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텐션 - 원하는 순간 집중하는 뇌를 만드는 몰입 전략
김대수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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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라고 하면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것이 집중력의 전부라면, 우리는 지금까지 서로 다른 수많은 집중 방식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거나 업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흔히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해진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지 못하거나 여러 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산만하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모든 사람의 집중력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오래 앉아 있는 능력과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과연 같은 것일까?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의 『어텐션』은 이러한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어쩌다 어른>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알려진 김대수 교수는 오랫동안 뇌과학과 행동유전학을 연구해 온 과학자다.

이번 신작에서는 수십 년간의 연구 경험과 자신의 ADHD 진단 및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집중력의 개념을 다시 살펴본다.

바둑기사 신진서, 뇌과학자 장동선과 정재승 교수의 추천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기술만 알려주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출발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더 오래 집중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집중해야 하는지를 먼저 질문한다.

저자는 우리가 믿어 온 '단 하나의 집중력'이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공 신화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집중력이 개인을 평가하고 통제하는 사회적 기준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역사와 철학, 뇌과학을 통해 살펴본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집중력과 의지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실제 결과에는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교육 방식과 환경, 기회, 과제의 특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통념을 '헤게모니'라는 개념과 연결한다.

특정한 가치와 기준이 사회에서 당연한 규범으로 받아들여지면, 사람들은 그 기준 자체가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쉽게 자신과 타인을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해 왔는지 돌아보게 됐다.

정해진 방식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사람이 가진 다른 가능성까지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교육은 대부분의 학생이 정해진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내용을 배우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조용한 환경에서 깊이 몰입하고, 누군가는 다양한 자극과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한다.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집중하라고 요구하기보다 각자가 어떤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저자는 자신의 ADHD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중요한 약속을 잊거나 물건을 두고 내리는 일, 여러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는 경험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뇌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ADHD와 과몰입의 관계였다.

ADHD는 주의를 조절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경발달장애지만,

일부 당사자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활동에 놀라울 정도로 깊이 몰입하기도 한다.

게임에는 몇 시간씩 집중하면서 공부에는 쉽게 주의가 흐트러지는 현상도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과몰입이 모든 ADHD 당사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몰입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설명은 집중력을 단순히 의지력이나 인내심의 문제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누군가가 특정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집중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집중력을 다룬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SNS와 숏폼 콘텐츠,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속에서 살아간다.

스마트폰은 집중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저자는 스마트폰 사용과 집중력 저하 사이의 관계를 보다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도 만화책과 TV, 컴퓨터 게임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비판받아 왔다.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 뒤 학업 성적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스마트폰이 뇌 기능을 저하시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용 시간이 줄어들면서 공부할 시간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잦은 알림은 주의 전환을 반복하게 만들고, 늦은 밤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습관은 수면과 다음 날 집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무조건 멀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주의를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은 정보를 검색하고 학습하며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목적 없이 사용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에 써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길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용했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지를 돌아보는 일이다.


저자는 집중력이 작동하는 뇌의 구조도 흥미롭게 설명한다.

목표를 향해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때 관여하는 배측 주의 네트워크,

예상하지 못한 자극에 반응하는 복측 주의 네트워크,

내면의 생각과 기억을 연결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까지.

여기에 동기와 보상에 관여하는 도파민,

각성과 긴장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

사회적 유대와 관련된 옥시토신의 역할도 함께 살펴본다.

이처럼 집중은 하나의 뇌 영역만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 여러 신경 네트워크가 상황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멍하니 있는 시간이 반드시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우리는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 시간을 생산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잠시 산책하거나 다른 일을 하던 중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운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집중력을 잘 활용한다는 것은 무조건 오래 붙잡고 버티는 일이 아니라, 집중할 때와 잠시 내려놓을 때를 적절하게 구분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가장 깊이 생각하게 된 부분은 집중력이라는 주제를 AI 시대의 변화와 연결한 내용이었다.

AI는 이미 방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하며 글과 이미지,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반복적인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도 자동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여전히 많은 지식을 암기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며, 시험 성적을 통해 능력을 평가하는 구조에 익숙하다.

