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골 -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권민창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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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골’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거칠고 반항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권민창의 『반골』에서 말하는 반골은 무조건 세상과 싸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과 책임을 스스로 쥐는 사람에 가까웠다.

책의 서문은 꽤나 강렬하다. 저자는 몇 년의 시간과 1억 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유튜브 채널을 직접 삭제한다. “조금만 더 해보자”는 미련으로 계속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사람들이 좋아한 것은 ‘권민창이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콘텐츠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 장면에서 먼저 떠오른 것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만큼 잘못된 방향을 버릴 줄 아는 판단도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이미 많이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붙잡는 것은 끈기가 아니라 집착이 될 수도 있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더 이상 잘못된 곳에 시간과 돈을 쓰지 않겠다는 새로운 결정일 수 있다.

저자는 이후 대중 앞에서 사라져 사업에 집중했고, 2025년 25억 원의 매출, 성수동 사옥 매입, 일본 출판사 설립까지 이어졌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이 있다.

“결국 결과로, 내 인생으로 증명하면 된다.”

이 문장은 지나치게 결과주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읽었다.

타인의 현재 평가를 내 가능성의 최종 판결처럼 받아들이지 말라는 의미다.

저자 역시 운동도, 글도, 새로운 일도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니었고 비웃음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비웃음은 질투가 되고, 다시 “어떻게 그렇게 잘하느냐”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결과가 없을 때는 쉽게 무모하다고 평가하고, 결과가 나온 뒤에는 같은 행동을 결단력과 통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남의 평가에 반박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는 것이 더 강한 답일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나는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100% 완전한 내 의지로 결정한 무언가가 있었나?”

저자는 직업군인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안정적인 직업과 연금이 정답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살았고,

이후에도 선배와 동료가 선택한 길을 따라갔다고 한다.

그러다 병원에 입원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자신만의 삶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결정을 타인의 기준에 맡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직장, 좋은 집, 적절한 결혼 시기, 성공한 삶의 모습까지 사회가 만들어놓은 표준을 참고한다.

하지만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화려한 삶을 원하고, 누군가는 적게 벌더라도 자기 시간이 많은 삶을 원한다. 그래서 조언은 참고할 수 있어도 인생의 결정권까지 타인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

『반골』은 이를 ‘야생 DNA’, ‘야생 지능’, ‘시작 중독’, ‘불완전 전략’, ‘선점자’, ‘금강불괴’ 등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표현은 거칠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작하고, 틀리면 빠르게 수정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사람으로 살라는 것이다.

특히 “조준은 달리면서 한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작을 미루지만, 현실에는 직접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다.

사업은 시장에 내놔야 반응을 알고, 글은 공개해야 독자의 반응을 알 수 있다.

생각은 가능성을 예측하지만 행동은 현실의 데이터를 만든다.

그래서 실행력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빨리 발견하고 수정하는 사람일 수 있다.

출판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흥미롭다.

저자는 “책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다”라고 말한다. 좋은 내용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그 책이 독자의 눈앞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것까지 출판의 책임이라고 본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은 것을 만드는 능력과 좋은 것이 발견되게 만드는 능력은 서로 다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존재를 모르면 선택받을 수 없다.

그래서 마케팅을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가치를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이 주장은 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AI에 대한 태도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위안에 머물기보다 반복 업무는 자동화하고 인간은 기획과 판단에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중요한 경쟁은 인간과 AI의 대결이라기보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수도 있다. 결국 인간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무엇을 물을지, 무엇을 선택할지, 결과물의 수준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능력일 것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남의 돈 10억을 쓰는 엘리트와 내 돈 1천만 원을 쓰는 반골’의 비교였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핵심은 책임의 거리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나에게 직접 돌아올수록 사람은 더 세밀하게 판단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조언을 들을 때도 그 사람이 무엇을 아는지만큼, 자신의 말과 결정에 실제로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모든 주장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큰 빚이나 극단적인 압박을 일부러 만드는 방식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성공법이 아니며, 번아웃이나 우울증 같은 문제 역시 의지만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다시 움직이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후반 추천사들에서도 저자의 성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강연주 저자는 그를 세상을 거스르기 위해 반골이 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길을 끝까지 가기 위해 세상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김민성 저자는 “이대로는 안 팔릴 것 같다”는 직설적인 피드백이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말한다.

윤만 저자는 빠른 실행력과 출간 이후까지 작가와 함께 움직이는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

이 추천사들을 읽으며 한 가지 생각이 남았다.

좋은 사람은 항상 나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

때로는 듣기 좋은 위로보다 정확한 지적이 더 큰 성장을 만든다.

『반골』을 다 읽고 나면 결국 이 책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반골은 모든 규칙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규칙이 왜 존재하는지 묻는 사람이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 사람이다.

결국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은 자유만 얻는 일이 아니다. 선택과 함께 책임까지 가져오는 일이다.

잘못된 길이라면 돌아가도 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도 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정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택하고, 부딪히고, 수정하면서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쩌면 『반골』이 말하는 ‘세상을 등진다’는 것은 세상과 싸우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이 정해놓은 방향에서 잠시 등을 돌리고 내가 정말 가고 싶은 방향을 처음으로 바라보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책읽는쥬리 서평단 @happiness_jury'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전문가들이 타인의 무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지적 편향을 ‘지식의 저주’라고 부른다. 이론과 명분에 갇힌 사람들은 이 저주에 빠져 대중이 날것 그대로의 욕망을 읽지 못한다. 그들은 고상한 단어와 복잡한 논리에 집착하지만, 대중은 직관적이고 자극적이며 당장 내 삶을 바꿔줄 무언가에 지갑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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