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쓸 권리 -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철학
줄리아 캐머런 지음, 박성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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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웨이』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창작의 용기를 건넨 줄리아 캐머런은 『나를 위해 쓸 권리』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그리고 누가 우리에게 글을 쓸 자격을 허락해줘야 하는가.


이 책은 문장을 잘 다듬는 법이나 출판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언제부터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게 되었는지, 왜 쓰기도 전에 자신의 문장을 검열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자기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줄리아 캐머런은 40여 년 동안 소설, 영화, 희곡,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왔다. 그에게 글쓰기는 직업이기 이전에 삶을 견디고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데뷔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작가다.”


우리는 흔히 책을 출간했거나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만 작가라고 생각한다. 일기를 오래 써도,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려도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줄리아 캐머런에게 작가란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성장하면서 글쓰기가 점점 ‘평가받는 행위’가 된다는 데 있다. 학교에서 글에는 점수가 붙고 문법과 논리, 주제가 평가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는 표현하는 것보다 틀리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다.


‘이 문장이 이상하지 않을까?’, ‘유치해 보이지 않을까?’, ‘좀 더 똑똑하게 써야 하지 않을까?’


줄리아 캐머런은 우리가 글을 쓸 때 너무 제대로 쓰려고 하고,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쓴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글은 오히려 힘을 조금 뺐을 때 살아난다. 좋은 글이란 완벽한 사람이 쓴 글이라기보다 자기 목소리를 숨기지 않은 사람이 쓴 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글쓰기를 ‘좋은 잠옷’에 비유한다. 글은 편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형식과 표현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문장은 정확해질 수 있지만 그 사람만의 온도는 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글을 쓰기 위한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해서,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어떤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써도 된다.


글쓰기는 지나가는 삶을 붙잡는 일이면서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이름을 붙이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줄리아 캐머런은 말한다.


“지금 당신이 어디 있는 그곳이 출발점이다.”


완벽한 환경이나 대단한 영감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글쓰기는 호흡과 같다. 우리는 모든 상황이 완벽해질 때까지 숨 쉬는 것을 미루지 않는다. 글 역시 쓰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생각이 완전히 정리된 다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머릿속에서는 막연했던 감정도 문장이 되는 순간 구체적인 모습을 얻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세상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하늘의 색, 사람의 표정, 지나간 말 한마디와 자신의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기록할 것이 많은 특별한 삶을 살아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록하기 시작하면 평범한 삶에서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쓸 자격을 다른 사람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출판사의 선택이나 조회수, 좋아요가 글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라도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쓸 수 있다.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인 독자는 어쩌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꾸 ‘잘 쓴 글인가’, ‘책이 될 수 있는가’,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먼저 묻는다. 하지만 줄리아 캐머런은 그보다 앞선 질문으로 돌아간다.


나는 쓰는 동안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서툰 글을 쓸 자유가 필요하다. 평범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까지 써보면서 자신의 언어를 발견해야 한다.


『나를 위해 쓸 권리』가 되찾아주려는 것은 뛰어난 문장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쓰기 전에 움츠러들지 않을 용기, 남의 평가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나는 써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다.


잘 쓰기 때문에 쓸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나만의 문장이 생긴다.


지금 있는 곳에서, 지금 떠오르는 것부터 적으면 된다. 당신은 이미 쓸 수 있는 사람이다.

글쓰기는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나 자신과 세상을 조금 더 선명하게 이해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위즈덤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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