저자는 이러한 획일적인 교육 방식이 AI 시대에도 적합한지 질문한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기억하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필요한 지식을 활용하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 부분은 실제 업무와 연결해서 생각해 볼수록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AI를 활용하면 자료를 조사하거나 반복 작업을 처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여러 정보 가운데 의미 있는 내용을 선택하며,

그것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연결하는 일에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결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성되는 결과물은 달라진다.

기술을 잘 다루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 기술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판단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저자는 AI 시대를 새로운 '지식 사냥터'에 비유한다.

과거의 사냥꾼들이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동료들과 협력해 목표를 이루었듯,

앞으로는 자신만의 집중력을 이해하고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 나아가 AI와 로봇까지 협력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은 기계보다 더 오래 집중하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이 집중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기술과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가까울 것이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해 줄수록 인간은 자신의 시간과 주의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판단하지 못한다면 효율성만 높아질 뿐 삶의 방향까지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자신만의 집중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어텐션 타입 인덱스(ATI)'도 소개한다.

ATI는 무엇에 집중하는지, 얼마나 오래 집중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지,

무엇을 위해 집중하는지라는 네 가지 축을 바탕으로 개인의 집중력 유형을 살펴보는 도구다.

가령 한 가지 대상에 깊이 파고드는 사람과 여러 분야를 폭넓게 탐색하는 사람,

구체적인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과 전체적인 맥락을 연결하는 사람처럼 집중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네 가지 척도를 조합해 열여섯 가지 집중력 유형을 제안한다.


마지막 부록에는 독자가 직접 자신의 집중력 패턴을 살펴볼 수 있는 어텐션 타입 검사도 수록돼 있다.

이는 사람의 능력을 열여섯 가지로 확정하거나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검사가 아니라 자신의 집중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목적을 둔 저자의 제안이다. 이 검사가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집중이 잘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해가 빠른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큰 동기를 느끼는지 알아본다면 일과 공부의 방식을 보다 자신에게 맞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집중 방식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와 다르게 일한다고 해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협업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텐션』을 읽으며 집중력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집중력을 높이려면 더 노력하고, 더 오래 버티고, 방해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앞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활동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부터 알아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집중력을 자신의 결함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각자의 특성과 가능성을 이해하는 관점이 인상 깊었다.

물론 자신의 집중 방식을 이해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생활 습관을 바꾸고, 환경을 조정하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달라진다면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이 부족한지만 바라보는 사람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내용의 깊이와 전달하는 메시지 모두에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을 만났다.

뇌과학이라는 전문 지식을 일상적인 고민과 연결하면서,

AI 시대에 우리가 어떤 역량을 기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읽고 끝나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학습, 일상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실용적인 가치가 높았다.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무 방식과 학습 습관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우리가 집중하는 것이 된다"

매일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일에 시간을 사용하며,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생각과 경험이 쌓인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만들어간다.

집중력이란 남들보다 오래 한곳을 바라보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곳에 자신의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집중하는 기술이 아니라 무엇에 집중하며 살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지혜일지도 모른다.

저자분의 이름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앞으로 선보이실 다음 책도 기대된다.


📖 《어텐션》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맞는 집중 방식을 찾지 못한 사람

업무나 공부 중 주의가 쉽게 흐트러져 고민하는 사람

한 가지 일보다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더 편한 사람

“나는 왜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

집중력 부족을 의지나 성격의 문제로 생각하며 자책해 온 사람

생산성 향상과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고 관련 콘텐츠를 꾸준히 찾아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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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 출판사(밀리의서재 출판 브랜드)'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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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경심리학자인 러셀 바클리(Russell Barkley) 박사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ADHD를 가진 아동과 성인들은 즐기거나 심리적으로 보상이 되는 활동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음으로 넘어갔을 시점에서도 계속 그 행동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뇌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는 활동으로 끌린다."

그 활동에서 도파민의 위상성 급증이 일어나는 순간, 주의는 그곳으로 완전히 고정된다. 이것이 과몰입이다.

바클리에 따르면 ADHD를 가진 사람들은 30대에 이르러 자영업자가 되는 비율이 약 35%에 달하는데, 이는 일반인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영업은 자신이 선택한 영역에서 과몰입이 가능한 환경을 스스로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점처럼 보이는 것이 특정 조건 아래서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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