정이나 평가, 사회적 역할에 묶어두고 살아간다.

“나는 엄마야”, “나는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야”, “나는 실패했어” 같은 말들이 어느새 자아를 규정하는 이름표가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름표를 조용히 떼어내며 그 너머에 변하지 않고 존재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

책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문장, 따뜻한 색감의 부드러운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슬퍼, 그래도 나는 나야”, “나는 놀고 있어,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야”처럼 감정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모든 것을 경험하고 바라보는 변하지 않는 나를 강조한다. 이는 명상에서 말하는 ‘알아차림(awareness)’의 감각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감정이 흘러도 그 감정을 인식하는 존재는 늘 그대로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옮긴이 김주환은 이 책을 스파이라의 철학서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과 『사물의 투명성』의 핵심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옮겨온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 책이 단순히 철학을 쉽게 풀어낸 책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내면을 안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정서적 안식처가 되어주는 책이라고 말한다. 반복되는 문장을 통해 아이는 감정과 자아를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고, 점차 자신 안에 변하지 않는 ‘존재의 중심’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중요한 건, 책의 내용을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가 아이 옆에 조용히 앉아, 천천히, 따뜻한 목소리로 한 문장 한 문장 읽어주는 시간 자체가 이 책의 핵심이다. 그 시간 속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집중하고, 감정에 대해 말하며, 결국에는 ‘나는 언제나 나’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씩 체험하게 된다.

책을 다 읽은 뒤에는 간단한 질문을 건네보자.

“너는 언제 외로워?”, “화가 나면 어떤 느낌이 들어?”, “그럴 때도 너는 너 같아?”

이런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관찰하게 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존재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감각을 키워준다.

또한 아이가 그림을 그리거나, 몸으로 표현하거나, 자신만의 언어로 감정을 풀어내는 활동으로 확장해도 좋다. 중요한 건 아이의 반응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다.

『나는 언제나 나는』은 한 번 읽고 덮는 책이 아니다. 아이가 마음이 복잡할 때마다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가까운 자리에 두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읽을수록 책 속 문장 하나하나가 아이의 마음 깊숙이 닿게 된다. 그리고 그 문장들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겪게 될 수많은 감정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내면의 힘이 되어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여기’ 함께 있는 시간이다. 책을 읽는 동안 아이 옆에 함께 앉아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부모나 교사의 존재는 그 자체로 아이에게 ‘나는 지금 이 순간 존재한다’는 감각을 가르쳐준다. 말보다 더 깊게, 존재 자체로 느끼게 되는 평화.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나는 언제나 나는』은 아이에게 ‘마음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책이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존재의 본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능력. 이 힘은 아이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가장 든든한 내면의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작고 조용한 순간, 엄마 아빠와 함께 이 책을 읽는 그 순간이다.

“기뻐도 나는 나고, 슬퍼도 나는 나야.”

그 말을 아이도, 어른도 함께 되뇔 수 있다면,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위로와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퍼블리온 서포터즈 2기' 활동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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